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힘내자, 청춘!

[어른 공부] 어른 되기 연습 본문

책벌레/0.5배속

[어른 공부] 어른 되기 연습

Yildiz 2013. 7. 7. 21:36

 


어른 공부

저자
양순자 지음
출판사
시루 | 2012-07-06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살아서 죽는 연습을, 죽어서도 사는 연습을 하라!30년간 사형수...
가격비교

 

 

p. 23-24

 

결국 우리는 모두 사형수야. 오늘 이렇게 살아 있으니

오늘이 있을 뿐이요, 내일은 와봐야 오는 것이지.

 

내일 만나기로 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거야.

그러기에 나는 오늘 이 순간이 내 생애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살려고 해.

나는 되도록이며 약속은 하루에 하나만 잡아.

바쁘다고 적당히 지나치면 반드시 후회가 남기 마련이거든.

 

 

 

p.25

 

"또다시 그런 배부른 소리 하면 안 된다.

앞으론 몇 번씩 되씹어보고 말해라. 가슴에서 생각하고 나오는 말,

그런 말을 하자.

사람들은 너무 쉽게 인생의 끝을 말하더라.

사형수들은 '사형만 면하게 해주면 죽는 그날까지

살과 뼈가 가루가 되도록

좋은 일만 하다 가겠습니다.' 하고 간절하게 용서를 빌어.

그래도 집행장으로 가는 길밖에 없어.

우리는 살아 있음을 감사하자.

나는 사형수들을 만나면서 무엇이 정말 괴롭고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알게 되었어.

그러다 보니 어지간한 일로 괴롭다느니 힘들다느니 하는 말은 안 하게 되더라.

풀어서 풀릴 수 있는 것은 괴로움이 아니요,

참고 기다려서 해결되는 것이면 고통이 아니더라.

세상 살아가면서 곤란이 없기를 바라지 말자."


 

 

 

(2013년 5월 2일의 일기)

 


예전보다 늙어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피부도 예전 같지 않는 것 같고. 눈 밑의 다크 서클과 함께 나잇살이 조금씩 먹는 건지
눈 가에 주름과 함께 쳐지는듯 하거든.

사람은 원래, 나이를 먹어가는 것을 막을 수 없거늘.
내가 바꿀 수 없는 일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억울해하면서 불만 한 가득 품고 있으니
마음 속에 즐거움이 생길리가 있나.

오히려 불만 한 가득 품은 찡그린 얼굴이 나를 내 나이보다 더 늙게 만드는 건지도 몰라.
그래서, 사실은 말야.
요즘 거울 보기도 좀 겁나.

원래 사람은 하루하루 변하고 달라지는게 당연하지 않아?
스스로 변하고 싶어 하면서도 변화하는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 두려워하고 있는 모습.
정말 하릴 없고나.

몇 주 전이었던가.
주말이었던 같아. 구본형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인터넷 검색 순위를 보고는 너무 놀랐었지.
작년에 한겨레 신문사에서 있었던 구본형 선생님 강의를 들으러 갔을 때만 해도, 

어디 편찮으시다는 얘기를 들어보지도 못했고, 굉장히 건강해보이셨거든.

 

그런데 폐암으로 돌아가셨다니... 굉장히 놀랐었어.

 

갑작스런 일은 아니었겠지만

적어도 라디오 방송으로 나오는 선생님의 음성을 듣고,

서점에서 가까이 얻을 수 있는 책에서 그 분의 존재를 느껴와서 그런지.

늘 그 자리에 계실 거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

 

가까이에서 꾸준히 구본형 선생님을 뵈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지 못한 그런 이별이라서

내심 속으로 충격이 컸지.

매일 새벽에 같은 시간에 일어나 글을 쓰시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도우시던,

존경스런 삶을 살아가시던  그 분이 작고하셨다니.

 

그럼 나의 끝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지.

 


대학생 때 양순자 할머니의 책 '인생 9단' 을 읽은 적이 있어. 
할머니께서 구구절절 풀어내주시는 이야기 보따리를 읽은 듯한 기분이 들었었고,

 

이것저것 재지 말고 반창고 같은 사랑을 하라는 말씀,

남들을 부러워만 하지 말고, 내가 더 나아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게 하라는 말씀이

지금도 문득문득 생각나곤 해.


이번에 '어른 공부' 책을 읽으면서, 요즘 불평불만을 얼굴 한 가득, 입 안 한 가득 품고 다니던 내 모습을 조금은 반성하고 있달까.

 

 며칠간 무표정의 얼굴을 하고 다녔다고 이렇게 굳어져있는지도 모르겠어.

사실, 기쁘게, 행복하게 수업하고 지내고 일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 마음부터 시작하겠지만.

