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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발리, 길리, 태국

[발리여행]D+9, il Paradiso Ubud

Yildiz 2016. 7. 17. 22:08

(2016년 6월 8일 수요일) 

Today's Must do & Visit in Ubud!

스니만 커피 스튜디오Seniman coffe studio, 구스 떼자 라이브 공연Gus Teja's live music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방문해야할 인상깊은 까페, 스니만 커피 스튜디오

발리를 여행하는 동안 하루 1번 이상 의도치 않게 듣는 음악, 구스떼자의 피리소리. 

DON'T MISS!! NEVER NEVER! 절대 놓치지 마셈요!! 


#스니만 커피 스튜디오 Seniman coffe studio 

(왠지 세니만.. 이렇게 읽어야할 것 같지만, 인도네시아어식 발음으로는 스니만이다. Seminyak을 세미냑이라고 안하고 스미냑으로 읽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발리여행 가이드북을 몇 번이고 읽어도 이름이 기억 안나는 까페와 식당이 많은데, '스니만 커피 스튜디오'는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 커피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커피 마니아라면 바 테이블로 자리를 잡을 것. 주인장과 커피에 대해 정말 끊임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 .... 동시에 커피 가게 주인과 특별히 말을 섞고 싶지 않다면 반드시 피해야할 자리." 

-발리 홀리데이(2015-2016 개정판) by 전혜진, 김준현, 박재현 공저 


위의 문장을 나는 이렇게 해석했다. 

'말 붙이기 좋아하는 주인장을 피해서 테이블 석에 앉으라'

나는 커피를 즐겨마시지만, 커피를 그렇게 잘 알지 못한다. 괜히 바 테이블에 앉았다가 까페 주인장의 질문에 '어버버버버...' 하면 어쩌지? 싶어 스니만 커피 스튜디오에 가면 테이블 석에 앉아야겠다는 다짐을 처음부터 하고 있었다. 

스니만 커피 스튜디오는 와룽 슈니첼Warung Schnitzel, 다푸르 분다Dapur Bunda가 있는 골목 안 쪽으로 좀 더 들어오면 있다. 우붓 왕궁과 가까운 편이지만 중심부만 다니면 이런 곳에 꽤 근사한 까페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를 것이다.  

스니만 커피 스튜디오는 크게 공간이 3개가 있다- 3개 였던것 같다-

2층의 메인 까페- 창문이랑 문이 다 오픈된 곳. 그 아래 1층에는 유리창으로 벽이 쳐진 에어컨이 있는 공간이 있는데 2층 공간에 비해 많이 작다. 맞은 편 건물의 공간에서는 직원들이 로스팅을 한다. 

날씨가 좀 더워서 에어컨이 있는 공간에 가고 싶었지만 넓지 않아서 메인 까페로 올라갔다. 테이블에는 웬만큼 손님이 차 있는 편이었다. 이 사람들은 여기를 어떻게 알고 왔을까. 궁금했다.

나는 까페라떼를, 남자친구는 마끼아또를, 디저트로 치즈케이크를 시켰다.

가이드북 사진에서만 봤던 이 까페의 주인장을 알아보기란 정말 쉬웠다. ​​

아저씨가 대머리이시다... 가이드북에서 언급한 자리가 바로 저 바 테이블 자리다. 저기에 앉으면 말을 거는 건지, 아님 커피에 관심있는 사람과 커피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냥 아저씨가 아시안 커플과 이야기 하는 것을 바라만 봤다. 
중국이나 홍콩사람으로 보이는 커플이 꽤 커피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손님 같았다. 아저씨는 손님이 있는 공간으로 와서까지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셨다.  ​


치즈케이크를 생각하면 보통 조각 케이크를 떠올리는데, 여기서 먹는 치즈케이크는 아이스크림을 담을 만한 디저트 잔에 나온다. 맛이 있긴 했는데 계속 먹다보면 좀 물린 기분이 들어서 다 먹지는 못했다. 


