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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자, 청춘!
[까미노 이야기 13] 순례 12일째, 부르고스에 도착하다! 본문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며
거대한 대성당이 있는 부르고스! 2008년 6월 4일 수요일
이른 아침... 헤르만은 부시럭 거리더니 6시 무렵에 배낭을 훌딱 챙기고는 나갔다. 같은 방에 있는 순례자들도 하나둘씩 일어나 떠날 준비를 한다. 아... 난 좀 더 자고 싶은데... 일단 아침에 누군가에 의해 단잠이 방해를 받게 되면, 더이상 꿀같은 잠은 찾아오지 않는다. 침낭 속에서 몸을 좀 더 데피다가, 30분 정도 지나서야 나도 어슬렁어슬렁 떠날 준비를 한다.
'아, 오늘은 부르고스에 가는 구나!' 설레임과 함께 시작하는 하루.
다음 마을로 가기 위해 산을 올라가다가 떠오르는 해를 마주한다.
눈부신 해를 바라보며, 새벽 공기를 눅눅하게 녹이는 햇살을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차가운 공기를 가로질러 내게 오는 그의 열기.
차가운 마음을 따스하게 녹인다.
아침 이슬이 햇살에 비쳐 반짝반짝 빛난다.
양떼들은 아직도 자는지 서로 서로의 털에 부대끼며 서 있다.
고요한 세상을 깨치며 일어나는 아침의 시간.
참... 평화롭다.
대지의 저편 너머에서 솟아오르듯 떠오르는 태양과 그를 맞이하는 자연이 정말 아름답다.
해를 정면으로 오래 쳐다봐서 눈 감으면 보라색 점이 여기저기 오락가락한다.
생의 또다른 하루를 맞이하는 경건한 의식과 같은 일출은 늘 새롭다.
우리가 쳐다보는 건 같은 태양이지만, 어째 매일매일이 다르게 느껴진다.
매일매일이 다른 우리네의 삶과 같이.
이렇게 날이 밝아오는 내내 걷지 않다보니, Atapuerca에서 출발한 순례자들은 이미 모두 다 지나가고, 나 혼자 덩그러니 남았다.
까미노 순례의 초반과는 달리 이제는 서두르는 것보다
현재의 순간을 최대한 즐기면서 걷는게 나의 까미노 지론이 되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서두르다가 중요한 걸 놓치고 나서 후회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야 말로 삶에 대한 최고의 예우다.
산 너머 반대편으로 오니 그림자가 제법 대지에 드리워져있다.
저 아래 마을이 보인다.
떠오르는 해를 뒤로 하고 걷기 때문에 오전 동안에는 내 그림자를 보며 걷는다.
그림자의 방향은 때론 '내가 길을 잘 가고 있나?' 라는 질문에 답이 되기도 한다.
비록 나는 길 위에 혼자 있지만,
산뜻한 아침 공기와 아직까지는 약간 쌀쌀한 바람
그리고 앞서 간 순례자들의 발자국, 모두 나의 벗이다.
그래서
외롭지는 않다.
조용하고
아늑하고
평화롭다.
그리고,
이 길위에
있어
참 행복하다.
고된 순례 여정에 지친 순례자를 코믹하게 그려진 벽화. '부르고스' 방향을 가리키는 낡은 표지 아침부터 기분이 상쾌하다. 쌍쾌한 표정, 찰칵!
나를 보자, 카메라 포즈를 취하는 마놀로 부부. =)
마을의 어떤 집 한쪽 벽에 순례자를 묘사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내가 이 곳에 도착하자, 스페인 부부는 기념 촬영을 마치고 막 길을 나서는 중이었다.
마을에 문이 열린 Bar 가 있어서 스탬프나 하나 찍어볼까 싶어 들어갔다, 아까 봤던 스페인 부부가 날 보더니 이 곳 스탬프가 예쁘다며 찍어가라고 하신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꽤 괜찮은 모양의 스탬프다. 아싸, 하나 건졌다~
Bar 에서 쉬지 않고 다시 길을 나섰다.
