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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Sleepless days n nights

8. 꼬마 예술가, 루비

Yildiz 2012. 3. 4. 13:18



캐런과 부두 근처에 시간을 보내다가 잔디밭이 있는 공원으로 왔다.
날씨가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개울가로 와서 짐을 내려놓고 앉아 있다가
캐런이 바지를 접고는 개울물에 들어갔다.
나도 신발을 벗고 두 발을 물에 담가 본다.

여름 햇살에 비해 물은 상당히 시원하다.

반대편에 앉아 있는 아이가 우리를 보고는 자기도 들어오고 싶은지
엄마에게 얘기하는데, 캐런이 잡아주겠다며 아이보고 내려오라고 한다.




아이의 이름은 루비.
처음 보는 어른들인데도 부끄러워하기 보다는
두 발을 시원한 물에 담근 채 너무도 좋아한다.

우리에게 자신의 연주를 들려주겠다며
장난감 색소폰 연주를 선보여준다.





아직 음계를 다 외우지 않은 터라,
캐런에게 연주법이 적혀있는 박스를 들어달라고 부탁까지 한다.





내가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든,
실수로 연주를 잘못 해서 버벅거려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연주에 빠져든 루비.

우리 모두 어렸을 적에
다 이런 때가 있었겠지?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에 빠져들고,
그것이 A+ 를 받든, 30점을 맞든, 0점이든.

누군가가 미리 세워둔 기준에
자신을 판단하지 않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오롯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빠져들어
그것을 즐겼던 순간들 말이야.

100점이 아니어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이렇게 연주를 하는 건, 삶의 기쁨과 건강함 그 자체니까.



루비의 이 아름다운 연주가
오랫동안 이어졌음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한 살, 한 살 더 먹어서
어른이 되더라도,

자신을 즐길 줄 아는 이 건강함을.






루비와 헤어지기 전 기념사진!
루비가 지금처럼 건강하게
잘 컸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중에 이곳을 또 찾게 되면 만날 수 있을까?

루비에게 사진을 건네주지 못한 게 아쉽다.

설마 쓸 일이 있겠냐 싶어서
휴대용 프린트를 일부로 놓고 왔다.
인생이 늘 이렇다.


(2011년 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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