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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자, 청춘!
[까미노 이야기 14] 순례 13일째, 언덕 위에 홀로 서서① 본문
진흙탕 길을 지나 그 곳으로 2008년 6월 5일 목요일
오늘은 특별한 곳에 묵기 위해서 꼭 서둘러야만 한다! 그 특별한 곳이란, Hontanas 에 이르기 전에 있는 San bol. 이 곳은 히피가 운영하는 순례자 숙소로, 집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시설은 좋지 않지만 음식이 좋다는 말에 혹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집시 문화'를 경험해보고 싶다. 정원수를 살펴보니 30명도 아니고 12명 정도만 수용가능하다. 그리 큰 알베르게는 아닌 모양이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까미노 순례의 여정이므로, 꼭 놓치지 않으리라!!
불끈 다짐을 하고 간밤에 일찍 잠을 청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일찍 눈이 띄여진 새벽.
주섬주섬 챙겨서 밖으로 나오니, 밤의 기운이 아직 다 가시지 않아 어둠침침하다. 나 말고 몇몇의 순례자 또한 이른 새벽부터 순례길에 오르려 준비가 한창이다. 간밤에 비가 내렸는지 축축한 공기를 가로질러 어제 미리 봐둔 길을 따라 하루의 여정을 시작한다. 미리 길을 알아둔 게 정말 잘한 일인 것 같다.
차츰 날이 밝았지만, 하늘을 올려다 보니 오늘은 햇볕이 나올 것 같지 않다. 금방이라도 쏟아 내릴 것 같은 무거운 대기.
한참 길을 가다 '내가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 건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까미노 표지와 그라피티를 발견했다.
오른쪽으론 강줄기가 흐르고, 그 옆엔 기나긴 나무들이 정렬하게 서서 자라고 있다.
정갈하게 가지런히 자라는 나무를 보면 항상 기분이 좋다. 그래서 한장 찰칵!
논밭인지 뭔지, 풀들이 무성히 자라있는 길을 가다가, 예상치않게 큰 물 웅덩이가 만들어져서 지나가기 힘들었다. 그래서 앞서 가던 사람들은 다시 길을 되돌아 가던 거였구나.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다가, 생각보다 깊어서 어쩔 수 없이 길을 되돌아가 없는 길을 위태롭게 타고 타고 올라 도로 위로 왔다. 휴.
새벽부터 쉬지 않고 걸어 마침내 다다른 마을은 참 '구세주' 격이다. 마침 문이 열린 바가 있어서, 들어가 화장실을 이용하고 도넛을 하나 사 입에 물었다. San bol 로 가기 위해선 서둘러야 하니 한가하게 바에서 먹을 겨를이 없다! 입에 아구아구 넣어 밖으로 나왔다. 도로를 건너 마을을 가로지르는 까미노로 들어섰다.
마을 입구에 있는 큰 기념비가 인상적이다.
스페인과 포루트갈, 순례자의 길이 한 눈에 보이는 이 돌덩어리.
잠시 멈춰서서, 나는 어디에 있는지 살펴본다. ㅎㅅㅎ
작은 마을을 다 지나기 전에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그라뇽, 또산또스에서, 그리고 맨 처음에는 나헤라에서 만났던 프랑스 아주머니!!
(또산또스에서 파에야 만드는걸 도왔던 아주머니 ^^;)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 어떠신지 안부를 물었다.
늘 떠나지 않는 해맑은 미소를 간직하고 계시는 아주머니. 밝게 웃으시며 아는 척을 해주셨다.
그리곤 손에 들고 있는 자켓을 내게 보여주며, 내 것이냐고 물으셨다.
"제껀 아니에요."
순례자의 옷임을 확신하셨던 건지,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서 몇 시간동안 갖고 걸으시는 것 같다.
한 손에는 이름 모를 순례자의 것이라 생각되는 자켓 그리고 지팡이. 작은 체구와 비록 무게는 당신의 몸무게의 1/4~1/5 정도겠지만 부피는 3배되어 보이는 배낭. 그리고 비가 내릴 것만 같은 날씨 탓에 안 벗고 그냥 입고 다니시는 초록색 판쵸우의.
음, 참 매력적인 아주머니셔. (컥.)
자기 짐 챙기는 것도 힘들 텐데, 자켓 주인을 찾아주려고 하다니. 과연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엔 순례자의 자켓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라면, (귀찮아서) 그냥 길에 놓고 갈 성 싶은데, 이 아주머니는 끝까지 들고 가실 생각이신가 보다. 어디, 자켓은 과연 주인을 만날 수 있을까?! (전에 어떤 순례자가 파란색 바지를 들고 다니며 주인을 찾아주려다가, 결국엔 길 한 구석에 놓고 간 것을 내가 다음날 아침에 발견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난 벌써부터 희망을 버리고 있는 것 같다.)
