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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의 어느 호텔 앞 금빛 곰 본문

2008 방랑기

마드리드의 어느 호텔 앞 금빛 곰

Yildiz 2011. 5. 8. 01:13

프라도 미술관을 왔다갔다 한다며 지나가는 큰 길에서
(엄청 큰 길은 아니지만,)

어느 호텔 앞에 세워진 금빛 나는 곰을 보고는
난 행복했었지.

금빛이 아니라 구릿빛인가?
흠.
그냥 간지나게 금빛이라고 하자.



친구에게 기념사진을 부탁하고
네 옆에 섰더니,
긴장한 채로 그대로 찍혀버렸어.

친구한테 예쁘게 찍어달라고 하기엔
내 표정이 너무 실감나서 이 컷에 만족하기로 했지.
내가 봐도 어이없게 웃기거덩. 히죽.


금빛 곰.
솔직히 말하면,
넌 푸우보다 더 섹시해.
푸우 배는 임산부 같은데
넌 쓰리팩이잖앙.

근데 넌 왜 열 차례 자세로
이렇게
여기 달랑 홀로 서있는 이유가 뭘까.

달리 물어볼 사람도 없고.

무튼,
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미술관 가는 길은
더욱더 즐거웠지.

그런데 다음날에 말야.



50m 전방 45도 각도에서
너와 닮은 사람을 발견했지 뭐야!

완전 똑같아!!


기다렸어.
그가 네 곁에 가까이 오기를.



아저씨, 조금만 더.
곰에게 가까이 가주세요. 플리즈즈즈!



하지만..
그는 싸늘한 시선을
선그라스 너머로 내게 보냈지.

그새 눈치채다니.
보통 사람이 아닌게 분명해!




오우, 난 아저씨 찍는게 아니에요.
증명이라도 하듯, 난 그대로 우두커니 서있었지.

아,

기대했던 컷을 찍지 못했을때
댐이 무너지듯 아픈 가슴을
금빛 곰,
넌 알랑가 모를랑가.

아저씨와의 환상 커플샷.
그거 정말 죽여주는 한 장면이었을텐데.

그래, 곰.
사실 너도 무척 아쉽지?
그렇지?


-2008년 여름, 마드리드, 스페인



안녕하세요. 일디즈입니다. ㅎㅎ
마음같아서는... 밤을 새서라도 까미노 글을 마무리하고 포스팅까지 하고 싶은데.
몸 생각해서 일찍 숙면을 취해야겠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글로 포스팅 하나 하고,
이제 잠을 자려고...
자려고.... (쿨럭.)

모처럼 일찍 자겠거니 싶었는데.
벌써 새벽 한 시. 이럴수.

새벽의 한계를 넘어설수록
잠은 뒷전이 됩니다아.

낼 아침 일찍 오랜만에 고향집에 갈 생각이에요.
그래서 며칠간 컴퓨터 없이 오프라인 생활을. 킁.

다들 주말 잘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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