이 마을에서 생전 못 보던 어마어마한 크기의 기둥을 몇 개 발견했다. 감탄하며 사진을 찍고 있는 나를, 그 스페인부부가 보더니 뭐라 말씀하셨다. 내가 못 알아들으니까 남편분께서 바디 랭귀지로 표현해주셨다. 대강 이런 뜻인 것 같다.
'갈리시아 지방에는 더 큰 나무 들이 많다' , '이건 그렇게 큰 게 아니야' 라는 말씀.
나는 그저 웃음으로 답해드렸다.
'뭐든 신기할 따름이에요!' 라고... 대답하고 싶은데, 스페인어로는 뭐라 해야하나... -ㅅ -a
부르고스로 가는 길은 3가지가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나는 오직 한 길만 발견했을 따름이고, 이 길은 부르고스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와 공업단지를 걷게했다. 정갈하게 늘어뜨려진 길을 한없이 걷자니 지루하고 금방 지치게 된다. 어쩌다 이 길을 선택한 걸까.... 어서 빨리 이 길의 끝이 났으면 좋겠는데, 끝이 보이지 않으니 원!
그러다, 우연히 뻬뻬 할아버지를 만났다! 할아버지를 놓칠새라, 나는 뻬뻬 할아버지와 보폭을 비슷하게 걸으며 뒤쳐지지 않으려 했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서 그렇다할 대화가 오가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론 누군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는 것 같다. 부르고스로 가는 갈림길이 몇 갈래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이미 모두 지나갔는지... 길 위엔 우리 외에 다른 순례자가 보이지 않는다.
어느 정도 갔을까? 할아버지가 당신은 좀 쉬고 가겠단다. 혼자 가기가 약간은 겁나기도 해서 할아버지와 함께 잠깐 쉬기로 한다. 그런데 마침 길을 가는 두 명의 순례자를 발견했다.
한 눈에 딱, 척 봐도 마놀로 부부다. 히히.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할아버지와 나도 다시 걸을 준비를 한다.
이 지루한 길은 언제쯤 끝나런지...
조금 더ㅡ 더ㅡ 가다 보니, 저 멀리서 건물이 보이고, 신호등, 길 가의 광고판 등이 보인다. 이젠 부르고스에 다 왔나보다!
"아, 우리 부르고스에 다 온건가요?" 를 짤막한 단어로, "Aqui, Burgos?" (여기, 부르고스?) 라고 물었더니,
뻬뻬 할아버지 왈,
"No, no, ?? km... 불라불라"
아직도 몇 km 가 더 남았다니! Km 수만 들어도 기가 빠진다. 에혀.
아... 어서 부르고스 대성당이 보이면 좋겠다. ㅠㅠ
오늘 뻬뻬 할아버지와 함께 걷지 않았다면, 부르고스까지 길 잃지 않고 잘 찾아오기 힘들었을 것 같다. 넓은 도시에서 노란색 표지를 찾아서 길을 걷는 게 쉽지 않을텐데, 뻬뻬할아버지 덕분에 다행히도 넓은 부르고스 외곽에서 중심부로 길을 헤매지 않고 잘 도달할 수 있었다.
부르고스에 들어서서 맨 처음 보는 성당. 기념 삼아, 호기심에 한 번 들어가보고 싶은 충동이 인다.
별로 볼 거 없다는 시늉을 하는 마놀로 부부.
그래도 성당 안이 궁금해서 들어갔다왔다.
뒤에서 사진만 한 장 찍고는, 금방 나왔다.
길 가의 벽에 칠해진 그라피티가 재밌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아파트만 봐도, 부르고스는 지금까지 보던 마을과는 차원이 다르게 어마어마하게 큰 규모의 도시인가 보다.
마놀로 부부가 지나갈때까지 기다렸다가 순간을 잡았다.
마놀로씨는 사진 찍히시는게 쑥스러우신가보다 ㅎㅎ
바람에 나부껴대는 빨래들, 순간 바람에 의해 어디론가 날아가 지나가는 행인 머리에 덥쑥 내려앉는 상상을 해본다.
뒤에서 걸어 오는 마놀로 부부, 뻬뻬 할아버지를 멈춰세웠다.
