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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후회 두 근 본문

소소한 일상/수다쟁이

또 후회 두 근

Yildiz 2011. 4. 10. 23:27
(2011년 4월 9일 토요일 일기)


1. 서울 - 공주, 3시간 걸리다.

서울 - 공주. 보통 1시간 30분안에 도착하는 거리인데
3시간이나 걸려서 도착했다.

아침 일찍 서두르지 않은 내 게으름 탓을 해보기도 하고.
버스 안에서 여러번 심호흡도 하고,
친구들 주려고 산 머핀을 2개나 해치웠지만

결국은 버스 안 '자동 탈수 및 건조' 기능으로 인해
거의 탈진하다시피한 상태에서 
버스에서 내렸다.

아. 역시 바깥 공기가 좋다.

이게 진정 살아있는 기쁨이로군.


2. 후회 한 근

버스터미널 밖으로 나오자마자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준혜언니는 몇 번 뵙긴 했지만, 남편되시는 정선생님은
정말 오랜만에 뵙는다. 혹시 날 못 알아보실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알아봐주셨다.

지역 노동상담소를 홍보차 나와계신 것이었다.

반가운 마음 한 켠에서 '사진 찍어드릴까?' 라는 생각이 스쳤다.

'싫어하실려나?'

결국 우뇌의 전기신호를
우월한 자뇌의 전기신호가 검열에 들어갔다.

인사하고는 돌아섰지만...

역시 사진을 찍었어야 했다.
지역 사업을 생각하면,
하나의 자료로 쓰일 수도 있을 사진이니까.


저녁에 서울로 올라오는 길.
후회 덩어리에 머리가 무겁다.
미간을 찌뿌려진다. 킁.


3. 후회 한 근 더 추가요.

무미건조하게 탈수 및 건조가 된
나를 살리기 위해서,

점심 먹기에는
애매한 시간이지만 뭐라도 먹어야했다.

짬뽕과 김치 칼국수 중에서 뭘 먹을까 고민하며
시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결국은 짬뽕을 먹었다.
(이 집에서 처음 먹었던 짬뽕맛과 갈수록 멀어지는 것 같아 슬프다.)

농업진흥회(?)에서 하는 농촌 알리기 행사가 시장 근처에서 진행중이었다.

즐겁게 뛰어 노는 아이들을 구경하고,
지역 색소폰 동호회 연주자들의 공연을 들으면서 한참을 배회하고 있는데,

익숙한 얼굴이 스쳐지나간다.

어, 저사람은?

아는 사람 같은데 정말 맞는지 모르겠어서
뚫어져라 쳐다본다.

몇 년만인지.
1년만인가?? 아님 2년?

가끔 공주 시내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기도 한 인연.
서예학원 다닐 때 조수로 지내던 여인이다.

그런데 지금은 혼자가 아니다.
옆에는 한 남자와
그녀 품에 잠들어 있는 갓난아이와 함께 있다.

아, 벌써 결혼도 하고,
아기도 있구나.

내 코 앞에서 두 번씩이나 스쳐갔지만,
난 계속 그녀를 쳐다보았지만,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교정 때문에 얼굴이 좀  달라져 보여서,
못 알아본건가?


저녁에 서울로 올라오는 길.
앞서, 머리 저울에 올려놓은
후회 한 근 위에, 한 근짜리 더
턱 하니 올려진다. 


그녀에게 아는 체를 하고,
그자리에서 가족 사진을 찍어주었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이제 와서 후회만 하면 뭐하나.
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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