커피를 시키면 기본으로 음료, 물, 쿠키, 스푼을 가져다준다. 네모난 쟁반으로 음료를 옮기는 까페는 많이 봤지만, 이 까페만의 트레이는 처음 본다. 직원들이 음료 서빙할 때 손잡이 부분을 잡고 옮긴다. 그녀들은 하도 많이 서빙을 해봐서 안정적으로 손잡이를 잡고 옮겼다. 내가 만약 하면 어떻게 될까? 잠깐 상상을 해봤는데 좀 위태위태했다. 

초록색 컵에 든건 물이다. 화장실 가는 입구쪽에 따로 정수기가 설치되어 있어서 물이 필요하면 알아서 얼마든지 마실 수 있다.  ​

이 까페만의 독특함을 하나 더 꼽자면, 바로 흔.들.의.자!! 처음엔 '아, 엉덩이 아프겠다. 불편하겠다.' 생각했는데, 막상 앉으니 정~말 편했다. 의자에 앉아서 앞뒤로 몸을 살짝 굴리다보면 유아기적 욕구가 충족되는 기분이 들었다. 까페 와서 공부하려는 사람에겐 불편한 의자이겠지만 : )

책을 갖고 온 외국인 손님들이 눈에 띄긴 한데, 이 까페는 느긋하게 앉아서 공부하고 책을 읽을만한 곳은 아니다. 보통 까페나 호텔의 주인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냐에 따라 직원들의 서빙과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다르다. 여기 주인장은 깐깐한 편에 속했다. 여자 직원들은 손님이 그릇을 비우거나 뭔가 필요한 것이 있어보이면 재깍 반응한다. 직원들이 손님들의 반응과 테이블을 수시로 확인하는 눈길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오랫동안 편하게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면, 땡! 스타벅스나 아노말리 커피 같은 곳에 가서 시간을 때우는게 나을 것이다. 

(칠판에 커피에 대한 도표가 적혀있다. 커피가 원래 저렇게 알아야 할게 많은건가? 싶을 정도로, 까페의 분위기는 커피 연구소 같았다.

커피에 의한, 커피를 위한 까페, 스니만 까페 스튜디오.

한국에 돌아와서 커피에 대해 배우고 있어서 그런지, 

다시 발리에 간다면 주인장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 커피에 대한 내공을 키워서 가고 싶다. )



#은공예 수업을 예약하다

우붓에 있으면서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게 문화예술 수업을 듣는 것이었다. 전통춤, 피리, 가믈란 연주, 짜낭만드는 수업, 드로잉, 은공예 수업 등등 다양하게 있다. 미술관 재단에서 운영하는 드로잉 수업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수업 일정을 다 소화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은공예 수업만 하기로 했다. 

우붓에 Pondok Pekak Library가 있는데 Learning centre 역할도 하는 곳이다. 스니만 커피 스튜디오에서 커피를 다 마시고 슬 일어나서 도서관으로 향했다. 전화로 예약해도 된다고 가이드북에 나와있었지만, 아무래도 직접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물론... 현지 심카드를 사지 않았어서 통화가 가능하지 않았다. (발리에서 우버앱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심카드를 사는게 좋다. 하지만 장기여행이 아니라면 굳이 필요하진 않겠다.)

(도서관은 넓은 운동장이 있는 곳에 위치한다. 우붓 사람들에게 'Library?' 라는 단어를 써서 길을 묻는 것보다

Pondok Pekak?뽄독 뻬깍? 이라고 묻는게 낫다. 우붓에서 오래 산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오늘은 신성한 날이라고 벨라 하우스 주인장, 그리고 로봉 쿠킹 클래스 첫째아들에게서 몇번이고 들었었다. 신성한 날에는 집이나 공공 사원에서 의식을 하기 때문에, 장사를 안하거나 수업이 안 열리기도 한다. 실제로 로봉 쿠킹 클래스는 자신들의 제사에 집중해야한다며 오늘 수업이 열리지 않는다고 했다.

우붓왕궁 앞 시장에 있는 사원에는 우붓 여인들이 예쁜 전통 의상을 차려입고 머리에는 제물 상자를 이고 있었다. 사원에 들어가기 전에 다들 입구 앞에 서 있는 중이었는데, 누군가 가면을 쓰고 간이 공연을 하는 중이었다. 꽤 볼만한 풍경이었다. 구경을 하고 다시 도서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Pondok Pekak 뽄독 뻬깍 도서관은 ​우붓 축구 운동장 옆에 있다. 찾기 쉬울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간판이 눈에 잘 띄지 않았어서 좀 헤매다가 들어갔다. 한국에서 봐온 도서관 외관을 상상한다면 절대 못 찾는다. 발리의 평범한 집 같은 건물에 있다. 

