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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독일 워킹홀리데이/워홀일기

[독일워홀] D+0, Wir fliegen nach Frankfurt

Yildiz 2017. 4. 2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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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8일 화요일)

#비행기 놓칠까봐 간이 콩알만 해졌던 아침 

드디어 D-0. 한국을 떠나 독일로 가는 날. 보통 국제선 비행기는 인천공항에서 탔었는데, 이번에는 김포공항에서 에어차이나 항공을 이용하여 독일로 간다. 4년 전에 제주도 갈 때 김포공항을 이용했었다. 그 때는 아침 비행기라서 일찍이 집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김포공항에 갔었다. 인천에서 김포공항까지 얼마나 걸릴지 몰라서, 택시기사 아저씨가 부르는 대로 돈을 냈었다. 새벽에 차가 막히지 않아 거짓말처럼 공항에 일찍 도착했고, 기사 아저씨가 요구했던 3만원이 제 값이 아니란 사실을 내릴 때야 알았다.  

오늘 내가 타는 비행기는 김포공항에서 베이징국제공항까지, 거기서 3시간 경유 후에 프랑크푸르트까지 가는 일정이다. 9시 25분 비행기이니, 2시간 전인 7시 25분까지 김포공항에 가는 게 목표였다. 새벽 5시 반에 일어나서 집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정리를 하다 보니 7시가 벌써 넘어서 있었다. 결국 내가 택시를 탄 시각은 7시 25분. 마음이 촉박했다. 게다가 내가 공항 가는 시간대가 출근길이라는 사실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오마이갓. 이런 바보 같으니!! 를 얼마나 속으로 중얼거렸던지. 

집 청소를 제대로 못하고, 떠나기 위해 짐도 제대로 못 싸는 내 자신이 한심했었는데, 공항마저 늦게 도착해서 비행기를 놓치면 어쩌나.... 아직 비행기를 놓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실패를 받아들인 듯 풀이 죽어있었다. 입술은 타들어가고, 마음은 쩍쩍 갈라졌다. 게다가 오줌도 마려워서 더 마음이 급해졌다. 이러다가 길 가다 중간에 세워 달라고 해야 하나 싶었다. 

 "김포공항은 새벽에 비행기를 타거나 아니면 아예 늦은 밤에 가는 게 나아요. 길 막혀서 비행기 놓친 사람 꽤 돼죠. 김포공항 근처가 안개가 잘 끼어서, 연착도 심하고 그렇죠."  도로 위의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면 좋았을련만.. 그러기엔 우리 짐이 너무도 많았다. 

 '이거 늦으면 어쩌나... 이렇게 준비를 잘 못해서 또 어디 여행 가겠나...' 생활의 중력은 너무도 강했다. 이번은 호주로 떠날 때보다 더 힘이 들었다. 마음이 가벼워 어디든 떠다니는 것과 실제 몸을 일으켜 움직이는 것은 얼마나 힘이 드는 건지.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간극과 속도 차이는 숫자로 표현하기 힘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매일 같이 잠에서 깨어나 몸을 움직이고 일을 하는, 우리는 그 자체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친구가 없었다면 아마.. 나는... '난 비행기 탈 자격이 안돼...' 이러면서 포기하지 않았을까. 어느 순간부터 나의 자존감은 바닥을 뚫으며 땅굴을 파고 있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내 주위 사람들은 내가 잘되기를, 잘 해내기를 바라는 것에 비해서 나는 내가 실패하길 바라는 것 같았다. 이건 마음의 습관이겠지. 어쩌다 떠나는 게 어려운 일이 되었을까... 

내 마음은 고속도로를 타고 이미 김포공항에 가 있는데, 몸은 아직 인천을 벗어나지 못한 꽉 막힌 정체 된 택시 안에서 느끼는 괴리감이 너무도 컸다. 마음의 속도에 비해 택시의 속도는 무척이나 느렸다. 그래도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 운전을 잘해주셨다. 갓길로 운전하면 안되는데 요리조리 길을 잘 파고드셨다. 공항에는 8시 10분에 도착했다. 마음도 급하고, 화장실도 급했던 나는 서둘러서 짐을 내렸다. 별 문제 없이 공항에 도착해서 기뻤지만, 택시기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더 건네려다가 재빨리 공항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생각보다 김포공항 안은 한산했다.