뻬뻬 할아버지와 마놀로 부부
"Foto, Foto!!"
"Uno, Dos, Tres!" (하나, 둘, 셋!)
부르고스 대성당까지는 아직 멀었나? 오랫동안 도심을 걸어서 그런지 너무 피로하다.
그러던 중 발견한 피자헛! 다국적 기업을 전적으로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낯선 곳에서 친구를 만났듯한 기분이 든달까나.
(하지만, 진실은.... 다국적 기업이 제대로 일상에 파고 들어 사람들을 세뇌시킨 결과라 할 수 있겠죠... ;( )
이 성당을 보곤, 여기가 대성당이러니 싶었는데, 대성당은 "Muy grande(무지 크다)" 라고 말씀하시는 뻬뻬 할아버지. 도대체 얼마나 크길래 그럴까나.
지금 지나치는 이 곳은 꽤 오래되어 보이는데,,, 보수 공사 때문에 가까이 가지 못했다.
말을 탄 채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요기 계시는 분은 누구시길래.
알수가 없어서ㅡ 증거자료로 찍어왔다. 래미콘 차가 뒤에 있어서 조금 배경이 아쉽다.
바로 옆에 성당이 있길래 한번 들어갔다왔다.
성당 밖을 나와서 조그만 다리를 건넌다.
사자 장식이 인상깊다.
신세계에 온 듯이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걷는다. 마침 어떤 가게에 부르고스 시내를 한 눈에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
(사실 부르고스 성당 주변을 중심으로 찍은 거라, 부르고스 시내 전부라고 말할 순 없다. )
이런 건 내가 찍을 수 없기에 실례 좀 하겠습니다. ; )
가운데 저 성당이 부르고스 대 성당인가부다!! 억, 소리를 내며 입이 쫙 벌어진다. 세상에, 세상에!! 이제 얼마 안 있음 성당에 도착하겠지? 가슴이 더욱더 설레어진다.
조금만 기다리렴. 내가 간다!
길 한가운데 중세시대 사람 둘의 형상이 세워져 있는게 흥미로워 사진을 찍는데,
마침 반대방향으로 어떤 사람이 지나갔다.
그래서 흥미로운 구도의 사진을 얻게 되었다. 나름 므흣 ㅎㅎㅎㅎ
시내 외곽쪽의 아파트들과 달리, 정말, 깔.끔 그 자체의 건물들이 나란히 서있다.
외관이 보여주는 고급스러움에 기가 눌린다. 으흑.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누른 사진. 내 그림자 반쪽과 바닥에 무수한 껌들이 찍혔다.
유럽사람들도 껌을 뱃는구나. 훗.
코너를 돌고 돌아 부르고스 대성당을 발견한건, 바로 그때.
아래에 넓은 광장이 보이면서 탑의 끝부분과 함께 드러난 성당의 일부분.
오~~~와~~~!! 이건 정말이지. 사진으로 못 담겠다.
그저 눈으로 놀라운 광경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여기가 바로 부르고스 대성당이란 말이지!
어마어마하다. 아직 기운이 남아있다면, 성당을 구경하고 알베르게를 찾아볼 법도 하지만,
지금은 그럴 여력이 없다. ㅠㅅ ㅠ;; 먼저 알베르게를 찾고 나서 다시 와야지.
'알베르게 찾아 삼만리' 하려고 하는데, 동양인 2명이 앞에서 머뭇거린다.
한국사람인지, 일본사람인지 알 수 없어서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먼저 내게 다가와 말을 거시는 이 분들. 알고보니 한국인이셨다. 이분들도 알베르게를 찾는 중이라서 합류해서 걸었다. 알베르게가 어딨는지 몰라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가다가,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어라, 이 사람은 Belorado 에 가는 길에 만났던 스위스 순례자! 뜻밖의 만남에 정말 반가웠다! 지금 부르고스에 도착했냐고 물으니, 이제 떠난다고 대답하는 이 사람.
"지금부터 걷는다고요??"
거의 2시 무렵이라, 해가 지글지글 대지를 태울 시간인데.
