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힘내자, 청춘!

[까미노 이야기 12] 순례 11일째, 길 위의 아름다움에 취하다 본문

까미노, 그 길을 걷다

[까미노 이야기 12] 순례 11일째, 길 위의 아름다움에 취하다

Yildiz 2009. 5. 31. 13:12


황금색 들판이 너울너울 2008년 6월 3일 화요일

어제 빨아논 양말이 당연히 안 말랐을 거라 생각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는데, 지난 밤에 호스피탈로가 순례자들의 빨래들을 한 데 모아 난로 가까이에 놓고 뽀송뽀송하게 말려놓은 것을발견했다. 이렇게 감사할 수가. 정말 감사하다고 호스피탈로에게 인사를 한 후에, 적은 돈이라도 기부해야겠다 싶어서 기부함에 동전 몇개 넣고 왔다. 아차차, 그러고보니 그라뇽에서 기부한다는게 깜빡하고 그냥 왔다. 음... 뭐 그곳에 묵는 사람들은 많이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저기 산 중턱에, 어제 방문했던 예배당이 보인다.


흰 비닐 봉지에 양식을 넣고 가는 마놀로 부부를 만났다.
그리고 그라뇽에서 만났던 마가렛을 만나 인사했다. 마가렛 뒤로는 메르시 보꾸 아주머니도 오신다.

반갑게 인사하는 마가렛 =)




구름이 걷힌 자리에 아침해가 얼굴을 내비친다. 그래, 이젠 비 좀 그만요. 부탁해요.


구름 사이사이로 곳곳에 햇빛이 쏟아진다. 아~ 오늘은 날씨가 맑으려나보다! 



모처럼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라, 아침부터 열심히 사진을 찍어댄다.


뭐 하던 곳이었을까나. 궁금했지만 아무 표지판도 없어서 그저 지나쳤다.



한적한 시골 길을 지나 고속도로 가를 걷게 되었다. 큰 트럭이 지나다니는 아스팔트 위에 순례자들이 한 줄로 걸어나간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Bar가 바로 보였다. 휴식을 취하는 순례자들이 몇몇 보인다. 여기서 쉴까 하다가 그냥 앞으로 계속 걷는다.
길을 따라 따라 가니, 산에 오르는 길이다. 생각보다 계속 되는 오르막길이라 지친다.

나무가 울창한 길을 따라 걷다 문득 하늘을 올려보니, 머리 위에 있는 구름이 참 예쁘다.



어느 정도 올라 산 아래 전망이 훤히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건너편에 커다란 장벽처럼 보이는 높은 산들이 있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 차 있어, 밝게 보이지 않았지만, 산 정상에 듬성듬성 위치한 소용돌이 모양의 구름이 신기할 따름이다.


시커멓게 보이는 산. 한 눈에 보이는 자연. 그 웅장함을 맛보는 기분이다.

프랑스 부부인데, 항상 남편 분은 훨씬 앞질러 가고, 아내 분은 뒤따라가는 - 스페인 마놀로 부부 와는 정반대의 패턴으로 걷는 - 분들이 계시다. 예전엔 그냥 인사만 하고 지나쳤는데, 남편 분을 길에서 만났다. 키 크고 브라질에서 온 친구는 어디갔냐고 물어보신다. 음... 저도 모르겠어요. ㅠㅠ 남편분은 자기 페이스 대로 또 앞질러 가고, 몇 분이 지나서 부인 분께서 뒤로 오신다.

남편분은 이미 앞질러 가고, 뒤따라가는 프랑스 부인.


그리고 반갑게 인사해주는 '메르시 보꾸' 아주머니도 뒤따라 오신다.

봉쥬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저 멀리까지 보인다. 여기까지 오느라 지쳤기에 걸음을 멈추고 배낭을 내려놓는다.


무슨 사연이 있어서 세워진 비석 같은데 연유는 모르겠다.

('이 곳은 1936년 시민전쟁때 암살당한 사람의 시체가 버려졌던 자리'라는 글을 책에서 찾았다. 그러고 보면, 편히 쉴 자리는 아니었는데. 조금은 오싹해진다. ;( )

이 곳에 앉아 쉬면서 지나가는 순례자들을 구경했다. 몇몇은 나와 같이 이 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쉬고, 혼자 온 어떤 여성은 내게 초콜렛을 조금 나눠주었다.

오늘 걷는 코스엔 마을과 마을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편이라, 알베르게가 만원이 되서 어디서 묵을 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걸음걸이가 느긋하다.

어서 산 길이 끝났으면 하고 바랐지만, 끝나려면 아직 멀었나보다. 흑흑... 