먼저 급한 불부터 끄러 화장실에 갔다가 탑승 수속을 시작했다. 다행히 수화물을 부치고, 비행기 티켓을 얻는데 시간이 얼마 안 걸렸다. 대기하는 사람이 없어서 곧바로 우리 티켓을 얻을 수 있었다. 어제 짐을 싸면서 이민 가방의 무게가 23kg 넘을까봐 걱정했었는데, 21kg 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비행기에 타는 승객이 많지 않아서 기내에 들고 갈 캐리어와 카메라 가방 또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에어차이나 직원이 친절하게 안내해줘서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아시아나 마일리지 적립을 강조하기도 전에, 중국발 독일행 비행기 마일리지도 직원분께서 미리 다 확인해주셨다. 김포공항을 오는 택시 안에서 나는 '출근길' 이라는 변수를 생각 못했다며, 나의 짧은 생각을 탓했었다. 하지만 또 다른 변수도 있었다. 바로 사드문제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거의 없다는 것. 그래서 탑승 수속을 신속히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김포공항은 인천공항보다 작기 때문에 게이트로 가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공항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복작복작했던 마음이 이내 사그라 들었다. 입국 심사대로 향하면서 공항 바닥을 구릉구릉 긁어대는 내 캐리어의 바퀴 소리가 흥겨웠다. 


​평일 오전, 한가한 김포공항.

​출국 심사대로 가기 전에 잠시 앉아서 숨을 돌렸다. 


편의점에서 간단히 배를 채울 걸 사 먹고 가족들에게도 연락을 했다.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었던 꽉 막힌 도로에서 벗어나 한산한 공항에 앉아있자니 정말 다른 차원으로 이동한 것 같은 것 같았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무사히 공항에 도착할 수 있게 해준 택시 기사 아저씨, 탑승 수속을 친절히 안내해준 항공사 직원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화요일 오전, 한산한 김포공항 2층에는 의자에 편히 앉아 수다 떠는 외국인 관광객이 있었고, 그 뒤쪽으로는 달콤한 꿈을 꾸는지 곤히 자면서 히죽히죽 웃는 젊은 남자도 있었다.

"저 사람, 비행기 놓치는 거 아니야?"

"그냥 여기서 일하는 알바생 아닐까?" 

얼마나 피곤했으면, 시야가 확 트인 공항 한 가운데서 저렇게 행복하게 잠을 잘 수 있을까.

깨워줘야 하는 건 아닌가 잠시 망설이다가 너무 오지랖인 것 같아서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출국 심사대도 정말 텅~ 텅 비어서, 기다리는 시간 없이 보안 검색대 등 모두 금방 통과했다. 

남친과 나는 독일에서 지낼 비상금으로도 빠듯해서 면세점에 기웃거릴 깜냥이 되지 못했다. 화장실 들리고, 남자친구는 흡연실 찾아서 담배를 피러 가고... 조금 기다리다 보니 벌써 비행기 탑승 시간이 되었다. 

중국 관광객들이 없어서 그런지 김포공항은 너무도 한산했다. 인천공항에 식수대가 있는 것에 달리 김포공항에는 정수기가 있었다. 항상 인천공항 식수대의 물을 마시면 배가 꿀렁거렸었는데, 김포공항에서는 정수 물을 텀블러에 담아갈 수 있어서 좋았다.

 

​벌써 비행기 탈 시간! 

​베이징 가는 에어 차이나 비행기. 작고, 노후된 것 같았다. 


#고작 3시간이지만 심심했던 베이징 국제공항 

김포에서 베이징까지... 1시간 반정도 걸렸다. 기내에서 물도 주고, 원하면 커피도, 주스도 준다. 음료 서비스가 없는 에어 아시아에 비하면, 서비스는 조금 좋은 것 같다. 주먹 만한 샌드위치를 나눠줬는데 그렇게 맛있지는 않고 허기를 약간 잠재울 정도였다. 내 옆에 창가 쪽에 앉은 어린 여학생은 영국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는 거라고 했다. 나이를 굳이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외관상 많이 앳되어 보여 고등학생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그녀와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고, 잠시 잠이 들 시간도 없이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 우리가 타고 온 비행기가 작아서, 공항과 멀찍이 떨어져 착륙했다. 승객들이 얼마 없어서 모두 비행기에서 내린 후 버스 한 대로 공항까지 이동했다. 

