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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소소한 일상 (235)
힘내자, 청춘!
늘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거리, 술탄 아흐멧. 서쪽으로 해가 기울어지며 트램 레일을 비출 시간. 호스텔로 향하던 중, 건너편에서 앉아 있는 청년이 눈에 들어왔다. 저 사람이 왜 기분이 좋지 않을까? 갑작스레 궁금증이 일어 가던 걸음을 멈춰 세운다. 누군가와 한바탕 말싸움을 한 걸까, 아니면 꾸지람을 들었을까. 청년은 아는 사람과 잠깐 이야기하며 틀었던 몸을 다시 도로쪽으로 돌려 앉는다. 토라진 채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의 표정이 귀엽기도 하고 . 관광객들로 정신없는 이 거리에서 길 한쪽에 의자를 놓고 앉아 있는 모습이 재밌기도 해서, 그래서 사진 한장 찍고 싶었는지도. 그런데 셔터를 누른 순간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기분 해칠 생각은 없었는데, 미안해진다... -2008년 여름, 이스탄불, 터키 그..
법정 스님의 법문집 '일기일회' 를 구입하기 전에 사소한 갈등이 일었었다. 난 불교 신자가 아닌데, 내가 과연 읽을 법한가? 라는 생각때문이었다. 하지만, 법문집을 읽으면서 스님의 육성이 실제로 들리는 것 마냥 마음을 다해 귀 기울이듯 열심히 읽었다. 다음은 '일기일회' 중 한 부분이다. "스님, 무슨 재미로 그 산중에서 혼자 지내십니까?" 저는 그때마다 선뜻 답을 합니다. "시냇물 길어다가 차 달여 마시는 재미로 삽니다." 엉뚱한 소리가 아닙니다. 내가 혼자 산중에 살면서 차를 마시는 일이 없다면 얼마나 빡빡하겠습니까? 한 잔의 차를 통해서 늘 삶에 대한 고마움, 이 세상에 대한 고마움, 출가 수행승이 된 고마움을 느끼게 됩니다. (중략) ... 깨어 있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합니다. 자다가 깨면 다시..
'여기서 혼자 어떻게 저녁까지 버티지?' 걱정했었지만 예기치 못한 만남을 갖고, 사람들에게서 기운을 얻고는 혼자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다가 해가 지는 순간이 다가오자 여기저기 빛이 반사하는 풍경을 담기위해 연신 카메라를 눌러댔다. 물에 비치는 빛과 구름의 미묘한 움직임까지 숨막히도록 아름다웠던 그 순간, 놓치지 않으려 계속 찍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카메라 밧데리가 다 되었다. 흑... 더이상 카메라로 사진을 찍지 못하니 무척 아쉬웠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풍경을 보는 것과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오로지 순간을 보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이내 알게 되었다. 가끔은 카메라를 내려놓고 오롯이 마음에 새길 필요가 있음을. 카메라로 아름다운 순간을 찍는 대신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쉽게 지워지지 않을 그런 하루의 일몰..
0. 이걸 써, 말어? 별 것 아닌 글을 써야지 싶으면서도, 빈 화면의 커서만 뚫어지게 쳐다보다 만다. 가만히 있으니 손이 시렵다. 1. 외풍이 분다, 그것도 좀... 예전에 함께 영어수업을 했던 원어민이 페이스북에서 말을 걸어왔다. 그녀가 사는 곳의 날씨를 물어봤다가, 한국은 지금 무지 춥다고 알려줬다. 영어로 외풍이 들어온다는 것을 무엇이라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나름 생각을 끄집어서 영작했지만, 그녀가 잘못 오해한 것 같기도 하다. (영어사전을 찾아보았다. A draft comes in through the crank(chink) 외풍이 틈새로 들어온다.) 전에 살던 곳보다 더 윗지방에 살아서 그런지 훨씬 추운 것도 있겠고, 조그만한 방이라 문틈새로 들어오는 바람을 어찌 피할 도리가 없다. 문풍지..
홀로 지내는 크리스마스, 특히나 평소와 같은 날을 보내기 싫어 지인들이 있는 당진으로 내려가는 날(24일)이었다. 가기 전에 올해 싸이에 썼던 글을 한번 찾아보게 되었다. 아래의 글은 2010년 1월 1일에 쓴 일기. 이제는 새해 인사를 드려야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복은 어느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어서 내가 받는 것, 그렇다면 새해 인사말을 이렇게 고쳐 해야겠네. 새해에는 복을 많이 지으십시오! - 법정의《새들이 떠나간 숲속은 적막하다》중에서 -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배달된 글귀. 저절로 복이 굴러오길 바라기보다는 자신이 만들어낸 복은 공복보다 충만한 것들로 채워져 있겠지? 항상 사람들을 되돌아보고, 도와주는 그런 삶을 살 필요가 있단 생각이 든다. 아자아자! 열심히 복을 지어보자! 2..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에 출근하여 내 책상 앞에 오니, 나보다 항상 일찍 오는 원어민 교사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준비해 놓은걸 발견했다. 우오!! 크리스마스 카드까지!!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 이렇게 남을 생각하고, 선물까지 챙겨주다니. 순간 그동안 내가 그녀보다 더 먹어온 밥그릇 수가 부끄러워졌다. 사실, 내게 있어 크리스마스는 그저 1년 365일에서 평범한 하루와 같다. 달력에 얼마 없는 특별한 날짜들을 손꼽아 기다리는 나이가 지난 탓도 있고, 무슨 날만 되면 기승을 부리는 얄팍한 상술에 좌지우지되는 의미없는 소비를 억제하려는 고집이 있어서다. (아, 종교를 맹신하지 않는 가치관때문에도) 하지만... 이렇게 원어민 교사의 선물을 받고 보니 내가 얼마나 인색한지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사..
낙엽落葉 계절이 바뀌어 나뭇가지에 있던 이파리들이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곤, 우리는 으레 '낙엽' 이라 통칭한다. 한 두 이파리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니 그리 별날 것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떨어진 나뭇잎이 모두 본질적으로 같은 것은 아니다. 한 해가 지나면 어김없이 봄이 오고, 다시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오지만, 시간과 현상에 대해 만들어 놓은 지시적인 명칭만 같을 뿐, 우리가 보내는 시간과 우리가 보게 되는 나무의 잎사귀들 하나 하나조차 다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고, 생에 단 한번 뿐인 것이다. 그러니 매순간의 만남과 바라봄은 소중할 따름이다. 생의 마지막 눈맞음일지도 모를 작은 존재에게 그 어느 때보다 눈길을 줬던 가을. -2010년 9월, 서울 창경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