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힘내자, 청춘!

멍 때리는 나날들 본문

소소한 일상/수다쟁이

멍 때리는 나날들

Yildiz 2010. 9. 12. 00:01

#1.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흔히들 말하지만,
난 요즘 '멍' 때리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늘 항상 지하철을 타거나 버스를 탈 땐
책을 펴들곤 했는데,
지금은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며
시간을 때우기 일쑤.

어쩔때는 '버스' 에서 내려야한다는 사실조차 까먹기도 한다.

집에서도
멍~ 하니 앉아있곤 한다.

이거,, 새로운 일에 적응하고 있단 증거일까.


#2.
오전에 있는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한 채
목적지로 향하는 걸음.
지하철 서울역에 도착하여 밖으로 나오는데,

'어라.;'
여기 교통카드 대는 기계 없나?

버스를 환승하니까
꼭 카드를 찍고 나가야 한다.

이상하다, 예전에 여기에 기계가 있었던 것 같은데?

사람들이 나오는 쪽으로 한번 가보지만,
이것도 아니고,

가까운 곳에 있는 기계에 찍자니, 
밖으로 나오기 위해서 한 번 더 찍어야한다.


이거 뭔가.
카오스 상태에서
나중에야 내가 깨달은 것은...

난 이미 카드를 찍고 나왔다는 사실.
-_-두둥.
뭡니까.

정신줄 놓고 다니네.
아흑.


#3.

하루를 마감하고 허기진 발걸음을 마트로 고고씽.
하지만 내가 원했던 바나나 우유 매대는 휑하니 비어있었다.
그래서 다른 우유 선택,
간단히 먹을 거리 사서 집에 왔다.

찬장에 그릇을 꺼내려는데
순간 검은 게 뭔가 있었던 것 같다.

혹시 바퀴벌레?
설마.
잘못 본 거 겠지.
그러나,
오징어짬뽕 봉지가 들어있는 비닐에서
뭔가 부시럭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다시 한번 열어보니,
조그마한 바퀴벌레가 진짜 있다.

허험.
내가 잘못 본 건 아니군!

이로서
내가 완전 정신줄 놓고 사는 건 아니라는 결론.


#4.
이건 웃자고 쓰는 얘기.

용산에서 서울역 가는 지하철을 탔는데,
앉아서 자고 있는 한 남성을 발견하고는
혼자 고개 숙여 쿡쿡 웃었다.

그가 얼마나 피곤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고개를 옆으로 45도로 꺾은 채
어금니까지 다 보이도록
입벌리고 자고 있는 그.
키가 꽤 커서 그런지 앉은 키도 컸고,
그래서 눈에 잘 띄었다.
어쩜 외국인일지도 모른다.
덥수룩한 머리에,
지저분한 턱수염까지.

하지만 한국인일수도 있다. 확률은 반반.


사진이라도 한 장 찍고 싶었다. 진심.
우울할 때 보면서 웃을 수 있게.

하지만 한편으론 정말 안쓰러웠다.
내가 친구라도 되면
턱을 위로 올려 입을 닫을 수 있도록 해주었을 텐데...

이름 모를 당신.
진심 지못미.

'소소한 일상 > 수다쟁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저 감사하다  (0) 2010.10.04
오늘은 유난히  (0) 2010.09.26
당신이 마음 먹은 만큼만  (2) 2010.09.05
닫혀진 마음 이해하기.  (0) 2010.09.01
어쩌면  (0) 2010.08.3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