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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스페인 여행 (39)
힘내자, 청춘!
살아있음에 감사하다. 2008년 6월 14일 토요일 새벽 6시. 알람 소리에 맞춰 제때 일어난 순례자가 형광등을 켰다. 갑작스런 불빛에 놀라 눈이 번쩍 뜨였다. 그동안 스무날이 넘도록 알베르게 생활을 해왔건만, 새벽부터 방 안의 불을 훤히 밝힌 후, 배낭을 꾸리는 예의 없는 순례자는 처음이다. 일찍 출발하는 순례자들은 아직 곤히 자고 있을 순례자들을 배려하는 마음에 대게 손전등으로 불을 비추며 짐을 싸거나 대충 짐을 꾸리고는 밖으로 나와 다시 배낭을 정돈하여 길을 떠난다. 방에서 나갈 거면 형광등이라도 끄고 갈 것이지, 전혀 남을 배려해주지 않는 이 매정한 사람이여. ㅠㅠ 마음 같아서는, "뭐 저딴 사람 있나." 투덜대며 벌떡 일어나서 불을 끄고 온기가 남아있는 침낭 속에 들어와 다시 잠을 청하고 싶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혀 줄 수 없는 때는 단 한순간도 없다. 환하게 미소 짓는 것, 유쾌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것, 심지어 문을 열어 잡아주는 것까지. 생의 모든 순간을 사랑하라, p.238 가만히 멈춰서서, 길이 네게 하는 말을 잘 들어봐 2008년 6월 11일 수요일 푹 자고 일어난 아침! 살아있는 레온을 구경하기 위해서라면, 굳이 일찍 길을 나설 필요가 없어서 침대에서 게으름을 피운다. 여기서 레온까지는 꽤 가까우니까. 서두를 이유가 없다. 히히 -ㅅ -v 7시에 일어나 배낭을 챙기고 방 밖으로 나온다. 알베르게의 주방에서 아침을 먹기에는 식욕이 뚝 떨어질게 분명하므로, 길을 가다 잠시 쉬어 먹는 걸로 하고 공복으로 알베르게를 나선다. 오~ 노! 화창한 레온을 보고 싶은데, 하늘 위에 걸린 ..
지루한 길 위에서 인생을 생각하다 2008년 6월 10일 화요일 얏호! 알베르게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아침을 먹고 시작하는 하루. 짐을 챙겨 부엌으로 내려갔을 땐, 이미 아침을 먹고 출발한 순례자들의 흔적들이 가득 했다. 모처럼 모닝커피에다 버터, 잼을 듬뿍 바른 비스켓으로 배를 채우니 출발부터 든든! 아주 좋아용~~ 그나저나, 다음 사람들은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을까. 괜시리 마음이 쪼끔 무겁다. 나름 다음 순례자들을 위한답시고 어제 기부금을 얼마 내긴 했지만, 얼마 되지 않는 돈과 내가 알베르게에서 누린 '호사'에 비하면 새 발톱만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조금이나마 기부하길 잘했다! 적은 액수를 바게트 몇 개로 환산해보니 누군가의 굶주린 배를 채워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름 기분..
순례자들의 행복한 시간 :) 2008년 6월 9일 월요일 새로운 하루를 깨우는 아침햇살이 어두컴컴한 구름을 빛으로 물들인다. 오늘 하루도 마중나온 해를 바라보며 순례의 여정을 시작한다. 순간순간 살아있음을 피부로 다시금 깨닫게 하고 (가끔은 멍하니 걷는 때도 있지만 =ㅅ =.. ) 사소한 것에도 무한감사를 연발하게 하는 특별한 여정의 소중한 하루. 오늘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한껏 마음을 부풀려 본다. 오늘 꼭 묵고 싶은 알베르게가 있다! Berciano del Camino의 알베르게! 그라뇽, 또산또스의 알베르게와 같이 기부제로 운영되는 알베르게로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에 의하면 저녁식사와 아침식사가 공짜다. 으핫핫. 공짜로 하룻밤 잘 수 있는데다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이름 모..
까미노, 스페인에 있지만 "스페인" 같지 않는 길. 2008년 6월 8일 일요일 "왜 사람들이 아침을 많이 먹는지 이해할 수 없어. " 기다란 식탁 정 가운데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아주머니가 한소리 하신다. 아침부터 영어로 잔소리를 듣다니, 게다가 '밥심으로 산다' 고 자부하는 한국인이 들으면 섭섭해할 소리다. 몸살기운과 감기를 겪은 나로선 아침 나절 순례길에서 버티려면 많이 먹어둬야 한다. 그래서 지금 내 앞엔 삶은 계란, 오렌지, 빵 반 조각, 요거트 한 컵이 있다. 안그래도 밥 없어서 서러운데, 혀에 가시가 돋힌 듯이 입맛이 싹 사라져버렸다. "아침에 커피 한잔에 간단히 먹으면 되는데, 불라불라.." 계속해서 이어지는 아주머니의 잔소리. '혹시 내가 영어를 못 알아듣는걸로 생각해서, 대놓고 얘기하는..