우리처럼 베이징 공항에 와서 경유하려는 한국 사람이 여럿 보였다. 어떤 여자분은 신발과 배낭의 차림이 꼭 스페인의 순례자의 길에 가는 사람처럼 보였다. 말을 한번 걸어보고 싶었지만 여자분이 총총 가벼운 발걸음으로 어느새 앞서 가버려서 인사할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환승 하는 승객들은 안내 화살표를 따라서 별도의 입국 심사대와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할 때, 남자친구는 라이터를 포기했다. 알고 보니 베이징 국제공항에는 흡연실조차 없었다. 이럴수가! 어쩔 수 없이 남자친구는 독일에 가기 전까지 강제 금연을 해야 했다. 

베이징 공항은 깨끗한 것 같으면서도... 뭔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심심했다. 남자친구는 공항에 오자마자 제일 먼저 와이파이 연결을 시도했지만, free wifi 라고 적힌 것을 눌러봐도, 인증하는데 연결을 실패해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더 심심했는지도 모르겠다. 비행기 안에서 샌드위치를 먹긴 했지만 그래도 배가 고팠던 우리는 식사할만한 곳을 찾아서 공항 지도를 찾아보았다. 한 가운데에 스타벅스가 있던 자리에 스티커가 덧붙여있었다. 스타벅스가 없어졌나? 혹시나 싶어서 가 봤더니 스타벅스는 있었다. 그런데 위안화 가격을 모른 상태라서 덜컥 뭔가 사 먹기가 겁이 났다. 레스토랑이 몇 군데 있긴 했지만, 손님도 별로 없고, 가격도, 맛도 확신할 수 없었기에 스타벅스와 코스타 커피 둘 중 한 곳에서 사 먹기로 했다. 


베이징 국제공항 안의 스타벅스 커피. 가격은 한국 스타벅스 가격과 비슷한 것 같았다. 


베이징 국제 공항 천장 디자인이 특이했다. 


뭔가 꾸미려고 노오력은 했는데, 예쁘지 않는 인테리어와 디자인들... 


조화와 생화 찾기 놀이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공항이 넓은 것에 비해 상점과 레스토랑이 다양하지 않았다. 


베이징 국제 공항 내 서점. 구조가 독특했다. 



결국 우리가 선택한 곳은 코스타 커피! 이 브랜드를 영국 여행할 때 보고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까페 직원은 나의 한국식 영어 발음 '라떼'를 3번째 듣고서야 "아, 라테." 라며 알아들었다. 내가 톨 사이즈라고 했는데 미디움 사이즈를 줬다. 왜 미디움으로 줬냐고 하니, 스몰 사이즈는 너무 작다는 거다. 헐.... 뭐 나나 남친이나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냥 그러려니 넘겼다. 라떼 미디움 사이즈 31, 치킨 빠니니 25. 56위안을 호주 시티체크 카드로 결재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약 9천 300원 정도에 해당하는 가격이었다. 중국 공항에서 경유시간이 길다면 한국에서 약간의 용돈을 위안화로 곁들어 환전해오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코스타 커피 앞에 있는 놀이터. 팬더가 귀여웠다. 


코스타 커피 라떼 미디움 사이즈. 빠니니는 따듯하게 데펴서 금방 줬다. 


공항에서 너무도 할 게 없어서 의자에 앉아서 강제 휴식했다.


오늘 우리가 타게 될 비행기!! 오고 가는 수화물 차량 중에 혹시나 내 이민 가방이 있지는 않을까, 유심히 쳐다보았다. 


베이징 공항에 정수기가 있어서 물을 텀블러에 담을 수 있었다. 물 맛이 이상하지 않아서 별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었다. 중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입장할 수록 정수기 앞은 붐볐다. 그들은 텀블러 2-3개는 들고 와서 물을 떠갔다. 심지어 컵라면을 먹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어떤 사람은 휴대용 전기 포트로 물을 끓이기까지 했다. 이런 광경은 그 어떤 공항에서도 보지 못했던 건데. 역시, 중국이었다. 


#Wir fliegen nach Frankfurt. 우리는 프랑크푸르트로 갑니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오는 비행기는 너무 한산했는데, 독일 가는 비행기는 거의 만석이었다. 중국의 어르신들이 단체로 유럽 관광을 가는 것 같았다. 나와 남친은 좌석 예약을 늦게한 편이라 같이 앉지 못하고 통로를 사이에 두고 앉았다. 장거리 비행은 오랜만이었다. 