작은 체구의 프랑스 아주머니. 또산또스 알베르게에서 얼핏 보았을 때, 내 배낭보다 더 큰 배낭에, 짐을 마구 넣으셨던 장면이 생각난다. 어깨 위로 쏙 올라온 배낭이 우비에 덮혀 있는 걸 보니 마치 누군가 엎어 탄 듯한 모습인 것 같기도 하고, 깜찍한 아이템 흰 색 토시는 한 때 유행했던 한국의 가수 그룹, 핑클을 생각나게 했으니.
그저 혼자서 몰래 낄낄 웃으며 사진을 찍는다.
그나저나, 아주머니 참 잘 걸으신다. 언제나 보고 또 보아도 반가운 순례자의 길 표지.
저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자켓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걸으시는 걸까.
설마 주인을 찾아 줄 수 있을까. 싶었던 것도 잠시
앞서 걷던 부부를 뒤따라 인사를 건네며, 혹시 자켓을 잃어버리지 않았냐고 묻는 아주머니.
'설마 자켓이 저 분들 것이겠어?' 속으로 생각했는데, 설마가 사람 잡았다.
아침에 길을 가다 자켓을 깜빡하시고 걸으셨... 다고 하는 걸까? 자세한 정황을 알아들을 순 없지만, 잃어버린줄도 모른 채 걷고 계신 와중에 누군가 자신의 자켓을 찾아다 준 것 같다.
예상치 못한 선물에 부부는 아주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내가 찾아준 것도 아닌데, 기분이 좋다.
몇 분전까지만 해도, '주인 찾기는 힘들거야~' 노래를 불렀던 나지만,
나라면 포기하고 그냥 놓아버렸을 것을, 아주머니는 혹시 모를 누군가를 위해서 쓴 마음 씀씀이가 나를 기분 좋게 했다.
길을 걷다 나무 기둥에 칠해진 노란색 표지와 등산화 하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거기에 매달린 여러가지 잡동사니또한.
순례자의 길에서 등산화는 순례자를 상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누군가 필요 없어서 나무에 매달아놓고 버려두고 간건지, 아니면 순례길을 상징하는 표식으로 장식해논 것인지 알 순 없지만
앞서가던 프랑스 아주머니나 나나 이것을 발견하곤 재밌어한다.
오늘은 날씨가 흐리지만, 걷는 길 상태는 최고로 좋다!
정말 도보 여행을 하기엔 딱 맞는 길.
인위적으로 지어진 건축물 하나 없이 자연발생적으로 난 풀들, 끝없이 펼쳐진 들판을 바라보며 걷는 기분은 썩 좋다. 다만 아무리 걷고 요리보고 저리보아도, 화장실이 없으니... 다행히 물을 많이 마시지 않아 화장실 갈 일이 없었으니 다행!
생전 안 와본 곳을, 안전하게 목적지로 안내 받는 다는 건 행운이다.
'친절한' 순례자의 길.
(하지만, 예외인 경우도 있다는 거. 100% 절대적으로 안전한 것은 아니다~~ 궁금하시면 나중 이야기 참고 하셔용! >_ <!!)
지도도 없고, 가이드도 없는 데, 믿을 만한 구석이 있다는 게 참 다행.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이런 생각도 해보았다. 누군가 순례길 방향을 장난으로 잘 못 표시해볼 법도 한데, 뭐 그런게 없는걸 보면, 순례자의 길 여정은 지속적인 '관리대상' 인 것 같다.
하긴, 순례자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지금의 호황을 보면,
인위적으로 세워진 이정표 뿐만 아니라, 이미 앞서간 사람들 그리고 내 뒤로 오고 있는 사람들 또한 잠재적인 '길잡이' 라는 생각에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게 까미노 길의 매력인 것 같다.
그리고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현지인들 또한 구원의 천사! 현지인에게 스페인어로 길게 묻지 않고 "Camino?" 라고 짧게 물어도 다들 알아 듣고 친절히 방향을 알려 준다. = )
아침부터 rush, rush~ 한 탓에 거의 선두로 걷는 터라 길 위에 사람들이 많지 않다.
혼자 걸으려니, 조금은 적적한 기분이 들어 프랑스 아주머니와 보폭을 맞춰서 걸으려 했으나.
힘.들.다.
워낙 잘 걸으시는 아주머니의 뒷꽁무니만 쫓아다닌다. 킁!
나도 '잘 걷는다' 고 한 소리 듣는 사람이지만, 아주머니는 나보다 훨씬 더 잘 걸으시는 것 같다. 작은 고추가 맴다더니. 이건 서양에서도 통하는 속담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사실 오른쪽 발목에 통증이 있어, 무리해서 걸으면 안 된다. 프랑스 아주머니와 나 사이에 간격이 벌어지지만, 아주 멀어지지는 않는다.
