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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자, 청춘!
Nikon F3, Agfa Vista 200 @ Kochi, India, 2014.03 한낮의 시간을 까페에서 보내다가, 해가 질 무렵 거리로 나왔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 거리의 색색깔을 돋보이게 하는 황금 시간대라 그런지 길에 마주치는 염소떼와 사람들의 미소가 푸근하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거리에서 생선을 파는 할아버지는 부지런히 움직이는 대신 조용히 앉아계셨다. 생선 냄새가 생선 장수의 존재를 널리 퍼뜨려 나도 알아챌 만큼인, 이 근방에 사는 고양이들에겐 이것만큼 행복한 냄새가 어디있을까 싶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는 내 기척을 고양이가 느낄 법 했지만, 그는 온통 그가 맡는 냄새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결국, 그는 생선 한 조각 얻어먹을 수 있었을까. 여유로워 보였던 할아..
여기 팔로렘의 밤은, 파도소리가 시계 소리를 대신해서 들려오고요, 야자수 나뭇잎들이 바람결에 부딪히는 소리가 꼭 빗소리 같아요. 어젯밤, 그 소리를 들으면서 당신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만 쭉 생각하다 잠들었던 것 같아요. - 2014년 2월 그가 보낸 편지 중에서 Nikon F3, Agfa Vista 200 @ The night sky, Palolem beach, South Goa, India, 2014. 03 팔로렘의 밤은 그가 편지에 쓴대로 바람을, 야자수의 잎과 수다를 속삭였고, 어둠에 잠긴 파도 소리는 저 멀리서 들려오는 베이스의 잔잔한 음색과 같았다. 그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았다. 되도록이면 과거와 생각에서 허우적 대지 않도록, 상처가 남몰래, 나몰래 씻겨나갈 수 있는 바닷가에 몸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 채 공중을 하염없이 헤맬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두 날개를 펴고 날기 시작한다. 그리고 진짜 기적은 두 날개를 펼칠 때 일어난다. 가야 할 방향을 모르더라도 날개를 펼치고 있는 동안 적어도 한 가지는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는 것을. -C.조이벨- Nikon F3, Potra 160 @ Don det, Laos, 2014. 01 길을 나선다. 그동안 친숙했던 동네 골목을 떠나 난생 처음 걸어보는 골목길을 따라 걷는다. 그 길 위엔 강아지도 있고원주민들도 있고땅 위에 드리워지는 내 그림자도 있다. 여행에 적당한 목적도, 뚜렷한 이유도, 뛰어난 열정도 없다. 하지만 길에서 만나는 것들로 인해 사소한 만남과 스침, 눈길로 인해서 익숙한 길을 걸어왔던 내 걸..
Nikon F3, Ektar 100 @ McLeod Ganj, Himachal Pradesh, India, 2014 #여행?!... 잦은 여행, 여행의 집착에 대해 스스로 자주 묻곤 한다. 여행을 자주 가기 때문에, 정말 내가 여행을 좋아하고 즐기는지에 대해서도 묻곤 한다. 대학교 4학년 때 휴학하고 첫 해외여행을 결심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땐 "대학생이면 배낭여행은 꼭 해봐야한다." 라는 누군가의 말을 성경 말씀처럼 믿고 따랐기 때문에 가능했다. 초행임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오랫동안 외국물 먹고 오겠다고 6개월 계획 세우고, 결국엔 8개월 넘겨서 돌고, 돌아다니다 집으로 왔었다. 그게 벌써 6년전의 일이 되어가고 있다. 돌이켜보면 무모하기도 하고 용감하기도 했다. 지금와서 그렇게 여행하라면, 쉽지 않을..
코라이가 말했다. "Take it, just take it." "색깔이 너무 예뻐. 하지만 내가 이 색실들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 # 코라이와의 만남 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피해 시간을 흐느적 보내기 위해서 남자친구와 나는 각자 기타를 들고 우리가 자주 찾는 레스토랑에 왔다. 빨로렘에서 보내는 며칠은 이곳에서 프렌치 후라이와 시원한 음료를 즐기는 게 하루 일과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바다를 마주 보고 있는 레스토랑은 의자에 축 늘어져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 참 좋았다. 레스토랑 구석의 자리는 단골 손님의 "Reserved" 테이블이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날따라 레스토랑이 서양인 그룹으로 시끌벅적 했다. 웨이터가 술을 자주 서빙할 정도로 그들은 더운 열기를 안주 삼아 술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과..
