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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까미노 데 산티아고 (36)
힘내자, 청춘!
묵시아로 가기 위해 출발한 새벽. 해가 구름 너머로 천천히 고개를 내민다. 어제는 아름다운 바다가 나를 못 떠나게 발목 잡더니, 오늘 일몰 같은 일출을 보니, 마음 놓고 떠날 수 있을것 같다. 이제는 이 작은 마을을 아무런 아쉬움없이 가볍게 떠날 수 있겠다. 떠오르는 태양의 빛을 받는 피니스테레의 집들이 깊은 밤에서 깨어나 저마다 색색을 발한다. 세상이 깨어나고 있는 이 조심스러운 순간, 난 감동에 차올라 그저 감사할 뿐이다. 살아 숨쉬며 여행하고 있음에. -2008년 6월 29일, Finisterre, Spain (사진은 6월에 찍었지만, 1월에 어울릴 것 같아서 ^^ 티스토리 달력 공모전에 1월로 태그 답니다. ㅎㅅㅎ;)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혀 줄 수 없는 때는 단 한순간도 없다. 환하게 미소 짓는 것, 유쾌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것, 심지어 문을 열어 잡아주는 것까지. 생의 모든 순간을 사랑하라, p.238 가만히 멈춰서서, 길이 네게 하는 말을 잘 들어봐 2008년 6월 11일 수요일 푹 자고 일어난 아침! 살아있는 레온을 구경하기 위해서라면, 굳이 일찍 길을 나설 필요가 없어서 침대에서 게으름을 피운다. 여기서 레온까지는 꽤 가까우니까. 서두를 이유가 없다. 히히 -ㅅ -v 7시에 일어나 배낭을 챙기고 방 밖으로 나온다. 알베르게의 주방에서 아침을 먹기에는 식욕이 뚝 떨어질게 분명하므로, 길을 가다 잠시 쉬어 먹는 걸로 하고 공복으로 알베르게를 나선다. 오~ 노! 화창한 레온을 보고 싶은데, 하늘 위에 걸린 ..
지루한 길 위에서 인생을 생각하다 2008년 6월 10일 화요일 얏호! 알베르게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아침을 먹고 시작하는 하루. 짐을 챙겨 부엌으로 내려갔을 땐, 이미 아침을 먹고 출발한 순례자들의 흔적들이 가득 했다. 모처럼 모닝커피에다 버터, 잼을 듬뿍 바른 비스켓으로 배를 채우니 출발부터 든든! 아주 좋아용~~ 그나저나, 다음 사람들은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을까. 괜시리 마음이 쪼끔 무겁다. 나름 다음 순례자들을 위한답시고 어제 기부금을 얼마 내긴 했지만, 얼마 되지 않는 돈과 내가 알베르게에서 누린 '호사'에 비하면 새 발톱만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조금이나마 기부하길 잘했다! 적은 액수를 바게트 몇 개로 환산해보니 누군가의 굶주린 배를 채워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름 기분..
순례자들의 행복한 시간 :) 2008년 6월 9일 월요일 새로운 하루를 깨우는 아침햇살이 어두컴컴한 구름을 빛으로 물들인다. 오늘 하루도 마중나온 해를 바라보며 순례의 여정을 시작한다. 순간순간 살아있음을 피부로 다시금 깨닫게 하고 (가끔은 멍하니 걷는 때도 있지만 =ㅅ =.. ) 사소한 것에도 무한감사를 연발하게 하는 특별한 여정의 소중한 하루. 오늘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한껏 마음을 부풀려 본다. 오늘 꼭 묵고 싶은 알베르게가 있다! Berciano del Camino의 알베르게! 그라뇽, 또산또스의 알베르게와 같이 기부제로 운영되는 알베르게로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에 의하면 저녁식사와 아침식사가 공짜다. 으핫핫. 공짜로 하룻밤 잘 수 있는데다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이름 모..
까미노는 "인생"과 같다고 생각했는데... 2008년 6월 7일 토요일 푹 자고 일어나 맞이하는 새 아침. 이른 새벽 사람들이 배낭을 꾸리고 하나 둘씩 순례의 여정을 시작하지만, 난 평소처럼 부지런 떨 수 없는 상태라, 침대에 추욱 퍼져있다. 7시 반쯤, 침대에서 내려와 배낭을 챙기고는 어제 혼자 저녁을 먹었던 테이블에 앉아 빵을 먹기 시작했다. 오늘 만큼은 뭐라도 먹지 않으면 아침 나절 걷기가 힘든 날이될 것 같다. 빵을 먹는 중에 옆 방에서 그 미국인 순례자가 막 방을 나서면서 나와 눈이 마주쳤다. 어제 하루종일 안보였다면서 어디 있었냐고 묻는다. 난 말 없이 내가 있었던 방을 손으로 가리켰다. 아, 그랬니. 라며 인사하고 가는 순례자. 맛은 없지만, 억지로 꾸역꾸역 먹은 아침. 우엑. 컨디션이 좋지..
