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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자, 청춘!
집 가까운 곳에서 가수 하림의 공연이 있다는 걸 알고는 바로 예매한 공연. "하림과 집시앤 피쉬 오케스트라" 하림의 단독 공연은 아니지만, 늘 음원으로 듣던 그의 음성을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같이 갈 사람이 없다고 해서 기회를 놓칠 내가 아니다. 흠흠. 퇴근후 정말 바쁘게 이리저리 돌아다닌 후 공연 시간 맞춰서 부평아트센터에 도착! "연어의 꿈" 이라는 하림의 노래로 공연은 이윽고 시작되었고, 집시의 테이블에 둘러 앉아 관객들을 프랑스의 집시스윙 음악, 아일랜드의 음악, 그리스 집시음악과 더불어 스윙 댄서, 아이리쉬 댄서가 나와 춤을 추어 관객들의 흥을 더 북돋아주었다. 여행을 좋아한다는 하림이 만든, 노래는 정말 '집'을 그리워 하고, 짜장면, 짬뽕, 냉면, 솥뚜껑 삼겹살을 그리..
빛 바래질 것 같으면서도 흔적은 남아 사라지지 않는. 그렇다고 다 지워낼 생각은 없는. 그저 그런 그렇고 그런 마음.
한겨레 21 인터뷰 특강 '선택' 시리즈 제1회 김진숙 (3/13, 백범기념관에서)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던 나는 풍부한 문화 생활과 여러 좋은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지역 특성으로 '서울'을 동경했었는데 그 요소 중 하나가 '한겨레 21 인터뷰 특강' 이었다. '서울에 살게 되면 꼭 들으러가리라' 했던게 작년 김어준 특강을 들은 이후 올해로 두번째다. 모든 특강을 들으면 좋겠지만 앞으로도 해마다 최소 특강 한 개씩은 꼭 듣겠다고 다짐해본다. 그러고 보면 조금 신기하기도 하다. 한겨레 21 잡지에 실린 특강 광고를 보고 '나도 한번 가봤으면' 하며 특강을 욕망했던 게 5~6년 전의 일인데, 내가 과거에 원하던 것을 실현하고 있는 현재가 새삼 자기예언적 삶인 것 같아 잠시 멍~해진다. 그때의 욕망을 지금도 여..
오랜만에 소설이 미친듯이 땡겨서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밀란 쿤데라의 소설. 제목은 익히 들어와서 한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책이 내 손 안에 들어왔다.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저자 밀란 쿤데라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9-12-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세기 최고의 작가 밀란 쿤데라의 대표작을 만나다! 민음사 ... 몇 년전, 밀란 쿤데라의 '농담' 을 읽게 되면서 그의 작품을 처음 맛보았었는데 그때는 좀 어려서 그랬는지 별로 이해도 안 됐던것 같고. 심드렁하게 책을 읽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 책은 몇 페이지 읽다가 잠시 책장을 덮고는 '굉장한 글솜씨다' 라고 혼자 중얼거렸다. 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글을 잘 쓰는게 당연한 것이지만,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문체도 각각의 개성..
캐런과 함께 산책을 하다가 교회 근처로 왔다. 손주들과 벤치에 앉아 간식을 먹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사진을 찍어서 드리곤 캐런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가족에게로 다가갔다. 젊은 부부인데, 딸, 아들에다가 쌍둥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런던에서 휴가 왔다고 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동생과 함께 앞서 사진을 찍힌 루이지는 어느새 벤치에서 벗어나 잔디밭 위로 와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 "Mom, Look! I can jump." 라며 나는 듯이 점프하는 찰리. 런던에서 온 찰리와 아나스타샤는 그새 루이지와 친구가 되어 서로 잔디밭에 뒹구면서 놀이를 한다. 아무래도 루이지가 밥 먹은 횟수가 더 많은 만큼 매 경기마다 루이지가 이기지만 아이들은 그저 뛰어노는 게 즐거울 따름이다. 요리조리 번개처럼 뛰어나는 아이들..
Bournemouth와 가까운 곳에 있는 Christchurch. 캐런과 함께 버스를 타고 도착했다. 작은 하천을 따라 산책로가 있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가족끼리 많이들 나와있다. 사진 오른쪽에서 보이는 건... 이 도시에서 세워진 최초의 교회라나. 언제 세워졌는지는 들었는데 까먹었당. 캐런 말을 빌리자면, "전형적인" 영국식 티타임을 즐기고 있는 한 가족. 햇살이 좋기만 한게 아니라 바닥에 비춰진 나뭇잎의 그림자 역시 아름다웠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곳이라 캐런에게 모델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더 넓은 공원으로 나오게 되었다. 공원 바로 옆에는 Christchurch 항구가 있다. 비둘기도 많이 있었지만, 백조도 많았다. 영국에서 백조를 죽이면 감옥에 간다고 한다. ㅎㅎ 캐런..
0. 그러니까... 글을 쓰면서 풀어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건데.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헤쳐놓는 것처럼 글을 쓰자니 그건 또 보는 사람한테 민폐인 것 같고. 그래도 스스로 견딜 수 없다면 뭐라도 키보드를 두들겨서 심경을 토로한다면 분명 글쓰기 전보다 난 좀 더 명확해지겠고, 훗날 지금과 같은 증세가 재발한다면 하나의 처방전이 되기도 하겠지. 1. 스스로가 선택해서 살게 되는 결과적인 삶임에도 지금의 상황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아서 스스로가 당황스럽다. 휴식 아닌 휴식의 시간은 오히려 내게 무거운 생각만 잔뜩 안겨주지만 돌아오는 월요일을 살아내다보면 그 고민과 번민들이 도대체 왜 존재하는지 결국엔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다. '그래서 뭐, 어쩌자는건데?' 2. 겨울의 끝무렵을 지나 봄으로 전환하는 관문은 ..
사실 어디에 붙어있는 곳인지도 모른채 지인을 따라간 곳. 토요일의 화창한 날씨와 달리 흐린 날씨와 설익은 봄바람만이 썰렁한 들판을 휑휑 휘젓고 다니고 있었다. 호밀이 많이 자라려면 아직 기다려야 한다네. 바람을 헤치며 요리조리 돌아다녔다.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도 있지만, 아직 현상하려면 멀었기에... 몇 달 후에나 개봉할 수 있을것 같다. 또 다른 기다림이 하나 늘었다. 사진은 몇 장 안되지만 오랜만에 포스팅. 3월이라 한참 바쁘다 지내다보니 원래의 가락이 끊겼다. 으흑. 잠시 원래의 이성을 탈출한 듯한 이 요상한 기분이란. 쩝.
캐런과 부두 근처에 시간을 보내다가 잔디밭이 있는 공원으로 왔다. 날씨가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개울가로 와서 짐을 내려놓고 앉아 있다가 캐런이 바지를 접고는 개울물에 들어갔다. 나도 신발을 벗고 두 발을 물에 담가 본다. 여름 햇살에 비해 물은 상당히 시원하다. 반대편에 앉아 있는 아이가 우리를 보고는 자기도 들어오고 싶은지 엄마에게 얘기하는데, 캐런이 잡아주겠다며 아이보고 내려오라고 한다. 아이의 이름은 루비. 처음 보는 어른들인데도 부끄러워하기 보다는 두 발을 시원한 물에 담근 채 너무도 좋아한다. 우리에게 자신의 연주를 들려주겠다며 장난감 색소폰 연주를 선보여준다. 아직 음계를 다 외우지 않은 터라, 캐런에게 연주법이 적혀있는 박스를 들어달라고 부탁까지 한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