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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소소한 일상 (235)
힘내자, 청춘!
꽃잎이 갈래로 지지 않고, 활짝 핀 모습 그대로 떨군다 해서, 기생꽃이라고 불리기도 했고 양반꽃이라고도 불렸다한다. 중국을 흠모하는 모화사상으로 귀한 꽃으로 여겨 양반아닌 꽃뜰에 심는 것을 금지했다는 설이 있다는.
당신이 저를 발견한 순간. 당신의 두 눈엔 낯선 이가 아닌 손주 녀석의 얼굴로 보였겠지요. 그래서 저를, 그렇게 지긋이, 기다렸다는 듯이 환영해주셨나요. 당신은, 당신의 손주 이야기와 바다에 떠다니는 기름과 바지락을 캐며 살아가신다는 삶의 이야기를 제게 해주셨지요. 당신 곁에 웃으면서 다가갔던 저는, 당신의 눈가에 어린 주름의 깊이와 당신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며 그동안 속으로 삼켰던 울음을 조용히 토해내야 했습니다. 벌써 두 해가 지났네요... 할머니, 잘 지내시나요 .... -2008년 2월 2일, 충청남도 태안..
꼬마를 개미굴로 데려간 나쁜 놈과 통화하던 옆집 아저씨가 한 대사가 기억에 남았다. 어찌 따져보면, 그가 영화에서 가장 길게 한 대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면서. "네 놈들은 내일을 살지. 나는 오늘만 산다. 내일을 사는 놈들은 오늘을 사는 놈한테 뒈진다." (이런 대사였던 듯.) 아저씨가 왜 '오늘을 사는 자' 인지는 이해가 갔지만, 왜 저 악역들은 '내일을 사는 자' 일까 잠시 생각해야했다. 그리고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어떤 여행작가의 책에서 '오늘을 사는 사람', '내일을 사는 사람' 에 대해 언급한 글을 읽은 것도 기억이 난다. 여기서 정의하는 '내일을 사는 사람' 이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행복하길 기대하며 사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지금 열심히 돈 벌어서 내 집 마련해야지, 노후 대..
가슴은 조금 따스해졌으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바늘 구멍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느끼다. 약간의 우울함을 느껴서 잠을 청했다. 새벽에 몇 번 깼었는데, 일어나서 책이라도 읽을 걸 그랬다. 허기가 진다. 아침밥을 먹었는데도 뭔가 또 먹고 싶고, 사람들 곁에 있으면서도 이름 모를 누군가가 그립다. 지금 내가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지. 확신하지 못하겠다. 심난허다, 허기진 마음에.
역시나 고달픈 월요일 하루. 눈뜨자마자 출근 준비, 갑작스레 폭식증이라도 걸렸는지, 퇴근 무렵에는 정말 돌이라도 씹어먹을 태세로 굶주려있었던 오후. 반나절 정신없이 보내다보니, 지하철이나 버스에선 책을 읽는 여유보다는 가만히 앉아서 멍때리기 일쑤. 치과 가는 길 환승한 버스에 올라타서 이것저것 두서없이 생각하다 문득 노희경 에세이가 생각났다. 책에서 작가의 어렸을때 이야기이며, 중년배우들의 작가를 향한 애정어린 조언이 떠오른다. 그러고보면, 혼자서는 결코 쓸 수 없는 게 책일 것 같다. 자신의 삶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삶도 함께 할 때, 마음도 풍요로워지고, 그 사람의 글은 깊어질 것이다. 먼훗날까지 내가 글을 쓴다면, 글 안에는 내가 아닌 이외의 것들이 함께 어울려 있을 것이다. 어느 유명한 철학자..
