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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엄마는 말한다. (feat. 딸에게 주는 레시피)

Yildiz 2015. 8. 1. 19:59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저자
유인경 지음
출판사
위즈덤경향 | 2014-03-03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딸아, 혼자 밥을 먹어도 혼자 일하지는 마라! 정글 같은 회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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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 딸에게 주는 레시피 by 공지영

 

2014년에 출간된 책,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는 내게 꽤 친숙한 책이었다. 작년에 서점에 갈 때마다 눈에 띄였기 때문이다. 표지의 사진이 눈길을 끌었고,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책을 손에 쥐어본건 1년이 지나서였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읽기에 그리 적합한 상황은 아니다. '출근'이라는 압박감이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는 자유인이다!'라고 외칠 만큼 심리적,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니 무언가의 압박감은 지니고 있다.

 

'출근' 해야 하는 직장이 없는 상태에서 이 책에 손을 집어 든 것은 '호기심' 때문이었다. 공지영 작가의 [딸에게 주는 레시피]를 읽고 나서 이북 체험판으로 다운 받아놓은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제목에 이끌렸기 때문이다. 공지영 작가의 글과 어떻게 다를지, 또 어떤 좋은 조언들이 이 책에 있을지 궁금했다. 마치 시험 공부를 할 때, 이것저것 한 눈 팔고 싶은 것들이 많아지듯이 말이다.

 

우선 두 엄마의 직업이 다르다. 공지영 작가의 에세이와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어서 구면이지만, '유인경' 작가는 초면이었다. 알고 보니, 기자 생활을 30년 넘게 꾸준히 해오고 방송출연도 하면서 가정도 지키느라 바쁜 생활을 하고 있는 언론인이었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가 '30년 직장 생활 노하우가 담긴 엄마의 다이어리' 이다.

 

두 사람의 전문 분야는 다르지만, 각자의 직업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다. 유인경 작가는 기사를 많이 써와서 그런지 문체라든지, 글의 구성이 자기계발서적인 느낌이 강했고, 공지영 작가는 '역시 베스트셀러 작가구나' 고개가 끄덕여질만큼 내용이나 글의 완성도가 여러번 읽어도 질리지 않을 그런 은은함이 묻어나왔다. 한 분야에서 잔뼈가 굵어진 사람들의 감출 수 없는 후광은 정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두 엄마 모두 토종 한국 사람이고, 같은 땅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딸'에게 주는 조언이란 크게 다를게 없었다.

 

 

- 인생은 원래 불공평한 것이다. 인생은 똑같은 선에서 함께 출발하는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다.

-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났을 재빨리 행동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단다.

- '감사하기 때문에 행복하다.'

 

 - 유인경,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 인생이 불공평하고 인생이 원래 행복으로 이루어진 금빛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순간, 인생길은 쉬워진다.

- 하지 못할 이유는 9999가지, 할 수 있는 이유는 딱 하나이지. '하면 되니까.'

- 하루 종일, 늘, 더욱! 감사하긴 힘드겠으니 대신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자마자 감사를 하자. 아주 구체적으로 다섯 가지를 꼭 하자.

 

 - 공지영, [딸에게 주는 레시피]

 

 

아무래도 유인경 작가의 책에서 직장 생활에 필요한 조언들이 많았지만 기본 골격은 비슷했다. 그런데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풉' 하고 반응하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이가 들면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되고 도저히 인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그래서 질투의 불꽃도 약해진다. .. 솔직히 아직도 책만 펴내면 베스트셀러가 되는 공지영 작가 때문에 배가 아프고…. "

 

- 유인경,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공지영 작가 책을 읽고 나서 유인경 작가 책을 읽는 중이라 이 문장에 시선이 확 꽂히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딸에게 주는 레시피] 에서 읽었던 구절이 저절로 떠올랐다.

 

... 그때가 내 인생에서 제일 힘들었어. 차를 타고 가다가 운전대를 확 꺾어 강물로 뛰어들고 싶었지. 아마 그때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때여서 가장 고통스러웠다는 생각이 들어. 이미 나는 소설가였지만, 소설가였을 뿐 아니라 출간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그러나 실제로 나는 돈 한 푼 써본 적 없이 그걸 다 고스란히 앗긴 빈털터리 이혼녀일 뿐이었단다.

 

 - 공지영, [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작가가 인생에서 제일 힘들었을 때를 이야기를 하면서 쓴 문장인데, 두 책에서 언급되는 부분을 비교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타인에 대해, 세상에 대해 볼 수 있는 것은 참 제한적이구나.'

 

'저 작가는 책만 내면 베스트셀러네?'

'저 사람은 돈이 참 많겠네?' 등

 

단편적인 사실로 우리는 누군가를 '정말' 잘 안다는 듯이 쉽게 말해오지 않나 싶다. 유인경 작가의 책을 먼저 읽었다면 나도 '맞아, 공지영 작가는 책만 내면 베스트셀러야.' 라고 넘겼을텐데, 공지영 작가 책을 읽고 그녀의 삶에 대해 조금 알게 되니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무튼, '질투심을 없는척 하지 말고 이용하자' 라는 글 꼭지에 나오는 부분이다.