☂☂☂☂2008년 6월 5일 목요일 ☂☂☂☂ It's raining now 보슬 보슬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연두색 판쵸우의를 입고 짜잔! 변신! 계속해서 이어지는 걷기 좋은 길... 이지만, '우와, 이런 곳도 있구나!' 감탄과 함께 반복되는 비슷한 풍경에 대한 지루함도 조금씩 밀려온다. 날씨가 좋았으면, 더 선명하게 보였을 아름다운 자연이지만... 만약 지금 햇볕이 쨍~ 내려쬐고 있다면? 무자비한 태양 아래, 한 뼘짜리 그늘도 없는 이 길 위에서 나는 조금씩 지쳐갔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 산 중에 마을은 커녕, 나무 그늘 찾기 어렵다. '자연' 에서 급한 볼 일을 봐야했다면, 오늘은 참 난감한 날이 되었을 것 같다. ;) 혼자 걷기가 적적해질 무렵, 이른 아침에 연출되었던, 프랑스 아주머니의 '자켓..
진흙탕 길을 지나 그 곳으로 2008년 6월 5일 목요일 오늘은 특별한 곳에 묵기 위해서 꼭 서둘러야만 한다! 그 특별한 곳이란, Hontanas 에 이르기 전에 있는 San bol. 이 곳은 히피가 운영하는 순례자 숙소로, 집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시설은 좋지 않지만 음식이 좋다는 말에 혹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집시 문화'를 경험해보고 싶다. 정원수를 살펴보니 30명도 아니고 12명 정도만 수용가능하다. 그리 큰 알베르게는 아닌 모양이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까미노 순례의 여정이므로, 꼭 놓치지 않으리라!! 불끈 다짐을 하고 간밤에 일찍 잠을 청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일찍 눈이 띄여진 새벽. 주섬주섬 챙겨서 밖으로 나오니, 밤의 기운이 아직 다 가시지 않아 어둠침침하다. 나 ..
거대한 대성당이 있는 부르고스! 2008년 6월 4일 수요일 이른 아침... 헤르만은 부시럭 거리더니 6시 무렵에 배낭을 훌딱 챙기고는 나갔다. 같은 방에 있는 순례자들도 하나둘씩 일어나 떠날 준비를 한다. 아... 난 좀 더 자고 싶은데... 일단 아침에 누군가에 의해 단잠이 방해를 받게 되면, 더이상 꿀같은 잠은 찾아오지 않는다. 침낭 속에서 몸을 좀 더 데피다가, 30분 정도 지나서야 나도 어슬렁어슬렁 떠날 준비를 한다. '아, 오늘은 부르고스에 가는 구나!' 설레임과 함께 시작하는 하루. 다음 마을로 가기 위해 산을 올라가다가 떠오르는 해를 마주한다. 눈부신 해를 바라보며, 새벽 공기를 눅눅하게 녹이는 햇살을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차가운 공기를 가로질러 내게 오는 그의 열기. 차가운 마음을 따스하..
조그마한 또산또스와 알베르게 2008년 6월 2일 월요일 여느때와 달리 일찍 일어나기 싫은 오늘. 천천히 출발하려는데, 루이스가 자꾸 안 가냐고 재촉한다. 알베르게를 나서기 전에 호스피탈로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인사를 했다. "Muchas gracias!" "Buen Camino" 순례를 잘하라는 호스피탈로의 답변을 뒤로한 채 길에 오른다. 어제에 이어 날은 개지 않고 흐리다.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다. 루이스는 내 연두색 우비를 좋아한다. 자기껀 우중충한 어두운 색인데 내 건 밝은색이라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다. 루이스는 내가 사진 찍는 걸 보곤 자꾸 자기 카메라를 주면서 찍어달라고 한다. 에이, 아침부터!! 그것도 한 두번이야지. 귀찮아!! 라고 말하고 싶지만, (;;) 제대로 얘기가 전달되지 않을게 ..
최고의 알베르게, 그라뇽 2008년 6월 1일 일요일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아주 퍼붓듯이 내린다. 그래서 선뜻 길을 나서기가 겁난다. 매일을 걸어야 하는 순례자의 삶. 어쩌겠나. 좀 이따 출발하나, 지금 출발하나 매한가지다. 배낭끈을 질끈 부여잡고 길을 나선다. 최근에 오래 걸어서 피로가 좀 쌓였는지, 출발 때부터 아직 풀리지 않은 피로함을 느낀다. 몸은 무겁고, 허기는 밀려오고, 다리도 아프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다정한 이도 없어서 그런지, 오늘따라 기력이 없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니... 무튼, 오늘도 무사히. 오늘은 특별히 짐이 하나 더 늘었다. 어제 요리를 하고 남은 재료 - 쌀과 버섯 - 를 비닐에 넣어 가져가고 있다. '언젠가 요리해서 먹어야지, 아깝잖아??' 이런 기특한 생각에 챙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