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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가 싫다. 본문

소소한 일상/수다쟁이

구두가 싫다.

Yildiz 2010. 3. 15. 21:59

항상 나 편한대로 입고, 운동화를 신고 지내다
구두를 부득이하게 신어야 했던 3월.

선물 받은 거나 마찬가지지만
길들여지지 않는 새 구두는
내게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했다.

아침마다 출근하려면, 버스 타러 나가고
지하철을 탄 다음,
환승역에 내려 갈아타기 위해서 걷는 걸음 걸음마다

이걸 그냥 버려?
홧김에 신경질난 것도 여러 번.

발 뒤꿈치는 까져서 대일밴드를 한동안 붙이고 다녔다.

나를 온갖 짓누르는 스트레스는
구두에서만 비롯되는 건 아니었다.

생각해보니,
새롭게 시작된 일 또한
길들여지지 않은 나를 하나의 틀에 맞춰간다는 것이
그렇게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었던 것이다.

운동화에 길들여진 발이 구두라는 틀에 맞춰져가는 것처럼...

다행히 지금은 구두를 신어도 뒤꿈치가 까지거나 아프지는 않다.
시간이 지나가다보니, 조금씩 조금씩
덜 투정을 부리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불편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지하철을 기다리는 와중에도
쉴 곳을 찾는다.
그 곳에 앉아 또각또각
여자의 하이힐 소리를 듣는다.

호곡, 저건 완전 킬힐.

존경스럽다.

난 죽어도 저런 굽의 구두는 신지 않을것이다.

요즘따라 구두를 신어서 그런지
원체 안 좋은 관절도 더 삐끄덕 대는 것같고,
무튼 심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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