 

 

" 무엇 때문에 샘이 나는지 정확히 분석하고 파악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습관처럼 부러운 것인지 혹은 아이의 어떤 점에 마음이 뒤틀리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질투심을 거꾸로 삶의 활력소로 만들라고 피터슨은 조언한다. 우리가 그토록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상대가 그걸 얻었는지 분석해보라는 것이다."

 

"라이벌은 네가 무너뜨릴 적군이 아니라 너의 에너지를 자극하는 존재로만 여겨라."

 

 - 유인경,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를 아는 것이 먼저.

 

직장에서 커리어 우먼으로서 경력을 쌓고 싶고, '성공'이란 타이틀을 성취하고 싶다면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의 조언들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사표'를 쓰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사표'를 내기 전 대처해야하는 '현명한' 방법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가 반면, '직장'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고, 숨막히는 듯이 느껴지는 사람은 다른 대체 직장을 찾지 못했다 하더라도 어찌어찌 자신의 살 길을 찾아 부단히 움직인다는 것도 알기에. '엄마'의 모든 조언이 모든 사람에게 꼭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커리어우먼으로서 경력을 쌓아오고, 성공한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책을 읽어온 '기자' 이기 때문에 유인경 작가의 책에는 여러 책에서 인용된 좋은 구절과 누군가의 성공한 사례들이 많이 실려있다. 수긍할만한 이야기들과 지혜로운 조언들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많았지만, 내가 곧이 곧대로 듣고 싶지 않는 그런 '엄마'의 이야기 - '술, 인생계획, 여자, 드라마' 등의 부분도 있어서서 내 생각을 더 정리해봐야했다.

 

예를 들면,

 

 

 ".. 그런데 엄마는 이제 생각이 달라졌다. 일부러 인생 경험을 다양하게 해보겠다며 년씩 휴학하고 세계일주를 떠나거나, 계속 전공을 바꾸어서 대학 대학 다니며 학사 학위 컬렉션을 하는 아니라면 인생을 느긋하게 관조하며 라이프 플랜을 여유롭게 짜보라고 권하고 싶다. "

 

 -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본문 중

 

 

'일부러 인생 경험을 다양하게 해보겠다며- ' 세계일주를 떠나는 것에 대해 작가가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학사 학위 컬렉션' 이라는 표현을 쓰며 우유부단하게 한 우물을 파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 작가가 회의적인 생각을 가진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인생 경험을 다양하게 해보겠다며' 세계일주를 떠날 수 있는 사람의 경제적, 시간적 여유에 대해 칭송할 것이고, 익숙함을 버리고 낯선 곳으로 떠나는 용기에 박수쳐줄 것이다. 꼭 안정된 직장에 빨리 취직해서 높은 자리를 차지해야하는 게 '낭비' 없는 인생이라 칭할 수 없는 것 같다.

 

'학사 학위 컬렉션' 이라는 표현이 무슨 도자기나 고급 취미의 '모음'이란 느낌이 들게 하는 단어이긴 한데.... 내 입장에선 그렇게 여러 학위를 딸 수 있을 만큼 경제적인 여유와 시간적 여유가 되는 사람이 부럽다. 정말 '할 일'이 없어서 이것저것 공부한다기 보단, 그 사람도 나름 자충우돌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건 아닐까. 학위가 학교에 돈만 낸다고 해서 저절로 얻을 수 있는게 아니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말이다.

 

'~ 하는게 아니라면, 엄마는 찬성이다.' '어머, 그건 안된다.' 라는 뉘앙스가 담긴 문장이랄까. 뭔가 조건을 걸어두는 작가의 조언에 찬성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외 몇 개 있었는데, 굳이 다 적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여기서 접는다.

 

 

 

#우리는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

 

책에서 읽는 글들이 "정답이고, 저것은 좀 아니다." 라고 판단하기 전에 나는 누구이고,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나는 무엇이 되고 싶어하는지. 스스로에 대한 판단과 가치관이 먼저 제대로 서야 한다는 걸, 유인경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종종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아는지. 말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알 수 없다고, 내가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는 것 같아 보여 회의적인 기분이 들더라도.

(지금 힘들다고 해서) 그렇게 흔들릴 것도, 그렇게 애태울 것도, 그렇게 못 배워서, 그렇게 아직 도달하지 못해서

그렇게 성공하지 못해서 스스로를 낮추어 보고, 업수이 여기면 안된다.

 

지금 살아있는 것에 대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감탄하고, 존중해야 한다.

오늘의 삶이 있기에 내일을 꿈꿀 수 있음을 감사하는 태도는 언제나 옳다. 

우리 모두는 늘,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으니까.

 

 

마무리는 공지영 작가의 글로.

 

 

삶은 자기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몫이다.

나는 네가 그렇게 살기 위해 오늘도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아.

그러니 작은 실수들, 많은 실패들, 끝나지 않은 시련들은 너를 성숙하게 만들려는 신의 섭리로 생각해보렴.

 

 - 공지영, [딸에게 주는 레시피] 중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국내도서
저자 : 유인경
출판 : 위즈덤경향 201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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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주는 레시피
국내도서
저자 : 공지영
출판 : 한겨레출판 201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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