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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수다쟁이

그저 감사하다

Yildiz 2010. 10. 4. 22:23


역시나 고달픈 월요일 하루.
눈뜨자마자 출근 준비,
갑작스레 폭식증이라도 걸렸는지,
퇴근 무렵에는 정말 돌이라도 씹어먹을 태세로
굶주려있었던 오후.

반나절 정신없이 보내다보니,
지하철이나 버스에선
책을 읽는 여유보다는
가만히 앉아서 멍때리기 일쑤.

치과 가는 길 환승한 버스에 올라타서
이것저것 두서없이 생각하다
문득 노희경 에세이가 생각났다.

책에서 작가의 어렸을때 이야기이며,
중년배우들의 작가를 향한 애정어린 조언이 떠오른다.


그러고보면,
혼자서는 결코 쓸 수 없는 게 책일 것 같다.
자신의 삶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삶도 함께 할 때,
마음도 풍요로워지고, 그 사람의 글은 깊어질 것이다.

먼훗날까지
내가 글을 쓴다면, 
글 안에는 내가 아닌 이외의 것들이 함께 어울려 있을 것이다.
어느 유명한 철학자의 구절부터 시작해서,
여행지에서 만난 이들과의 에피스드,
심지어 타산지석의 표본이 되는 이들의 행적까지도.

사람과의 만남, 고전과의 만남 그리고 현재 나와의 어울림을 통해
내 글이 나오는 것이다. 
나 이외의 존재 - 타인이 있기 때문에
내가 글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기에,
함께 버스 타고 가는 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속으로
감사하다고 되뇌었다.

그저 감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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