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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자, 청춘!
똑똑똑. 혹시 계시나요? 묻고 싶은 마음을 삭힌 채 잠시 머물다 떠난 걸음. -2011년 5월, 전남 목포
날씨가 좋지 않아서 오늘 배가 운행하지 않나보다. 이 터미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굳이 휴일을 따로 지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비오는 날이 곧 쉬는 날일테니. (진짜 그런지 아닌지는 모른다. 그냥 내 생각.)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온 건물은 너무 휑휑했다. 2층 로비로 한 걸음 내딛자 바로 보이는 흐릿한 하늘과 시간이 멈춰있는 듯, 잠자고 있는 공기. 왼쪽 구석에 있는 화장실에서 남자 2명이 나오는 걸 보고는, 경계심에 멀찍이 떨어졌다가 결국은 무서워서 화장실 근처도 못 가보고 잰 걸음으로 건물을 빠져나왔다. 우. 으스스해. -2011년 5월, 전남, 목포 국제 여객선 터미널
한 낮의 빛에 지친 시력은 한 밤의 네온 사인에 취한다. 한 밤에 흐려진 거리를 걷는 기분. 지금 이 새벽이 꼭 그와 같은 감성. 글 좀 쓰려고 친구에게 얻어온 인디밴드 음악을 뒤적이다가 단 한번에 지금 내게 딱 맞는 음악을 고르다.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by 브로콜리 너마저 어제 퇴근 후, 차가운 카라멜 마끼아또가 미친 듯이 마시고 싶었지만 떡볶이와 순대를 먹었다. 그래서 기분이 이런가.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이 밤. 아놔 그냥 웃자.
다음부턴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또다시 욕심을 부렸다. 빛이 너무 많이 들어와 창백하게 현상 된 컷들이 한 두개가 아닌 적이 많아서, 다신 필름으로 시도하지 않겠다. 했거늘. 바람에 흔들리는 벚꽃을 보니, 내 마음도 흔들렸었나보다. dslr이나 사서 연습하자. (원본은 좀 더 밝은데, 포토샵으로 허접보정.-_-) -2011년 4월 봄날, 충남 공주
남들 벚꽃 만개한 사진 찍을 때, 난 안 찍겠노라 했지만. 동산 한 켠에서 미친듯이 바람이 불어와 흩날리던 벚꽃잎을 차마 외면하지 못했던. 벚꽃이 지기 시작했던 4월의 어느 날. 미지근한 사진 같지만 ... 이미 성큼 떠난 봄을 위하여. 뒷북 쿵 쿵 쿵 :) -2011년, 4월 봄날에, 충남 공주 (p.s. 사실 뭐라도 끄적이고 싶어서 포스팅. 봄은 핑계...? ㅋㅋ)
5월 7일 늦은 밤 동네 전철역 입구 iso 200 네가필름, 처음 써본 날. 나비공장 씽씽공장 1st 공연 보고 늦은 귀가. 꽃장수의 밤은 그 어느날보다도 길다. 5월 8일 아침 7시 9시간전과 같은 자리 오랜만에 고향 가는 날. 산뜻한 아침 기운 맞으며 시작한 하루, 꽃장수의 아침은 그 어느날보다도 부지런하다. 아. 모든게 완벽했다. 이때까지는. 체크카드를 잃어버리기 전까지는. ... (다음편에 계속)
일주일 전에 찍은 사진. 스캔 받은 사진을 확인하곤 혼자 키득키득 웃었다. 지금까지 보아온 어떤 이미지를 생각나게 하는데 딱 잘라서 표현하기가 어렵다. 일주일이랑 시간이 지난 터라 내가 왜 이렇게 구도를 잡았는지 까마득하고, 셔터를 누린 순간도 가물가물하다. 내가 카메라를 들이내니 웃어주신 건지 할머니 친구를 보며 웃으시는 건지 모르겠다. 글로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이 묘한 웃음을 담은 사진이 재밌어 또 혼자 키득키득 웃는다. 우리 할머니, 참 매력적이야.
프라도 미술관을 왔다갔다 한다며 지나가는 큰 길에서 (엄청 큰 길은 아니지만,) 어느 호텔 앞에 세워진 금빛 나는 곰을 보고는 난 행복했었지. 금빛이 아니라 구릿빛인가? 흠. 그냥 간지나게 금빛이라고 하자. 친구에게 기념사진을 부탁하고 네 옆에 섰더니, 긴장한 채로 그대로 찍혀버렸어. 친구한테 예쁘게 찍어달라고 하기엔 내 표정이 너무 실감나서 이 컷에 만족하기로 했지. 내가 봐도 어이없게 웃기거덩. 히죽. 금빛 곰. 솔직히 말하면, 넌 푸우보다 더 섹시해. 푸우 배는 임산부 같은데 넌 쓰리팩이잖앙. 근데 넌 왜 열 차례 자세로 이렇게 여기 달랑 홀로 서있는 이유가 뭘까. 달리 물어볼 사람도 없고. 무튼, 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미술관 가는 길은 더욱더 즐거웠지. 그런데 다음날에 말야. 50m 전방 45도..
인사동에서 갤러리 구경한 후, 집에 가는 길. 관광객들로 북적북적한 거리에서 한 아버지와 아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웃으며 장난을 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왜 그리 정답던지. 아이는 꼭 영화에서 현실로 튀어 나온 듯한 귀여운 인상을 지니고 있었다. 힐끔 바라보다가, 다가가서 사진 좀 찍어도 되겠냐며 부탁하니 흔쾌히 허락해주신다. 뷰파인더를 들여다보고 나서야 난 내가 실수했음을 깨달았다. 방금 전까지 웃던 아이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버린 것. 먼저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추어 사진을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담고 싶은 순간을 찍은 다음 상대방에게 예의를 표하는 것도 나쁜 건 아니겠구나. 내가 '사진 찍기' 에 대한 동의를 구한 사이 아까 본 '아버지와 아들' 만의 세계가 깨져 버린 것이다. 가끔..
오늘은 나들이 나오기 싫었던 건지 아니면 조금은 지친 건지 바닥에 앉아 있는 아이. 난 순간을 잡아내려는 마음이 급해 자세가 어정쩡했었고, 카메라에 장착된 필름은 실내에서는 불친절한 녀석이라 노출도 실패. 한 번의 셔터 누름. 단 한번의 순간. 선택할 수 있는 많은 프레임 중 그 순간 선택된 프레임에는 뭔가 낙아채가려는, 순간을 훔치는 듯한 나의 도둑 심보가 실려 있다. 서두름, 어정쩡함, 어색함과 빗나간 초점 모두. 뷰파인더로 아이를 짧은 순간 응시하곤 모른척, 휑 하니 가버렸다. 조금은 두려웠다. 아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미안한 마음에 외면했달까. 하지만 실제로 눈맞춤을 하지 않았던 게 지금도 뒷골이 땡긴다. 그냥 활짝 웃어주면서 인사나 할 걸. 수줍음, 부끄러움, 혹은 낯설음이 서로에게 상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