어제 40km 정도 걸어서 부르고스에 도착했고, 오늘은 시내 좀 돌아보다가 지금 출발한다고 답했다. 이런 속도로 걷는다면은, 앞으로 다시 만나보기가 힘들 것 같다.
"스위스에 올 일이 있으면 연락해!"
하하. 여보세요, 연락처도 안가르쳐줬으면서, 무슨 스위스에 오면 연락하란 말씀이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YES!." 웃으며 대답해줬다.
아쉬운 김에 사진 한 장 남겼다.
물어물어 도착한 부르고스 알베르게. 묻지 않으면 찾기 힘든 곳에 있었다. 공원처럼 생긴 곳에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크리덴시알에 스탬프를 받고, 방으로 들어가니, 헤르만이 보인다. 또 만났네! 인사를 하고, 루이스도 발견! 마가렛은 내 침대 바로 밑에 자리를 잡았다.
박진석 부부님을 만나, 마트로 가기로 했다.
큰 마트를 가는데에도 30분을 넘게 걸었다. 도시가 넓으니, 오늘은 하루종일 걸어다녀야 할 판이다. 공원 같은 곳을 지나는데, 높이 자란 나무들과 곳곳의 조각과 분수, 건출물들이 멋졌다.
알베르게로 돌아와서 오랜만에 집에 전화하려고 했을 때 생긴 일이다. 어떤 한 여자애가 전화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몇 분을 기다려도, 꼼짝않는 프랑스 걸. 오래 걸릴 것 같아 방에 갔다가 다시 왔는데도 여전히 통화중이시다.
내가 기다리고 있는 걸 몰랐던 걸까, 10분이 넘어서야, 전화 쓸거냐고 물어보는 이 여자.
2분만 더 기다리란다.
그리고 전화를 끊고 나서 나한테, "전화를 쓰려면 말 했어야지" 라고 말하는데
참 꼴불견이다.
자기 안방 전화기인냥 물고 늘어지는 에티켓은 어디서 배웠길래. 대화할 가치도 없다, 퉷
박진석 부부님께서 카메라를 다시 구입해야하기에, 스페인어를 조금 할 줄 아는 루이스에게 도와줄 수 있는 지 부탁해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짧은 스페인어 몇 단어로 대충 루이스에게 의사전달을 하고, 이 참에 대성당을 보러 갈 겸, 오늘 만난 한국인 남자 2분과 부부님, 루이스, 나 이렇게 시내 구경에 나섰다.
가로수가 참 특이하다. 가지런히 심어져 있는 나무. 이름은 모르겠다~
오...! 이건 아까 못 봤던 건데, 거대한 아치다.
좋은 구도를 잡아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하도 사람들이 지나다녀서, 대강 찍었다.
아치를 보니 이 곳이 얼마나 부흥했던 곳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아치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아까 봤던 성당의 반대편으로 나왔다.
대성당을 구경하러 모인 사람들로 붐비는 광장. 여기저기 까페 테라스가 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오늘은 성당 관광은 끝났다는 공지가 밖에 붙여져 있다. 털썩.
이대로 못 보게 되는건가? 허거덩.
이대로 그냥 가기는 아쉽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성당의 어느 문을 밀자, 열려있길래 한 번 들어가본다.
나를 보고 나가라고 할까봐 조마조마 마음을 졸이면서, 구경하는 대성당 안. Atapuerca - Cardeñuela de Río Pico - Orbaneja - Villafría - Gamonal - Burgos = 21.4km
지금까지와는 다른 성당의 내부는 새삼 충격적이었달까. (뭐 충격까지야 받았겠냐만은...)
이제까지 봐온 성당 내부는 대부분 어두컴컴한데, 이 곳은 하얀색으로 치장되어있다. 높은 천장까지 쳐다보는 데 목이 빠질 지경이다. 어떤 미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아무나 들어갈 순 없나보다. 내가 볼 수 있는 적당한 선까지 보고는 일행들을 찾으러 밖으로 나왔다.
오... 아쉽게도 전부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기대했던 곳에 들어갔다 나왔으니 억울해 죽을 일은 없겠다. 이 곳에 대한 역사적인 지식을 알고 있었다면, 좀 더 뜻깊은 관찰을 했을텐데. 모르는게 너무 많아 그냥 지나치게 되는 것들이 참 아쉽지말입니다. 흑.