아주머니도 혼자 걸으시는 게 적적하신지, 가끔 뒤를 돌아보며 내가 얼마나 떨어져있는지 확인하신다.
무척이나 한적하고 평화로운 이 길.
인적 드문 이 곳에서 순례자를 맞이하는 건 몇 쌍의 새들. 그리고 그들의 울음소리.
새 울음소리가 아름다웠던 지, 프랑스 아주머니, 잠시 멈춰서서 사진을 찍고 계신다.
저기 있는 새가 보이냐며, 새 울음 소리를 따라하신다.
나도 잠시 멈춰서서,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공들을 사진에 담는다.
아기자기하고 깜찍한 아주머니의 감성은 나헤라에서 처음 봤을 때, 아주머니의 노란색 파자마를 보고 이미 알아봤어야 했다.
소녀적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아주머니.
새, 참새.. 울음소리... 생각하다 보니 또다시 에디트 피아프가 떠오른다. (에디트 피아프가 작은 참새... 라는 뜻이라고 영화에서 본 것 같아요. ^^; )
까미노 초반에 프랑스 소녀를 만나 한 곡 요청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아주머니에게 한번 요청해볼까나?
아주머니께서 영어를 못하시고, 나는 불어를 못하니, 어찌 얘기를 해야할까 하다가
어차피 에디트 피아프는 가수 대명사나 마찬가지니 이름만 거론 하면 상관없고,
Sing 을 못 알아들으시면 노래하는 척 바디 랭귀지 쓰면 되는 거고.
약간 염려되는 건, 한국인의 발음이 행여 낯설어 못 알아들을까봐, 나름 혀를 굴리고 되지도 않는 코울림 소리를 내어 "에디트 피아프" 를 말해본다.
노래하는 시늉을 하니깐 아하~ 그제서야 알겠다는 아주머니.
내가 알고 있는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는 ONLY 3개. '장밋빛 인생' , '후회하지 않아' , '사랑의 찬가' .
영화 '라비앙 로즈' 에서 에디트 피아프의 삶과 함께 웅장하게 극장 가득 울려퍼지던 대표적인 3곡만 알고 있다. 힛.
허밍으로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를 따라 부르자, 아주머니는 가사를 한참 생각하시다가, 당신이 잘 부르실 줄 아는 곡을 택해 불러주신다.
이걸 동영상으로 찍어, 말어 순간 고민 하다 그냥 순간을 즐기기로 한다.
아주머니의 목소리는 아까 듣던 새소리 마냥 아름답다!
먼 나라에서 온 소녀(?)에게 한 곡 근사하게 뽑아주시는 아주머니.
내가 아이처럼 좋아하자, 다른 곡도 불러주시겠단다.
나는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는 3곡 밖에 모르니, 아주머니께서 부르시는 곡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파리의 길거리에서 듣고 싶었던 에디트 피아프의 곡을 순례길에서 듣게 되다니, 이거 참 영광이다.
소녀의 작은 간청에도 열창해주신 아주머니께,
내가 아는 유일한 불어 몇 마디 해본다.
"메르시 보꾸!"
활짝 웃으시는 아주머니.
끝없이 이어진 풀들의 행렬과 저 멀리 있는 산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끼는 내 작은 존재.
참, 세상은 넓고, 넓구나.
저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가파른 경사만 아니면 좋을런만,
요렇게 보면 활 시위 같고, 저렇게 보면 갈매기 같고, 또 어찌보면 뱀 모양 같이 나 있는 길.
그리고 그 길을 따라 작은 마을이 보인다. 훤히 내다보이는 길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다행히 경사가 급한 내리막 길이 아니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릴 일 없겠다.
열심히, 묵묵히 걷고 걸어, 마을에 거의 다다랐을 쯤,
뒤를 한번 돌아본다.
아까 내려다 봤던 이 길위에 서 있는 지금,
방금 전에 내가 서 있던 길은 여기서 어떻게 보일까?
벌써 이만큼이나 왔네.
위에서 보는 경치나 아래에서 바라보는 경치나, 모두 아름답다.
카메라 줌을 해서 다시 길 위를 살펴보니, 드문드문 위치해 걷고 있는 순례자들이 보인다.
이크.
지금 내 눈엔 모두들 San bol 로 향하는 이들로 보인다. 서둘러야 겠군. Hurry up!!
그렇지만 이왕 마을에 온 거, 가게에 들러서 화장실이나 가야겠다 싶어 눈에 보이는 가게에 들어갔다. 먼저 온 순례자가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어서 잠시 기다려야 했다.