당장 오후에 수업을 들을 수도 있었지만, 4시쯤 탁수요가를 갈 계획이라서 시간이 빠듯했다. 내일 은공예 수업을 듣는 걸로 예약을 하고 디파짓으로 200,000루피아를 먼저 냈다. 수업 들으러 왔을 떼 400,000루피아를 더 내면 됐다. (은공예수업 1인 300,000루피아, 최대 3시간까지 수업, 작품을 완성하면 수업이 끝난다. 수업료를 다 내면 직원이 까페 바우처 50,000루피아를 준다. 수업이 이루어지는 도서관 까페에서 음료쿠폰으로 2잔이상의 주문이 가능하다. 캔음료을 사마신다면 3잔도 살 수 있을 것이다.)


뽄독 뻬깍 도서관 홈페이지 http://www.pondokpekaklibrary.com/

우붓 지역의 사설 도서관으로 외국인이 세운 시설이다. 일정한 금액을 내고 도서관 책을 빌릴 수 있다. 영어원서 책이 많이 있는 편이다. 책의 상태가 딱히 다 좋다고 말할 순 없었지만 우붓에서 오래 머물 생각이면 도서관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취소된  탁수 요가 수업 


(벨라하우스 대문 앞에 있는 신상. 오늘이 중요한 날이라 그런지 예쁜 옷이 입혀져 있었다.)


벨라하우스는 우붓 사람들의 여러 생활을 보는데 꽤 적당한 장소에 위치해 있는데, 골목 앞에 공공 사원이 있고, 벨라 하우스 문 맞은 편에는 공터가 있다. 여기가 뭐에 쓰이는 공간인고- 싶었는데, 도서관에 은공예 수업 예약하고 숙소로 돌아오자 공터에서 닭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싸움판이 벌어지면 아저씨들이 뭐라뭐라 소리를 지르는데, 감히 가까이 가서 구경하기가 겁나서 멀찌감치 바라만 보았다. 정부에서 닭싸움을 도박으로 관주해서 못하게 한다는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관행이랄까) 닭싸움판이 열린다고 책에서 읽었었다. 

탁수요가 오후 수업시간대에 맞춰서 숙소를 나섰다. 탁수요가를 처음 갔을 때는 경험에만 집중하느라 사진 찍을 생각을 못했었는데, 두번째로 가는 오늘은 이것저것 사진 찍을 생각으로 핸드폰을 손에 들고 길을 나섰다. ​

​탁수Taksu에는 요가 뿐 아니라 레스토랑, 스파 시설, 힐링 프로그램 등이 있다. 탁수Taksu는 발리어로 indescribable essence of life - 형언할 수 없는 삶의 본질- 이란 뜻이라고 한다. 입구에서만 보면 안의 건물에 대한 상상이 전혀 안 간다. 막상 안으로 들어가면 '뭐 이런곳이 다 있어?' 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자연친화적이고 멋진 곳이다.  

저번에는 너무 일찍 왔었지만 이번에는 수업 시작 5분 전에 왔다. 나와 남친처럼 요가를 하러 온듯 보이는 사람이 3명 더 있었다. 오늘은 첫번째 수업을 했던 강사랑 다른 사람이다. 과연 어떤 요가를 할까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두둥. 강사가 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8분, 10분이 지났을땐 무슨 일이 있나 싶었다. 리셉션에 있는 직원이 난처한 표정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강사한테 전화를 받았는데 몸이 좋지 않다고 했다며 미안해했다. 수강료는 환불해줬다. 대신 공짜 주스 쿠폰은 그대로 갖고 있으라했다.

​탁수요가 수업은 요가반처럼 많은 편이 아니라서 강사도 많지 않다. 갑작스런 강사의 취소 통보에 누가 대신 와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았다. 