상점이 늘어선 거리에서 일행들을 찾았다. 카메라 상점에 부부님과 루이스를 발견하고는 나는 주변에 있는 기념품 가게를 기웃거리며 엽서를 골랐다.
그리고 귀여운 양을 발견하곤 기념 사진 한장 부탁했다.
(성당을 두고 기념사진 찍는 대신, 이런것에 함께 사진을 담다니, 나도 참... )
알베르게로 돌아오는 길에, 부부님께서 우리들에게 음료 한잔씩 사주셨다. 감사합니다~!
저녁은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다, 알베르게의 호스피탈로가 근처의 대학에 있는 식당이 싸다고 해서 한번 찾아갔다.
참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 이런 곳이 대학이라니. 나름 분위기 있다. +_ +; 대학 식당을 찾아 들어갔더니, 이미 끝나고 정리된 상태. 어떻게 할까 하다가, 가까운 Bar 를 찾아갔다. 5유로짜리 메뉴가 있어서 다들 사진을 보고 하나씩 골랐다.
나는 항상 음료를 꼴라까오(코코아)로. ㅎㅎ
스페인의 마트에 가면 요거트 4개짜리 한 묶음이나 2묶음. 때로는 하나만 달랑 살 수 있지만, 우유의 경우 큰 팩으로 판다. 바나나우유, 커피우유, 딸기우유가 만연하는 우리나라와 다른 유제품 판매 유형... 그래서 값싸게 우유를 먹고 싶지만, 혼자서 반나절만에 소화하기 힘든 양이 버거워 항상 바에서 코코아로 대신하게 되었다.
오늘은 부르고스까지 21km 걸었다지만... 부르고스 시내를 돌아다닌 건 모두 2km 정도 더 쳐야하지 않을까? 힘들구려...
산티아고의 길을 걷는게 오늘은 12일째, 내일은 13일째. 어느새 2주정도 걷는 샘이 된다.
세상에. 벌써! 시간 참 빠르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낯선 땅에서 이렇게 살아간다는게, 하루하루가 새롭고, 길을 따라 걷다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는 친구도 있고, 새롭게 사귀는 친구들도 있어서 참 좋다.
내일은 어떤 일이 생길까? 기대되고 설레인다.
길이 주어진 대로, 내 발걸음이 따라가는 대로 가다보면 무언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만나게 되겠지?
아참, 노라는 어디있을까? 어제, 오늘 노라를 한 번도 볼 수가 없었다. 지금쯤이면 부르고스에 왔을 텐데, 걱정된다. 중간에 대학교 합격 통보를 받게 되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노라.
혹시나 집에 돌아가게 된다면, 그전에 작별인사라도 제대로 하고 헤어지면 좋을텐데.
그리고 마르코스는 어디 있을까? 보고 싶다, 마르코스. 다시 만날 수 있을 런지...
오늘의 코스~
오늘의 지출!
숙소 3유로, 전화 1.3유로, 코코아 0.4유로, 슈퍼 5.57유로, 저녁 5유로, 엽서 1.3유로 = 16.57유로
오늘의 스탬프 >_ <!
Orbanega 마을 Bar 에서
부르고스 알베르게
안녕하세요, 일디즈 입니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올리게 되네요. 약간 게으른 탓도 있고, 바쁜 탓도 있어서 블로그를 관리를 잘 안하다 보니 글쓰는 법도 까먹게 되나 봅니다. +ㅅ +; 부르고스는 사정없이 그냥 통과해야할 도시가 아니라 두루 구경해야할 풍부한 문화유산들이 널려있는 곳이라네요., 대성당만 해도 모두 제대로 보는데 6시간이나 걸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10분만에 일부분만 봤으니...(ㅉㅉ...) 내용적인 면에서 부르고스에 대해 많이 전달하지 못 한게 아쉽네요. 또 대성당을 사진에 담기가 어렵다고, 그냥 눈으로만 담아가자, 라고 생각하고는 건질 만한 좋은 사진을 못 찍은게 좀 후회가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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