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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자, 청춘!
걷자, 내 마음이 닿는 곳까지 2008년 6월 15일 일요일 밤새 비가 내렸는지 땅이 촉촉이 젖어있는 아침. 구름은 저 멀리까지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다. 길에서 로빈을 만났다. 로빈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걷다가 폰페라다Ponferrada에 입성. 대도시인데도 일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조~용하다. 템플기사단 성 앞에 일찍 문을 연 가게가 있어서 로빈과 함께 들어왔다. 대개는 꼴라까오를 먹는 아침이지만, 진열대의 유리 안에 있는 아이스크림이 너무도 먹음직스러워 보여 순간 혹! 했다. 아침부터 아이스크림이라니! 하지만 모처럼 사치를 부려본다. 로빈은 '초콜라떼 꼰 츄러스' 를 시켰다. 난 처음 들어보는 건데... 로빈의 권유로 하나 찍어 먹어보았다. 음~ 나름 괜찮다! 나도 다음에 사먹어야지~ #군과 합류..
이스탄불에서 야간기차를 타고 도착한 소피아 첫날. 3개월 가까이 적응한 터키어에서 벗어나 낯선 곳으로 오다. 호스텔에서 얻은 관광지도를 보고 길 찾기가 참 어렵다. (호스텔도 겨우 찾아서 왔다.) 익숙하지 않는 문자 때문에 트램 타기도 겁나고. 일단 걷는게 상책. 우선 걷고 보니, 근사한(?) 성당 발견. 여기가 무슨 길목 같아 보이는데, 우측에 노천 매점에서 피자를 판다. 좀 이따 먹어봐야지. 나뭇잎이 가려서 성당을 제대로 찍기가 어렵다~ 성당 내부. 종교에 대해서 잘 모르니, 소 귀에 경 읽기랄까. - _- 하지만 성당에 방문하는 건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이게 다 순례자의 길 덕분에. (으흠?!) 멀리서 본 Sveta Nedelya church - 무조건 발 닿는대로 걷고 걷다보니, ..
원래는 여기에 올 계획이 아니었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서 이틀 연속으로 똑같은 장소로 흘러 들어왔다. 아. 넓긴 넓은데. 뒤돌아 가야할 길이 버거웠던 늦가을, 해질 무렵에. -2008년 11월, 소피아, 불가리아
이럴 줄 알았다. 일이 바쁘다고 마음부터 지쳐서 나가떨어지니, 생활리듬이 깨지고, 아침밥도 못 먹고 다녔다. 세상에서 가장 쉬웠어요~ 라고 할 수 있는 된장찌개 끓이는 것을 미루다보니 냄비 안에 썰어서 넣어둔 감자가 물에 불어 이상한 냄새가 났다. 아, 10분의 시간만 들인다면 된장 맛 잘 길들여진 감자가 내 위로 쏙 들어가고도 남았을 텐데. 물에 퉁퉁 불은, 불쾌한 감자가 마치 내 몸뚱이 같고, 게으른 정신의 결과인 것 같다. 그 주인에 그 감자다. 사람 몸뚱이도 마찬가지고, 정신도 마찬가지겠지. 게으름과 나태로 초지일관 하다 보면, 내 몸과 정신에서 썩어가는 냄새가 나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겠지. 살아있는 한, 무조건 부지런해야한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죽으면 어차피 하고 싶어도 못할 ..
정신없이 물건을 고르고 있는 아주머니들과 크리스마스 장식 하나 가득 팔에 들고 있는 거리의 상인에 시선을 두었다가 왼쪽 구석에 편히 쉬고 있는 개가 눈에 들어 왔다. 새벽부터 해가 질때까지 정체없이 방황하느라 지친 내 얼굴에 반가운 경련이 인다. 혼자 낄낄대며 사진을 찍었건만, 플래시를 자제하는 나의 신사적인 매너 덕분에 흔들렸다만, 뭐. 사실 배꼽 잡고 웃고 싶었어. 불가리아에선 개도 장사를 한다. 너, 한 몫 제대로 하는구나. -2008년 12월 초, 소피아, 불가리아
매일매일 변하지 않고 제자리 걸음인 내 탓이다. 내가 먼저 변해야지. 세상 탓할 게 아니야. 변신 좀 하자. 쨔잔.
1. 후회할 걸 알면서도 한달 전, 술집에서 오간 모임 약속을 잊지 못하고 신혼부부 '집들이' 를 추친한 쌤들 덕분에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사진을 찍어 함께 모인 오늘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디카를 챙겼지만, 맛깔스럽게 차려진 과일과 다과를 보며 난 잠시 갈등하다가 그냥 바닥에 앉아버렸다. 집으로 오는 전철 안.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기회를 흘려보냈다는 생각에 아쉬움과 괴로움이 범벅이 된다. 다음엔 꼭 찍자. 2.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겠나 "선생님도 월요일에 출근하는게 싫으세요?" 아침에 꾸역꾸역 학교 계단을 오르며 마지못해 출근하는 기분. 나만 그런 걸까. 나의 이런 저런 불만의 토로에 선배가 말한다.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겠어." 작년보다 부쩍 늘은 업무와 떠..
1. 파란 눈의 집시 여인 새파란 눈빛, 시린 가을 하늘을 닮은 여인의 눈이 겨울의 길거리를 하염없이 걷던 내 마음과 발걸음을 붙잡았다. 갓난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집시여인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다시 돌아와 주머니에 동전 몇 개를 넣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을 다시 바라보았다. 파란 물결 가득한 그녀의 두 눈. 내 마음을 관통하듯이 바라보는 그 눈을.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바라보았다. 그녀는 내게 무슨 말을 하려 했던 걸까.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 2년이 지난 지금도 정말 궁금하다. 가끔 떠올리던 장면인데, 요즘따라 그녀의 눈을 자주 떠올리고 있다. 2. 무조건 떠나기 지금 하고 있는 일 계약이 끝나면 이번 여름은 무조건 떠나기로 스스로 재차 삼차 다짐하고 있다. 터키행 비행기표 결제 직..
바람. 다시 스쳐간다. 바다와 햇살과 눈부심과 순간에 엄청 행복해했던 보이지 않는 내 미소까지 모두 이 사진 한 장에 녹아있다. Special thanks to C. -2008년 6월, 피니스테레, 스페인
1. 달리는 기차 안 목적지가 어디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고향집에 가는 것 같기도 했고, 기분 좋은 흥분 상태로 기차 안에서 돌아다니다가 앞으로 나 있는 선로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왠 걸. 몇 백미터 앞에 있는 기찻길은 마치 슈퍼마리오 게임에 나오는 끊어진 길처럼 놓여있다. 아. 나 이제 죽었구나. .... 2. 그래도 기차는 갈 수 있어 '어서 기차에서 내려야햇! 떨어져 죽을거야!' 라는 다급한 상황에서 '그래도 기차는 달려.' 라는 침착한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온다. 황당하군. 이 높은 곳에 기찻길이 끊겨있는데 어떻게 기차가 달리냐며 따지기도 전에 기차는 끊어진 길 바로 직전까지 왔다. 아앗. 이제 죽는구나. 3. 추락? 혹은 날개짓? 순간 공중에 붕 뜬 느낌과 함께 기차에서 빠져나온 나는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