아쉽지만 Free drink에 만족할 수 밖에.... ㅠ_ ㅠ 

바로 숙소로 가지 않고 레스토랑으로 와서 자무쥬스 2개를 시켰다. 음료가 나오기 전에 레스토랑을 둘러보았다. 아직 뒤쪽으로 마무리 공사인지 보수공사인지 하는 중이었다. 탁수 레스토랑은 숲속에 있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이제껏 여행다니면서 이런 곳은 처음 와본 것 같다. 보통 도시를 여행하면 현대적인 세련된 건물 안에 들어가지 이렇게 자연 속에 있으면서도 깔끔하고 인테리어 잘된 곳은 없었다. 

그런데 자연친화적이란 단어는 약간의 불편함도 존재한다. 대충 살펴보기엔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그런 공간이지만 나무 테이블 위로 개미가 돌아다녔다. 혹시나 내 팔에 올라와 물까봐 테이블에 무얼 올려놓기가 좀 그랬다. 

.....너무 자연친화적이어서 불편할 수도 있다. ​

(오렌지쥬스 같지만 자무를 추가하여 맛이 좀 더 새콤하다.

대나무 빨대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우붓을 돌아다니다 보면 몇몇 까페에서 유리 빨대, 대나무 빨대를 파는 걸 볼 수 있다.

요가반에서도 유리빨대를 팔았던 것 같다.

하나 사온다는게 깜빡하고 잊어버렸다. ㅠ_ ㅠ) 

(공공사원에서 있을 의식을 위해 전통음악 연주단이 모여 앉아있다. 벨라하우스 가족의 의식때문일거다. 

라이브공연을 보러 가는 중이라서 지켜보지는 못했다. 

우붓왕궁에 가지 않아도, 발리 사람들의 전통문화와 의식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




​#구스 떼자Gus Teja 라이브 공연을 듣다

​우붓에 있는 레스토랑이나 까페를 돌아다니다보면 간혹 우붓에 관한 월간지를 배치해 놓은 곳이 있다. 탁수요가에 갔다가 하나 집어온 "Ubud Life". 표지에 보다시피 다 영어로 되어있다. 표지에 나온 인물에 대해 더 호기심이 일게 된건 알라야 리조트에 있는 페타니 레스토랑Petani Restraunt에서 매주 수요일에 라이브 공연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였다. 

Gus Teja. 구스 떼자. 구스 떼'하' 라고 스페인어식으로 읽고 싶지만... 발리 사람이므로 발리사람들의 발음을 따른다. 잡지에 소개된 구스 떼자의 경력이 화려하거나 눈길을 끌만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붓에 있는 동안 그의 라이브 공연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욕구가 일었다.

"Music is universal. therefore through music let's bring peace and love to the world.

the flute is an instrument with a melodious voice that represents the voice of peace."

초등학생때는 주로 가믈란 연주를 하다가 나중에 

플루트- 피리에 관심을 갖게 되어 발리 음악을 현대적인 요소와 접합시켜서 음악을 하고 있는 구스떼자. 


라이브 공연 30분 전에 뼤따니Petani 레스토랑에 도착했지만 좋은 자리는 이미 예약된 상태였다. 그나마 괜찮은 자리에 자리를 잡고, 음료와 저녁식사를 시켰다. 

 나는 딸기 쉐이크를, 남자친구는 크림 뷔레-를 시켰다. 식사는 좀 천천히 나오는 편이었다. 레스토랑에 있는 커피 머신은 정말 비싸보였다... 최근에 먹은 크림 뷔레 중에 제일 맛있었다. 딸기 쉐이크도 이정도 수준이면 꽤 괜찮았다. 

뻬따니 레스토랑Petani Restaurant. 알라야 리조트 Alaya Resort 앞에 있는 레스토랑이라 코코마트에서도 가깝고, 요가반에서도 가깝다.몽키포레스트길과 하노만 거리가 만나고 또 다른 길로 빠지는 길 - 지도상 잘란 라야 쁭오스깐Jalan . Raya Pengosekan Ubud 초입에 있다. 

길을 걷다 '오~ 럭셔리한데?' 눈길 한번 던지고 지나갈만한 그런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갖고 있다. 낮에도 은근 사람들이 있는 편이다.