Canon AE-1, Fuji clolor superia x-tra 400 @ Kochi, India, 2014 어느날 해변가를 걷다 소년은 빨간색과 파란색 요구르트 병을 발견했다. 그것은 위험한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었지만 소년은 호기심에 못 이겨 그 중 한 요구르트병을 원샷했다. 아뿔사. 요구르트의 달짝지근하면서도 쌔한 맛이 그를 행복하게도 했고, 불행하게도 하였다. 아무리 해변가를 걷고 또 걸어도 다시 그 요구르트병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이로써 소년은 태초로 슬픔이란 것을 알았다. 소년이 바다에게 말했다. - 나의 슬픔이 어디론가 가 버렸음 좋겠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바다가 소년에게 말했다. - 내 품 안으로 들어와. 나의 철썩거리는 물살이 너의 슬픔을 조금씩 담금질 해 줄거야. 그렇게 내 품..
@Bodhgaya, Bihar, India. 2013 고아의 작은 마을에서 뭄바이라는 대도시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사설 버스 회사가 몰려있는 건물은 시골의 점방보다 더 촘촘하게 작은 규모로 개미집처럼 간판들이 너저분하게 있었다. 마땅히 편히 쉴만한 공간이 없었어서 버스회사 바로 옆에 있는 곳으로 들어가 앉아있게 되었다. 공기도 잘 통하지 않는 작은 곳이라 천정에서 돌아가는 작은 팬의 바지런한 움직임은 그저 전력낭비처럼 느껴졌다. 종이책자로 부채질을 해가면서 무료함을 작은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레슬링 프로그램으로 달래게 되었다. 어렸을 적 레슬링 프로그램을 본지가 손가락으로 세어보니 어엿 10년은 족히 넘었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한 걸음에 성큼 뛰어오른 기분이 들었다. 버스..
@Udaipur, Rajasthan, India, 2013 미스터 인도씨는 심플한 디자인의 티셔츠를 좋아한다. 집에는 왠만한 기본 색상들의 티셔츠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 인도씨가 가장 좋아하는 티셔츠는 검정색 바탕에 영어로 "Same same" 이라고 적힌 것이다. 단순한 말이지만 쉽게 잊곤 하는 것들에 대해 그는 티셔츠에 적힌 문구들이 그 자신에게도 큰 감흥을 준다고 생각한다. 짧고 굵게. 단순하면서도 생각들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라면 좋은 것이다. 한번은 그는 맙사에 있는 시장에서 마음에 드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한 장 골랐다. "Escape yourself" 단순하면서도 의미가 있는 말이다. 검정색, 파랑색, 분홍색의 색상 중 고민을 거듭하다 분홍색 티셔츠로 골랐다. 자신의 초콜렛 색상의 피부..
@Udaipur, Rajasthan, India, 2013 여행을 잘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뭐라 딱히 얘기를 해야할지 모르겠다. 잘하고 있기도 하고, 못하고 있기도 하니까. 그렇지만 큰 사고 없이, 별 탈 없이 이렇게 돌아다니고 있으니 나쁘지 않다고 괜찮다며 말해야하겠다. 가이드북을 들고, 남들이 가는 곳, 남들이 묵는 곳에 발품팔기 보다는 낮잠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마음껏 먹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한국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성수기를 지나, 3월에 들어서면서 날씨도 더워지기 시작한 인도는 처음 마주했던 모습보다 더 끈적한 느낌이다. 인도 남부 코치로 들어와 북쪽 지방인 라자스탄까지 올라왔지만, 내가 지금 있는 푸쉬카르도 한낮의 태양은 뜨겁다. 밤에는 적당히 바람..
@Calcutta, India, 2013 함피에서 혹은 어딘가에서 발바닥에 베드버그(빈대)에 4방 물렸던 나는, 함피에서 있던 시간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았었다. 너무 힘든 일이다. 더운 날씨에 베드버그의 흔적들은 더 큰 고통을 가져온다. 아람볼에 와서는 매일 바다에 가서 수영을 하고 자주 샤워를 해서인지 '내가 벌레 때문에 괴로워했었나?' 싶을 정도로 전에 있었던 고통과 괴로움이 모두 잊혀졌었다. 하지만 그런 평화로움은 또 며칠이 가지 않았다. 베드버그가 어디에 숨어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뭄바이에 도착한 후, 오후에 되어서부터 팔뚝에 물린 몇 개의 흔적들이 뜨겁게 열기를 뿜기 시작했다. 연고를 바르긴 했지만 별 효과는 가져오지 못했다. 최대한 긁지 않으려고 노력했건만 그 수고는 헛수고로 되돌아갔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