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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What is your name? 본문

2011 Sleepless days n nights

11. What is your name?

Yildiz 2012. 4. 2. 23:28

 

 

 

캐런과 함께 산책을 하다가 교회 근처로 왔다. 

손주들과 벤치에 앉아 간식을 먹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사진을 찍어서 드리곤

캐런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가족에게로 다가갔다.

 

젊은 부부인데, 딸, 아들에다가 쌍둥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런던에서 휴가 왔다고 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동생과 함께 앞서 사진을 찍힌 루이지는

어느새 벤치에서 벗어나 잔디밭 위로 와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

 

 

"Mom, Look! I can jump."

 

라며 나는 듯이 점프하는 찰리.

 

런던에서 온 찰리와 아나스타샤는 그새 루이지와 친구가 되어

서로 잔디밭에 뒹구면서 놀이를 한다.

 

아무래도 루이지가 밥 먹은 횟수가 더 많은 만큼

매 경기마다 루이지가 이기지만

아이들은 그저 뛰어노는 게 즐거울 따름이다.

 

 

 

 

 

 

 

 

요리조리 번개처럼 뛰어나는 아이들을

수동 카메라로 초점 맞추기가 어렵다.

 

 

 

 

 

그래도 원하는 순간에 초점을 맞추고 셔터를 눌러보려 애써보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 셔터를 몇 번 눌러보지 못했다.

 

아이들 사진을 잘 찍어주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생긴다.

DSLR이 있어야 하나.

 

 

 

 

 

아이들과 헤어지기 전, 사진 찍어주겠다고 조그마한 디카를 들이대자,

찰리가 하는 말,

 

"큰 걸로 찍어주세요!"

 

어린 나이에도 큰 게 더 좋은 거라고 느낌이 오나보다. ; )

 

 

휴대용 프린트기 MP-300 으로 사진을 뽑는 중에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왜 그리 떨리는지.

 

아이들이 얘기하는데 내가 못 알아들을까봐 긴장되나보다.

 

찰리가 내게 묻는다.

 

"What is your name?"

 

으잉? 아이의 질문에 갑자기 당황스럽다.

모르는 이의 이름을 물어보는게 전혀 당황스러울 일은 아니지만,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묻기보다는

내 이름이 무엇인지 묻는 이 질문이

 

순간 나를 당황스럽게도 했지만,

동시에 무척 행복하게 만들었다.

 

아이와 대화하는 도중에도 난 내가 원어민이 아니고

동양인이라는 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과

 

누군가에 대한 선입견을 불러 일으키는 말과

그 '존재' 자체를 존중하는 말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여행지에서 오가며 만난 사람들에게 이름을 먼저 묻기보다는

어디서 왔냐고 묻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질문을 더 많이 받기도 하고.

 

내가 남들에게 그러했듯이,

그리고 대부분의 어른이 그러하듯이

찰리 또한 내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해할 줄 알았는데

그러기는 커녕, 찰리는 내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찰리의 질문이 너무 고마워서 순간 벙어리가 된 바람에

내 이름을 알려줄 기회를 놓쳐버렸다. 

사실, 알려줘도 내 이름을 기억 못할 거란 생각에 선뜻 말하지 못했다는. = )

 

 

 

즉석에서 아이들에게 뽑아 준 사진 ^^

 

 

 

 

 

p.s) 1. 찰리! 그 쉬운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못 해줘서 미안하지만,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내 겉모습이 아닌 '나' 를 바라봐 준 것에 대해서

 

 

2. 필름으로 찍은 사진이 잘 나올까

걱정했는데, 귀국하자마자 현상하고 스캔 맡기고

사진 확인하자마자

너무도 만족했다.

(개인적으로 ^^)

 

사진을 많이 찍은 줄 알았는데,

여기에 올리는 사진이

그때 찍은 사진 전부다.

 

자동 초점 조절이 안되는

필카가 무척 아쉬웠지만,

그래도 딱 한장으로 남은

초점 빗나간 사진.

(밑에서 두번째 사진!)

 

그러나 두고두고

마음에 든다!!

 

그때 찍은

단 하나의 컷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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