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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워홀] D+3~4, 무기력과 기력 사이의 시소타기 본문

2017 독일 워킹홀리데이/워홀일기

[독일워홀] D+3~4, 무기력과 기력 사이의 시소타기

일디즈 Yildiz 2017.04.26 18:48

(2017년 3월 31일 금요일 ~ 4월 1일 토요일)


#한인마트에 다녀오다

독일에 와서 이틀은 스파게티와 빵으로 허기를 채웠지만, 이제는 슬 밥이 그리워졌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한인마트가 있다고 해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현재 지내는 집에서 S반 -기차역까지 가까운 편이라서 걸어서 갔다. 프랑크푸르트에 와서 처음 사보는 기차표. 어떻게 사는 게 좋은 지 몰라서 한 5분을 기계 앞에서 서성였다. 결국엔 편도로 표 2장을 샀다. 


기차를 기다리는 게 오래 걸렸지, 도착지까지 오는데 금방 왔다. 하지만 걸어서 다녀올 거리는 아니었다. 한인 마트가 생각했던 것보다 작고 허름했지만, 당장 필요로 하는 것들은 충분히 살 수 있었다. 찌개용 된장 작은 것과 간장, 다시다, 참깨 라면과 짜장 분말가루를 샀다. 호주에 처음 갔을 때가 생각났다. 초반에 끼니로 자주 먹었던 게 바로 짜장 볶음밥이었다. 호주의 시골 동네에 잠깐 일을 할 때 허름한 컨테이너에서 2박을 했던 적이 있다. 공동으로 쓰는 주방 또한 컨테이너 안에 있었는데, 밥하기에 불편한 구조였다. 한번에 밥을 해 놓자고 짜장 볶음밥을 전기 후라이팬에 8인분을 했었다. 결국엔 다 못 먹은 짜장 볶음밥을 가지고 다니다가, 상한 나머지 배가 조금 탈나기도 했었다. 

추억의 짜장 볶음밥.. 기억은 쓰지만, 그래도 짜장은 항상 맛있다.  


편도 티켓 Einzelfahrt. 프랑크푸르트의 교통요금은 다양해서 미리 공부할 필요가 있다! 

2명이상 같은 곳으로 향할 경우 Gruppe 그룹티켓으로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오늘의 외출도 장보기로 끝!! 


프랑크푸르트 시내 구경 따윈 필요 없다!

집 근처 꽃 구경만으로도 좋음. 

(사실은 귀찮아서... =ㅅ =)



#무기력과 기력 사이의 시소 타기

이놈의 무기력은 어디서부터 데려왔던가. 

어제는 머리가 지끈거려 타이레놀을 먹고, 하루에 잠을 3번이나 잤다.... 다행히 몸 상태는 금방 괜찮아졌다. 이제 핸드폰 번호를 갖게 됐으니, 이력서를 어디라도 보내야 했다. 예전에 독일 워홀 관련 블로그에서 봤던 일자리 중, 괜찮다고 하는 회사에 자리가 났길래 이력서를 보냈다. 남친도 일을 구해야 하니까 따로 보내긴 했어도 거의 연달아보내긴 했다. 

오후에 그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남자친구에게 따로 연락이 가진 않았고, 나에게만 연락이 온 거였다. 그 남자 직원은 내게 나이 물어보고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살라미 공장에서 ooo씨를 만났어요?" 라고 웃으면서 물어봤다. 

눈 맞았냐고 물어봤던 건지, 만났냐고 물었던 건지 확실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질문이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 이런 질문을 할까? 싶으면서도 차근차근 답했다. 

"이력서를 그렇게 이어서 보내면 티나죠." 

응???? 무슨 소리지. 내가 남친과 같은 곳에 지원한 걸 속여야 한다는 걸까. 

"남친이랑 같이 일하게 된다고 해서 저희가 커플이라는 걸 속일 생각은 없는데요?" 

남자 직원 말로는 한 곳에서 커플이 일하면 좀 그렇다고... 그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 얼굴보면서 말하는 것도 아니고 처음 전화통화하는 사람한테, <남자친구 어디서 만났길래, 왜 그렇게 티나게 이력서 보내는데.> 라는 의도의 질문은 상당히 무례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야 화가 났다. 처음엔 당황스러웠다가 나중에 침착함 뒤에 묻어나는 뒤끝.....

왜 이렇게 되묻지 못했을까. 

"방금 저보고 남자친구를 살라미공장에서 눈맞았다고 하신건가요? 

지금 저에게 무례한(혹은 곤란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이렇게. 

모든 질문에 다 대답할 필요는 없는데!!! 

이제껏 "예, 예, 고갱님." 이런 서비스 정신만 배워와서 이런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또 혼자서 화가 났다. 


독일 온지 4일째, 오늘도 역시 마트 장보기로 산책 겸 몸풀기 운동!



전화로 이상한 인터뷰 받아본 건 오늘이 처음이다. 호주에서도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너네들 어디서 만났어? 커플이 같이 지원해도 되는거야?' 라는 비아냥 거리는 질문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 마음껏 내뱉을 수 있는 걸까. 

오늘의 스트레스는 새로운 요리를 하는 것으로 풀었다. 내가 하려고 했지만, 남친이 '오늘은 내가 요리사' 자세로 해주었다.

오늘의 메뉴는 바로! 간비국수! 

겨울에 어학원 다닐 때 종종 점심 먹으러 갔던 백종원 국수집 메뉴다. '간비국수'가 간장비빔국수의 줄임말이라는 건 나중에 레시피 검색하고나서야 알았다. 

소스 만드는데 모든 재료가 준비된 건 아니었지만, 간장, 설탕, 참기름만 있어도 소스 맛이 그럴 듯 했다. 

소고기 민스도 같이 넣어서 처음 시도해 본 간비국수! 국수는 왜 먹어도 먹어도 배가 안 부른 걸까. 식욕 돋우기엔 좋은 메뉴였다.


하루에 몇 번이고 무기력과 기력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건, 한국에서나 독일에서나 똑같은 것 같다. 

하지만 차차 해나가야 할 일들이 있으니, 마냥 두 발을 땅에다 댈 수는 없는 일이다. 무기력에만 빠져있을 수 없으니까.

있는 힘껏 두 발을 공중에 뻥 차보고, 휘저어 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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