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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혀진 마음 이해하기. 본문

소소한 일상/수다쟁이

닫혀진 마음 이해하기.

Yildiz 2010. 9. 1. 23:58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느적느적 움직이다보니
어디 편안히 앉아 근사하게 배를 채울만한 시간이 없다는 것을
지하철 역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뭘 간단히 먹을까 하다가
토스트 파는 가게가 있어 여기다 싶었다.

"그냥 토스트 하나 주세요."

내 옆에 있던 아가씨도 같은 걸 주문한다.

"네~ "

주인아주머니는 
가게에 있는 아주머니와 얘기를 하는 와중에도
절제된 동작을 단계별로 척척 진행하며
토스트를 완성해 종이컵에 턱 하니 넣어주신다.

퇴근 시간대라 사람들이 오고가며 가게에 들러서 행복하신 건지
일을 하기 때문에 행복해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왼쪽에 시원한 물도 있으니 드세요."
친절하게 말씀도 해주시고 연신 웃으신다.

누군가 일을 하며 행복해하고 있으니
나도 즐거워야하는데

입을 꼭 다물고 무표정인 나를 발견한다.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씨익 웃어볼 법도 한데,
오늘 하루 뭐가 불만이었는지
마음이 꽁꽁 얼어붙어있을까.

새로운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별것 아닌 일에도 과히 부담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절실하게 느끼는 것중 하나는,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큰 공허함을 갖게 된 것 같다.

나를 잃어버린 느낌이랄까.

나름 좋은 조건의 일이니, 열심히 해볼 생각에 몰입하고자 하지만,
어느 순간에 이르러서는
스스로가 낯설게 느껴진다.
그래서,
사실 글쓰는 시간보다는
멍하니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난 요즈음이다.

꾸준히 준비하여 여행을 다시 가게 된다면,
무엇을 하게 될까.
무엇을 위해 여행을 하는 걸까.

여러가지 상념들이 뒤죽박죽 엉키는 틈 사이로
여행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그땐... 시간이 멈춘 것 같았는데...'

나고 자란 한국에서 보낸 시간의 속도와
여행의 일상에서 느낀 시간은 너무도 낯설어서 당황했던 때가 있다.


...  나는 내가 한국에 없었던 공백의 시간 동안은
나이를 먹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

그 순간들만큼은
나의 시간들은 멈춰 있었다고.


훗날,
멈춰질 시간들을 위해

나는 지금 빠르게 돌아가는 시계 마냥
정신없이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멈추면,
닫혀있던 마음이 "쨘!" 하고 다시 열리게 될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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