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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마음으로 이해하기

꼬마야, 미안해

Yildiz 2011. 4. 26. 01:40


오늘은 나들이 나오기 싫었던 건지
아니면 조금은 지친 건지
바닥에 앉아 있는 아이.

난 순간을 잡아내려는 마음이 급해
자세가 어정쩡했었고,

카메라에 장착된 필름은
실내에서는 불친절한 녀석이라
노출도 실패.

한 번의 셔터 누름.
단 한번의 순간.

선택할 수 있는 많은 프레임 중
그 순간 선택된 프레임에는
뭔가 낙아채가려는,
순간을 훔치는 듯한
나의 도둑 심보가 실려 있다.

서두름, 어정쩡함, 어색함과
빗나간 초점 모두.


뷰파인더로 아이를
짧은 순간 응시하곤
모른척,
휑 하니 가버렸다.

조금은 두려웠다.
아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미안한 마음에 외면했달까. 

하지만 실제로 눈맞춤을 하지 않았던 게
지금도 뒷골이 땡긴다.

그냥 활짝 웃어주면서
인사나 할 걸.

수줍음,
부끄러움,
혹은 낯설음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건 아닌데
왜 그땐 몰랐을까.
그땐 왜 그랬을까.


반성 : 사진 훔치듯이 찍지 말자.
         대충 찍을 거면 아예 찍지를 말자. 
         급하게 찍는 사진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럴 땐 그냥 웃어주자. 휑 돌아서지 말고.


-2011년 4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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