​남자친구는 돼지고기 립을 시키고 나는 튀긴 오리 요리를 시켰다. 먹고 싶은게 많아서 한 5분은 고민했었다. 레스토랑의 자존심에 걸맞게 꽤 괜찮은 모양으로 음식이 나왔고, 걱정했던 것과 달리 음식의 수준도 꽤 높은 편이었다. 

여기 레스토랑에서도 쿠킹클래스 수업을 하는데... 가격은 로봉 쿠킹 클래스보다 훨씬 비쌌다. 그래도 정말 돈이 많고, 발리 음식에 관심이 많으면 해볼만 하겠다.

식사를 하는 중에 이윽고 공연 시간이 되어 주인공들이 등장했다. 구스 떼자만 피리 연주를 하는 줄 알았는데, 밴드 구성원과 함께 연주를 하는 것이었다. 라이브 공연이라 가까이에서 듣는 음색도 있었지만, 스피커가 있었어서 음악을 크게 들을 수 있었다. 

밥은 먹어야 하는데, 음악이 너무 좋아서 몇 번을 멈추며 밴드 연주에 집중을 해야했다. 피리 소리가 저렇게 아름다울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는 다양한 종류의 피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오카리나로 고음을 연주하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원래 내가 좀 잘 우는 편이긴 하지만.... 그의 음악을 듣자,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동과 감정이 일었다. 서빙하는 직원들은 간간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음식이 어떻냐고 물어왔다.

"정말 맛있어요. 그런데 음악을 듣는게 너무 좋네요." 라고 답했다. 

발리에 와서- 우붓에 와서 이런 음악을 듣다니!! 이제껏 내가 들어보지 못했던 음악이기도 했겠지만- 혹은 몇 번은 들어왔지만 마음을 열고 듣지 않아 그저 스쳐왔을 그런 음악이었을 수도 있다. 발리로 여행을 와서 특별한 시간과 공간에 있는, 나의 존재가 무척 행복했다.  

구스 떼자의 연주는 30분의 쉬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그만 숙소로 돌아갈까, 고민하다가 나는 아름다운 그의 음악을 더 듣고 싶어서 음료를 시켰다. 남자친구는 칵테일을, 나는 빈땅 레몬 래들러를 시켰다. 


그의 아름다운 피리 소리를 듣고 레스토랑으로 들어온 어떤 젊은 서양 여자애는, 이모인지 엄마인지.. 가족으로 보이는 아줌마와 함께 구스 떼자의 연주에 맞춰 춤을 췄다. 그녀가 나 대신 춤을 춰주는 기분이었다. 난 아직... 뭔가를 표현하는데 많이 쑥스러워하는 사람인것 같다.

사람들의 앵콜 요청에 그는 한곡 더 연주를 해주었다.

"제 음악은 발리 어디서든 들으실 수 있어요. 까페, 레스토랑에서 말이죠. 다음주에는 덴파사르에서 예술 축제가 있어요."

자신은 영어를 잘 못한다고 소개했지만 그래도 아예 안 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연주를 정말 잘 들었다고- 그에게 다가가 말을 붙일 법 했지만,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나는 그저 멀리서 지켜보았다. 아마 후회할 것 같긴 했지만.... 다시 그의 연주를 라이브로 듣는 순간이 또 왔으면... 싶었다. 

Il Paradiso Ubud. 커피의 천국, 요가의 천국, 평화와 사랑이 담긴 구스떼자의 피리소리가 우붓의 하루를 마치 천국처럼 여기게 해주었다. 


+P.S. 발리를 떠나온지 3주가 다 되어가는데.... 블로그에 글 쓴다고 오랜만에 구스떼자의 음악을 들었더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눈물이 나왔다. 나도 내가 왜 우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기분 나쁜 일이 있을 때, 안 좋은 생각이 들때 구스 떼자의 음악을 떠올리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이게 바로 뮤직 테라피인가... 

발리여행을 하는 한, 구스 떼자의 음악을 한번 알아듣게 되면 거리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그의 음악이 발리여행의 흥과 멋을 북돋아 줄 것이다. 우붓에 간다면 수요일에 있는 그의 라이브 공연을 놓치지 않았음 한다. 추천 도장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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