이 가게에선 간편한 먹을거리와 샌드위치에 넣을 만한 하몬, 치즈등을 팔고 있었다.
하몬과 치즈를 우리나라 정육점에서처럼 냉동고에 보관해놓고, 유리창에 보이도록 하여 전시되어 있는데, 이걸 통째로 사먹어야 하는건지 어떻게 사 먹는 건지 몰라 빵은 쨈에다가만 먹었었다.
근데 마침 어떤 순례자가 치즈를 사려고 하고 있다.
어떻게 사나 보자. 뒤에서 힐끔힐끔 관찰한 결과,
여자는 8장의 슬라이드 치즈를 주문했고, 주인 아저씨는 한 덩어리의 치즈를 기계를 이용하여 반듯하고 얇게 잘랐다!
오호라! 치즈를 통째로 살 필요가 없구나! 저렇게 사면 되는 거네!
좋은 거 하나 배웠다. 괜히 겁먹었었네. ;)
화장실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가게 벽에 걸린 게시판을 보니 한국인 순례자가 보낸 엽서 한 장이 눈에 띈다. 그리고 이 가게를 다녀간 순례자들이 보낸 엽서들, 알베르게 광고, 신문 스크랩지 등 가운데에 퇴계 이황 선생님도 한 자리 차지하고 계신다.
먼 타국에서 선생님을 뵙다니, 영광입니다. 허허 ; )
"이게 우리나라 돈이야!"
라고 말하면서 자랑하고 싶은데,
자랑할 만한 아는 사람이 없다는게 아쉽다.
절친 찾은 것 마냥 '혼자' 좋아라 했다.
화장실을 이용한 다음, 버터와 잼을 사고 크리덴시알에 스탬프를 찍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이제 다시 본격적으로 길을 걷기 전에, 아침부터 신경쓰이던 발목의 통증 신경 쓰여서 길가에 자리를 골라 앉았다.
배낭을 바닥에 내려 놓고, 등산화를 벗고, 양말도 벗은 다음
유일한 나의 처방약, 맨소래담을 꺼내서 발과 발목을 마사지한다.
맨소래담의 향긋한 냄새가 뼈 사이 마디마디에 퍼지는 기분.
참 싸~ 하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 가에 앉아 맨발을 훤히 드러내고 약을 바르는 모습을 보곤,
지나가던 순례자가 묻는다.
"너 괜찮니?"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새 것인 게 팍팍 티났던 등산화는 시큼한 발냄새가 날 정도로 더러워졌고, 험난했던 여정을 짐작케 하는 상처와 굳어진 흙덩이로 뒤범벅. 그러는 사이 내 두 발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는지, 초반만큼 발목이 아프진 않지만, 가끔은 말썽이다.
왼쪽 발에 났던 몇 개의 물집은 성질대로 쿵쿵 짓밟고 다녀서 커지기도 전에 제대로 싹을 죽였다. 새끼손톱도 안되는 아주 작은 물집이었다. 그 후론 이젠 물집도 생기지 않는다! 야호!
발바닥에 난 물집을 치료하느라, 매일 같이 약품을 꺼내 이리 저리 발바닥을 살피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 발바닥은 타고 났나...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타고난' 여행자의 발바닥?
그야말로 내츄럴. 흐흐흐.
아참참참,
나에게는 맨소래담 이외에 하나의 약품이 더 있다.
바로, 베이비 파우더!
작년에 국토 대장정을 할 때, 사람들이 땀띠를 방지하고, 또 마찰이 잦은 발바닥의 열을 식히고, 물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틈날 때마다 너도나도 발바닥에 뿌렸던 하얀색 고운 가루.
혹시나 순례길에 도움이 될까 해서 챙겨왔다. 처음엔 잘 안써져서 그냥 버릴까 했는데, 요새는 아주 자~알 쓰고 있다. 아침에 길을 걷기 전에 워밍업으로 발에다가 뿌려준다.
고운 가루가 고루고루 입혀진 내 발은 등산양말 속에서 한 결 숨쉬기 가벼워진 듯한 기분처럼
산뜻하달까.
지친 순례자의 발바닥에 활력소, 베이비 파우더.
자, 이젠 움직여야지!
히피가 운영하는 알베르게에 가기 위하여! 길을 나선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안녕하세요!!!!!!! 거북이 걸음 중인 일디즈입니다! 히히. 하루치 여행기 완성이 안되어서, 반 딱 짤라서 올립니다. 약간의 "완벽주의자 따라하기" 증상이 있어서, 가끔 '쉽게 하자' 스스로를 달래느라, 글 쓰는 시간 보다 마음 추스리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네요.ㅎㅎTo be continue 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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