 왜 이렇게 혼자 마음이 꽁해있고, 풀려고 하지 않는 걸까. 이 고집쟁이, 아주 똥고집. 못말린다. 증말.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돼.
나의 몸과, 나의 심장과 나의 시간들.
나의 눈들과 나의 손가락, 나의 머리카락들. 
그동안 30년 가까이 이렇게 살아왔다는게 신기하지 않냐.

 

당연히 자동차도 오랫동안 쓰면 닳고 닳아서 고물이 되듯이,
사람 장기들 또한 다를바 있겠나. 그렇게 매일 같이 쉼 없이 쓰이고, 쓰여지고 있는데, 
언젠가는 고장나기도 하고.

 

사람이 죽는건, 자기가 가야할 때가 되어서, 그건 하나님과의 약속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어.
내가 가야할 때는 언제일까.
사형수들은 교도소 안에서, 매일 같이 죽을 날이 언제일지를 몰라 두려움에 떨면서 살아가는데,
교도소 밖의 우리도 . 사실은 언젠가 세상을 떠날 사람들인데, 영원히 사는 것처럼 행동하며 살고 있지.

 


근데 갑자기 내가 죽어버리면, 내 인생은 정말 뭐,... 인걸까.
묘비명에 남길 만한 글은 뭐가 있을까? 

내게 주어진 하루가, 내일 단 하루 뿐이라면 난 무엇을 할까?

 

높은 곳에 올라가서 바람을 맞으며 도시를 내려다보거나, 조용한 절에 가서 기도를 하고 싶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누구에게 나눠주라고 글을 쓸테고.

 
몇주간.. 특히 3,4월 바쁘게 지내고 스트레스 심하게 받느라 얼굴에 웃음도 많이 살아지고, 즐거움도 많이 잃어버린 것 같지만. 그래도 이런 내 모습을 인정하고, 조금은 웃어보일 수 있다는 것에.

스스로 못난 부분을 찾느라 혈안이 된 와중에 재밌는 것을 찾아낼 수 있다는 거.

정말 못된 성격은 아닌거구나, 싶다.

 


목표도 세워보고, 소박한 목표들도. 조금씩 세워서, 그것들을 해내볼래.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
적어도, 내가 기대하는 내 모습을 절대로 못한다고 무시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자 한다면.
난 내 자신이 너무도 좋을 거고, 스스로를 좋아하는 것 때문에 행복하겠지.

여행을 다녀와서 좋은 것은, 그 장소가 좋아서라기 보단,
그곳에 가 있는 내 존재가 너무도 만족스럽기 때문에 그랬던 거야. 그렇지 않을까?

얼마나 남아있을지 알지 못하는 삶.

 

행복하려고 노력하고, 행복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나쁜 일도 아니고, 

절대로 미뤄서는 절대로 안되는 일이지.


내일이 아니라. 오늘,
지금 당장. 더 행복하자. 

 

 

 


 

 

2013년... 어느새 절반이 지났다.

7월달임에도 불구하고, 일기를 쓰거나 날짜를 써야할 때 '7' 보단 '6'을 쓰려고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손이 움찔거리는 날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2013년 상반기를 어떻게 살아왔나 - 그동안 쓴 일기장을 뒤적이며 읽어보다가

온갖 투정과 불만과 두려움과 걱정으로 너덜너덜한 공책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지금 보면 어떻게든 지내온 일들인데,

내가 너무 과하게 괴로워하진 않았나 싶은거다.

 

엄살도 팔자다.

하지만 고칠 수 있는 팔자겠지?

 

난 내가 나이를 먹어가고 있으니,

나름 '어른' 이라고 생각하며 행동했던 것 같은데

진짜 '어른' 스럽지는 못했던 것 같다.

 

삶의 순간순간을 살아내는 방법은

글을 읽는다고 해서 바로 배워지는 게 아니라 그런지

자꾸 책을 들여다보고, 하면서

행복을 선택하는 습관이 필요한 것 같다.

 

 

'세상 살아가는데 곤란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라는 양순자 할머니의 말씀처럼

아무 일도 없이, 힘든 일 없이 세상을 거저 공짜로 살아갈 마음일랑

터무니 없는 욕심임을 알고 비워내야 할 것 같다.

 

오히려 '힘' 들어가는 삶이

'힘' 을 낼 수 있기에 건강한 것이고

복받은 것이라고,

힘내면서 지금 순간을 만들어가고 있으니

더없이 좋은 일이라는 것을. 살아있음을 증명하는게 아니겠냐는

그런 생각을

 

요즘 하고 산다.

 

남은 2013년도 으쌰으쌰해서 잘 살아봐야지.

2013년 12월 말에 나를 다시 돌아봤을 때,

그때는 좀. 어른스러워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매일 어른 되기 연습을 해야겠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