괜한 기대 탓이었을까? 살랑 살랑 다가오기 바랬던 가을은 때아닌 초겨울 바람처럼 다가온다. 반팔 티에 가을 자켓 하나 걸쳤음에도 솔솔 들어오는 찬 바람에 배꼽이 시릴 정도. 이렇게 계절이 바뀌면서 육체적으로 고달퍼지기 시작한다. 여름엔 좀 괜찮아졌다 싶었던 알레르기성 비염은 도무지 어떻게 고쳐야할지... 심적으로도 고달퍼지기 시작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생생하게 다가오는 여행의 추억은 현실에 한숨만 더할 뿐이다. 찬 바람이 간간히 들어오는 까페에 앉아 아메리카노를 마시던 토요일 오전, 내가 문득 떠올렸던 건 쌀쌀한 가을날, 추운 겨울날, 대륙 어딘가의 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추위를 달래던 2년 전의 단편적인 순간들이었다. -p.127 진정한 기억은 자신과 현재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녹여버린다...
- 친구네 화장실에 있던 거울. 친구의 센스가 돋보이기도 했고, 거울 속 남자의 다크서클과 지저분한 수염을 잊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찰칵, 난 가끔씩 의식적으로 셀카를 찍곤 한다. 기분 좋을 때 내 미소를 보기 위해서,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남기기 위해서, 그리고 내 표정이 얼마나 심각한지 관찰하기 위해서. 힘들고, 만사가 귀찮고, 짜증이 솟아오를 때 짓는 내 표정에 스스로 깜짝 놀란다. 너무 못생겨서. 매일 같이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는 요즈음. 난 내 표정을 때때로 타인에게서 발견 한다. 세상 오만가지 시름을 얼굴에 덕지덕지 발라놓은 듯한 표정... 그럴 땐 순간적으로 긴장하게 되면서, 자세를 바르게 고쳐 앉고, 억지로 웃어보려고 노력해본다. 행여 한순간 스치는 타인이더라도, 잔뜩 찡그린 ..
1. 햇살이 반짝반짝. 흔하지 않는 모처럼 일주일 휴식의 종지부를 찍는 날. 뭐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내일부터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이젠 정말 가을이다 싶게 하늘도 드높고 바람도 제법 쌀쌀해졌다. 여름 한나절 방안에 뒹굴때는 몰랐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햇빛이 드는 내 방이 좋았다. 늘 정리는 뒷전이라 어수선하지만, 그런 어수선함을 다 차치하고서라도 사진을 찍었으면 했으나, 각이 안 나와서 패쓰. 차분히 앉은 자세로 빛을 바라보았다. 마음이 평온해서 그런가. 따스한 빛을 마주볼 수 있어, 오늘은 정말 행복했다. 별 것 아닌 것에. 2. 나, 제대로 살고 있나? 나름 삶의 방향성을 찾았다 싶으면서도 난 늘 의심과 보물찾기를 반복한다.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수단에 매몰되는 일상을 살다보..
조금은 어색함일지도 모른다. 무겁게 내린 어둠속에서 홀로 고개 숙이고 있음은. 조금은 의연함일지도 모른다. 혹은 포근함. 땅거미 내린 저녁 골목에서 실컷 했던 숨바꼭질 놀이의 기억이 슬금슬금 올라온다. 이름 모를 연인들이 가로등 밑에서 한 번 쯤은 서성였을 것이다. 늦은 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어떤 이의 지친 어깨를 따스히 내려봐주는. 삶을 비추는 가로등 하나.
5년 전,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고향을 떠나 새로 이사오게 된 작은 도시를 탐색하느라 여념이 없을때였다. 주말에 시립도서관에 찾아갔다가, 그때 이상하게도 배가 너무 고파서 야채토스트를 2개나 먹었던 기억이 난다. 도서관 근처의 길을 따라 걷다보니 학교 건물에 닿게 되었고, 그곳에서 발견한 나무 한 그루. 푸르른 빛을 머금고 있던 바가지 머리 같던 그 나무. 정말 예뻤다. 그곳에서 내려와 알게 된건 큰 길가에서 어느 골목에 서면 이 나무를 멀리서도 잘 볼 수 있다는 사실. 그후로도 기분이 좋거나 나쁘거나 우울하거나 그저 그럴때나 늘 어김없이 습관처럼 바라보게 된 나무. 늘 항상 같은 자리에서. 나무는 나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