까미노는 "인생"과 같다고 생각했는데... 2008년 6월 7일 토요일 푹 자고 일어나 맞이하는 새 아침. 이른 새벽 사람들이 배낭을 꾸리고 하나 둘씩 순례의 여정을 시작하지만, 난 평소처럼 부지런 떨 수 없는 상태라, 침대에 추욱 퍼져있다. 7시 반쯤, 침대에서 내려와 배낭을 챙기고는 어제 혼자 저녁을 먹었던 테이블에 앉아 빵을 먹기 시작했다. 오늘 만큼은 뭐라도 먹지 않으면 아침 나절 걷기가 힘든 날이될 것 같다. 빵을 먹는 중에 옆 방에서 그 미국인 순례자가 막 방을 나서면서 나와 눈이 마주쳤다. 어제 하루종일 안보였다면서 어디 있었냐고 묻는다. 난 말 없이 내가 있었던 방을 손으로 가리켰다. 아, 그랬니. 라며 인사하고 가는 순례자. 맛은 없지만, 억지로 꾸역꾸역 먹은 아침. 우엑. 컨디션이 좋지..
몸이 아프니 서럽구나... 2008년 6월 6일 금요일 "쿵!" 어두운 방 안 공기를 가로지르는 둔탁한 소리. '으악! 난 몰라!!' 물이 든 페트병이 2층 침대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일찍 일어나 짐을 꾸리는 순례자들의 미세한 소음에 잠이 깨어 뒤척이다가 일을 낸 것이다. 그나마 곤히 자고 있던 다른 순례자들의 단잠을 망쳤을 게 분명하다. 새벽부터 본의 아니게 남에게 폐를 끼치다니! 그런데, '뜨악!' 다시 한번 속으로 비명을 지른다. 이게 왠 날벼락... 두 다리가 마치 해동상태의 무우와 같다!! 몸을 일으키려다 다시 누웠다. 아참참... 어제 힘들게 걸었었구나! 고단한 길 위가 아닌 침대 위에 편히 누워있는 탓인지, '진흙탕' 같은 길을 걸어왔다는 것이 꿈만 같다. 어제의 여독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
진흙탕 길을 지나 그 곳으로 2008년 6월 5일 목요일 오늘은 특별한 곳에 묵기 위해서 꼭 서둘러야만 한다! 그 특별한 곳이란, Hontanas 에 이르기 전에 있는 San bol. 이 곳은 히피가 운영하는 순례자 숙소로, 집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시설은 좋지 않지만 음식이 좋다는 말에 혹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집시 문화'를 경험해보고 싶다. 정원수를 살펴보니 30명도 아니고 12명 정도만 수용가능하다. 그리 큰 알베르게는 아닌 모양이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까미노 순례의 여정이므로, 꼭 놓치지 않으리라!! 불끈 다짐을 하고 간밤에 일찍 잠을 청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일찍 눈이 띄여진 새벽. 주섬주섬 챙겨서 밖으로 나오니, 밤의 기운이 아직 다 가시지 않아 어둠침침하다. 나 ..
황금색 들판이 너울너울 2008년 6월 3일 화요일 어제 빨아논 양말이 당연히 안 말랐을 거라 생각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는데, 지난 밤에 호스피탈로가 순례자들의 빨래들을 한 데 모아 난로 가까이에 놓고 뽀송뽀송하게 말려놓은 것을발견했다. 이렇게 감사할 수가. 정말 감사하다고 호스피탈로에게 인사를 한 후에, 적은 돈이라도 기부해야겠다 싶어서 기부함에 동전 몇개 넣고 왔다. 아차차, 그러고보니 그라뇽에서 기부한다는게 깜빡하고 그냥 왔다. 음... 뭐 그곳에 묵는 사람들은 많이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저기 산 중턱에, 어제 방문했던 예배당이 보인다. 흰 비닐 봉지에 양식을 넣고 가는 마놀로 부부를 만났다. 그리고 그라뇽에서 만났던 마가렛을 만나 인사했다. 마가렛 뒤로는 메르시 보꾸 아주머니도 오..
최고의 알베르게, 그라뇽 2008년 6월 1일 일요일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아주 퍼붓듯이 내린다. 그래서 선뜻 길을 나서기가 겁난다. 매일을 걸어야 하는 순례자의 삶. 어쩌겠나. 좀 이따 출발하나, 지금 출발하나 매한가지다. 배낭끈을 질끈 부여잡고 길을 나선다. 최근에 오래 걸어서 피로가 좀 쌓였는지, 출발 때부터 아직 풀리지 않은 피로함을 느낀다. 몸은 무겁고, 허기는 밀려오고, 다리도 아프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다정한 이도 없어서 그런지, 오늘따라 기력이 없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니... 무튼, 오늘도 무사히. 오늘은 특별히 짐이 하나 더 늘었다. 어제 요리를 하고 남은 재료 - 쌀과 버섯 - 를 비닐에 넣어 가져가고 있다. '언젠가 요리해서 먹어야지, 아깝잖아??' 이런 기특한 생각에 챙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