비행기 안에서 잠들기 애매하고, 잠도 안 오고 해서 바로 앞에 있는 티비를 켰다. 볼만한 영화가 있나 살펴보다가 결국엔 영화 3편을 보게 되었다. ​맨 처음으론 [내 어깨 위의 고양이, 밥]을 보았다. 이미 책을 읽었어서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상태였다. 영화용으로 책의 내용을 좀 각색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남자 배우가 연기를 참 잘했다. 영화 속 책 출판 기념 사인회에 진짜 '주인공'이 나타나서 남자 배우에게서 싸인 받아갔다. 고양이 밥이 정말 영화에 나온 건지 모르겠는데, 카메라가 고양이의 감정 표현을 잘 잡아냈다. 고양이 연기 보는 재미도 있었다. 

두번째로 본 영화는 바로 [라라랜드]. 내용은 그저 그랬다. 남녀 주인공이 각자의 인생 커리어를 쌓아서 결국에는 성공한다는 것. 그런데 진부한 내용을 아름답게 만든 것은 감독의 연출이었다. 똑같은 내용일지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요소들을 넣어서 만든 것 같았다. 연기파 배우는 몇 명, 그리고 실제 그 분야에 종사하는 예술인들이 배역을 맡은 것 같았다. 주인공들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 아쉬워서 영화가 또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영화 OST가 좋았다. 노래에 맞춰서 신나게 춤추는 그들처럼 지금 내 인생도 즐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본 영화는 인도 영화 [Fan] 이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로, 샤룩 칸이 주연이었다. 평범한 인도 영화와 같겠지 기대했는데 이게 웬걸. 영화를 보는 내내 찜찜함을 견뎌야 했고, 결말 또한 씁쓸했다. 인도에서도 이런 영화를 만들다니... 내 고양이 밥, 라라랜드 같은 영화를 보고 난 후, 영화 팬을 봐서 기분이 폭싹 가라앉았다. (나중에 찾아보니, 영화 팬에서 샤룩 칸이 1인 2역을 맡았다고 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 같았지만 사실이었다. 샤룩 칸의 연기력은 정말 입을 딱 벌어지게 한다.)

영화 3편을 다 본 후, 이제는 잠이 오지 않아도 눈이 너무 피로해서 수면을 취하고 싶었다. 조금 졸다 보니, 차차 비행기가 착륙을 위해 하강하는 게 느껴졌다. 


#Working? Holiday? 

베이징에서 출발할 때 30분 정도 늦게 출발한 거라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예정보다 늦게 도착했다. 

입국심사대에서 긴장하며 영문으로 된 워홀 보험 서류를 손에 쥔 채, 직원에게 여권을 건넸다. 내 여권을 확인하던 남자직원은 옆에 있는 여자 직원에게 큰 소리로 "Working, Holiday!" 라며 크게 말한 뒤 자기들끼리 독일어로 이야기를 했다. 그게 나를 무시하는 말인지, working 과 holiday의 모순된 어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나는 그 순간 굉장히 뻘쭘했고, 기분이 나빴다. 

입국심사는 금방 끝났지만, 수화물이 너무 늦게 나왔다. 내 이민가방이 커서 제대로 벨트 위에 올려져 밖으로 나올 수 있을까- 걱정이 됐지만 다행이 아무 탈 없이 가지고 나올 수 있었다. 

출구로 나와서 우리를 마중나오기로 했던 wg 주인 부부를 만났다. 덕분에 당분간 지내기로 한 집에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이 짐을 갖고 찾아갔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날씨가 추울 것 같았던 프랑크푸르트는 기대했던 것과 달리 완연한 봄이었다. 한국에서 아직 못 본 올해의 벚꽃이, 여기는 이미 만개하여 조금씩 꽃잎이 흩날리고 있었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기도 전에 근처 마트에 가서 먹을 것을 사왔다. 저녁을 요리하려고 했지만, 장 보고 숙소로 오니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환영받는 기분으로 프랑크푸르트에 온 것 같진 않지만,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내는 '냉소'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고 크게 동요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다만, Is that problem? 또는 Ist das Problem? 이런 식으로 대응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그 이외의 것들을 생각하고 걱정하기엔, 하루가 너무 고단했다. 

요리는 내일로 미루고 바나나로 간단히 배를 채운 다음 일찍이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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