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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특강] 청춘은 내 자신이 직업으로서 사는 것 본문

소소한 일상/수다쟁이

[김어준 특강] 청춘은 내 자신이 직업으로서 사는 것

Yildiz 2011. 4. 19. 00:44


한겨레 21 인터뷰 특강, '청춘' 시리즈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보고 오다. (4/12 화)    
 


스트레스로 반죽된 일과를 보내고 나니 기운이 쪼옥 빠진 화요일 오후.
힘드니 가지 말까 하는 유혹도 없진 않았지만,
한 달전에 미리 결재한 수강비가 아까워서라도 가야 했다.

서강대 곤자가 플라자를 찾아가는 길은 험했다.
퇴근 후, 필름을 맡겨야 해서
충무로에 점 찍었다가
지하철 타고, 환승하고 해서 도착한 대흥역.

강의 시작 시간이 7시인데, 10분이나 이미 지났다.
인터넷에서 본 약도를 생각하며 찾아간 서강대.
제대로 된 입구를 못 찾아 헤매고, 어찌해서 들어가게 된 건물에선
출구를 몰라 헤매다
결국은 30분이 지나서야 무사히 강의장소로 흘러 들어 왔다.

앞으로 가서 강의 듣고 싶지만, 갈 수 없는 현실이여. ㅠㅠ  
맨 뒤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음,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 강의 흐름을 타기 위해 국어듣기 시험보는 것마냥
귀를 쫑끗 세워 들었다.

주제는 '청춘' 에 대한 것이고,
화두 또한 '청춘' 에 대한 것이겠다만, 이미 강의 30분 내용은 놓친 후라서 앞부분이 빈약하다.
양해부탁. (청춘,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뭐 이런 내용이라고 보면 되겠다.)

아래 글상자는 강의요약 노트.


1.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주위 사람들이 당신에게 거는 기대 - 아들, 딸로서의 기대 / 학생, 선생 등 직업으로서의 기대는 타자가 정해주는 것이다.
그런 기대는 우선 접고, 자신과 대면해야 한다. 자신과 대면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자기 자신을 응시하며 자기 욕망을 바라보고, 자기 욕망의 주인의 되어야 한다.


2. 연애를 해야 한다.

연애를 많이 할수록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며 자신의 최고점, 최저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현명해진다.
연애는 자기욕망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도구이다.
그러니 연애를 해라. 매우, 열심히.

여기서 여자가 주의해야할 점 : 마마보이를 피하라.
(마마보이 구분 방법 - 엄마가 아들의 연애사를 알고 있다? 그럼 그 남자는 마마보이.)

남자가 주의해야할 점 : 없다. 다만 여자에게 들이대야 한다.
(예시 : 사바나(원시시대?)에서 어느 여성이 미소를 지으며 길 한복판에 서 있다.
이때 그 여자를 발견한 남자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딱 2가지.
지나치느냐, 아니면 들이댈거냐. 그녀의 미소는 자신을 보며 짓는 것일 수도 있고, 그저 웃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자,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
멋모르고 들이댈 경우, 뺨 맞고 눈물 흘릴 수 있다. 그래도 성공할 확률이 없진 않다.
하지만 그냥 지나칠 경우, 유전적인 본능인 번식으로서 사명은 끝내 이루지 못할 일이 된다.
50대 50의 확률. 번식에 대한 기회비용이다. )


3. 그냥 하라.

신이 존재한다면, 이런 말을 할 것이다.
'인간은 왜 계획을 세우는 거야?'

'꿈' 이란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왠지 거창한 의미여야할 것 같고, 실제로 '꿈' 이라는 명목 하에
자기변명으로 치환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 어려운 일이야.' 라며 스스로를 설득하는 것이다.
'꿈' 이라고 에둘러 말하지 말고,
그냥 하라.

의미부여하지 말고, 그냥 하라.
가고 싶으면 가라.
안 되면 할 수 없지. 씨발. (실제로 김어준씨가 이렇게 말했다. 속시원했다.)


4. 당장 하라.

24살 유럽 배낭여행.
쇼윈도에 있는 BOSS 양복을 2달 여행 경비와 맞바꿨다.
130만원짜리 양복. 그 후 로마에 가서 호스텔(혹은 호텔) 삐끼를 하며
2주에 50만원이나 벌었다. 생각보다 벌이가 좋았다.
왜냐.
난 BOSS 를 입었으니까.

만약 그때 양복을 사지 않고, 10년 뒤에 사는 것으로 미루었다면,
24살의 행복과 34살의 행복이 같다고 할 수 있을까?

보통 사람들은 나중에 행복해질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행복은 적금이 아니다.

그때의 행복은 그때에만 아는 것이다.

내일 할 수 있는 일은 내일 하세요.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

현재에 대한 내 태도만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냥 하라, 당장 하라.


5. 스타일 있게~

자기만의 스타일에 맞게 살아야 한다.
(이부분에서 기록의 감을 잃었던 듯. 남이 인정하는 그런 기준, 남에게 인정받으려는 그런 것 말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으라는 논지였던 것 같은데. 잘 정리하지 못했다. 무튼, 내게도 절실한- 나만의 스타일 찾기.)


김어준 씨의 책인 '건투를 빈다' 를 열심히 읽었던 터라,
그가 강의에서 하는 말들은 익히 들어 익숙한 것들이다.

하지만, 익숙히 아는 것과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나름 내 자신에 대해 알겠노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그게 전부가 아님을, 요즘 실감하고 있다.

또 '그냥' 하고 싶은 일들을
이제껏 얼마나 미루어왔는지 세어보면
셀 수 없다.



맛깔나는 그의 말투에 사람들과 함께 웃고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왔다.
싸인도 받고, 트위터 안 하시냐고 직접 묻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너무 긴 줄이 만들어졌다. 다가가기엔 너무 먼 당신.

다음엔 꼭!
기념사진도 찍어야지.





"모든 선택은 비용이다.

 대가를 지불하기 싫어서 선택이 어려운 것이다.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되는 것,
 
 내게 어떤 것이 더 큰 행복을 주는가.
 어디까지 견딜 수 있을 것인가. 기꺼이.
 그걸 아는 게 중요하다. "


"그냥, 최대한,
 당장,
 스타일 있게 사는게
 그게 중요해.

 그렇게 살면 내가 내 직업이 된다.
 자기로 사는 게 자기 직업이다.
 
내가 나를 직업으로 사는게
 바로 청춘이다. "



나중에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더라도,
마음만은 늘 청춘이며 살고 싶다.

그러니, 지금처럼
흩날리는 벚꽃에도
무심한 내 마음부터
달래면서

깊숙이
지긋이
응시해야겠다.

난 대체 누구인가?
어떤 사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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