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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앞으로 나아가는 중 본문

소소한 일상/수다쟁이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는 중

Yildiz 2012. 3. 27. 00:20



0.

그러니까...
글을 쓰면서 풀어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건데.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헤쳐놓는 것처럼 글을 쓰자니
그건 또 보는 사람한테 민폐인 것 같고.

그래도 스스로 견딜 수 없다면
뭐라도 키보드를 두들겨서 심경을 토로한다면
분명 글쓰기 전보다
난 좀 더 명확해지겠고,
훗날 지금과 같은 증세가 재발한다면 하나의 처방전이 되기도 하겠지.



1.

스스로가 선택해서 살게 되는 결과적인 삶임에도
지금의 상황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아서
스스로가 당황스럽다.

휴식 아닌 휴식의 시간은 오히려 내게 무거운 생각만 잔뜩 안겨주지만
돌아오는 월요일을 살아내다보면
그 고민과 번민들이 도대체 왜 존재하는지 결국엔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다.

'그래서 뭐, 어쩌자는건데?'



2.

겨울의 끝무렵을 지나 봄으로 전환하는 관문은
내게 있어 시련이다.
차라리 겨울이 더 낫다고 중얼거리기도 한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모르겠는 날씨는
코 끝이 시려운 추운 바람을 오히려 그리워하게 만든다.

어느 장단에 춤출지 모르겠는 생활비 중에서
병원진료와 약값이 가장 많이 차지하는 달이 3월.

3월을 끝으로 이젠 좀 덜 골골댔음 좋겠다. 플리즈!



3.

블로그에 여행기를 꾸준히 포스팅하는 게 목표였는데,
몇 주 흐름이 끊겨버리니
어찌 써야할지 모르겠다.

글을 쓸 시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고
기운도 제로다.


난 내가 가진 현재의 기운과
글을 쓰며 회상하는 순간의 기운이 같지 않으면
도통 글을 쓰지 못한다.
억지로라도 쓰면 몇 문장은 나오겠지만,

억지로 행복한 척,
정말 그 순간을 제대로 표현한 척.
척, 척, 척

해대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야만
행복했던 여행의 순간들을 음미하며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요즈음.

그렇게 툴툴 대며, 더운 햇살과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벤치에 앉아있었던 여행의 순간조차.

난 무척 그리워졌다. 그때가 정말 걱정없이 행복했던 때임을 이제야 알게되었으니까.



4.

도대체 문제가 뭔데.
고민해봐도 도통 답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았는데.

정체하지 못하고 표류하는 이 청춘의 팔자 끝이 과연 어디일런지.
과연 나의 비전을 찾을 수 있는 건지.
답 모를 일들이 머릿속 한 켠을 자리잡고 앉아
나를 괴롭히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상은 높지만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진정 노력하고 있지 않는 모습에
실망의 부피도 남모르게 커진 탓이기도 하다.

그래, 어쩌면 내가 너무 대충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 문장들로
스스로를 위로하기로 했다.

길을 가다 말고 멈춰선 것 같아도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것 같아 보이더라도.

그래도 난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라고.

정말 그렇다고 믿어도 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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