오전에 지나온 숲길과 달리 참... 황폐해보인다. 무슨 흔적들일까? 길을 정돈하려고 공사를 했나? 무얼 한건진 몰라도. 이 황폐한 길에 앞을 봐도 뒤를 봐도 함께 걸을 순례자 한 명 안 보인다. 아까는 그리도 순례자들이 많이 지나가더니... 이미 다들 지나갔나보다. 윽...
저 코너를 돌아서는 무엇이 있을런지. 괴기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 곳을 어서 지나고 싶다.


'검은 숲' 이라고 표현 하면  딱 맞을 것 같다. 이상한 오로라가 느껴진다. 으흐흐...
내가 너무 예민한걸까. 혼자 지나가기가 무섭다... 
그치만... 지금은 아무도 이 길에 없는 걸.
혼자 이 곳에 서서 기다리는 것도 무섭기도 하다. 왠지 모를 두려움...
배낭을 매고 뛰기는 무리고, 최대한 빨리 걸어서 통과해야지.

빽빽히 들어선 나무 사이 사이엔 누가 살고 있으려나? 혹시 뭔가 튀어나올까 싶어 경계를 하면서 걸었다. 조금 어질했지만, 너무 두려워하는 내 기분 탓이었을지도 모른다. 내 앞에 가는 순례자라도 있었음 좋았을런만!!


숲 길을 거의 통과할 즈음. 훨씬 앞선 거리에 낯익은 순례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일심동체. 스페인 커플이다. 좀 더 속도를 내서 그들을 따라잡았다.  
휴... 이제서야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마을 가까이에 들어섰는지, 벤치에 앉아 쉬는 순례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까 그 검은 숲과는 전혀 다른 공기다. 순간 느끼는 편안함.
내가 갖고 있는 '알베르게 정보' 에는 이 곳의 알베르게가 최악이라고 적혀있다.
그래서 여기는 그냥 건너 뛸 생각이다. 알베르게는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산 길을 따라 걷다가 마주친 이 성당의 건물은 너무도 멋지다.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문이 굳게 닫혀있어 구경 못한게 아쉬웠다. 나도 다른 순례자들처럼 쉬다 가려고 바에 갔다. 놀랍게도,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분들이 계신다!
바로 박진순, 신경희 부부님! 몇 일전 나헤라에서 같이 밥 해먹고는 오랜만에 뵙는다.
다시 못 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또 마주치니 서로서로 반가웠다. 그동안 못 했던 얘기들도 나누고, 어르신들께선 다른 길로 오느라,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거라며 말씀하셨다.
어르신께서 내게 '꼴라까오'(코코아) 한잔 사주셨다. 항상 얻어먹기만 하는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한편으론 챙겨주셔서 참 감사하다. Bar에 스탬프가 있길래 모양을 한번 살펴보니, 내가 정말 마음에 들어한 이 곳 성당 건물이 정교하게 고스란히 박혀있다.
스탬프를 잘 찍고 싶어서 꾹 눌러 찍었지만, 조금 희미하게 나온 부분이 있다. ;;  그래도 이 작고 허름한 바에 정말 잘 만들어진 스탬프를 발견했다는게 기분이 좋다.

나보다 일찍 오신 부부님은 먼저 길을 떠나시고, 나는 좀 더 쉬고 나서 다시 길을 나선다.

까미노 순례 초반에는 뜨거운 낮의 태양을 피하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 재빨리 걸어 알베르게에 도착했는데, 이젠 제법 뜨거운 오후의 태양 아래서 걷는 나날들이 많아진다. 날이 제법 더워지고 있어서 배낭에 넣어둔 요거트가 예전과 달리 금방 데펴진다. 
더위 속에서 걷기 위해서는 너무 무리해서도 안 되고 너무 느려서도 안되는 것 같다. 너무 무리하면 제 풀에 지쳐 쓰러질 테고, 너무 느리게 걸으면 뜨거운 태양에 몸이 녹아내릴테니깐.


이윽고 눈 앞에 펼쳐지는 언덕의 길. 
순간의 망설임 없이, 반해버렸다.




무척 아름다워, 몇 장이고 사진을 찍어댄다.


좀 전에 앞서간 순례자 한 둘은 이미 나를 앞질러 가고, 길 위에 다시 혼자가 되었다.
앞 뒤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다. 이렇게 길 위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 데도.


순간에 지나치기엔 너무 아쉬운 곳이기에 이 곳에서만큼은 천천히 걷는다.
길 가에 핀 작은 꽃들과 저 멀리 솟아있는 산, 길 위에 듬성듬성 자리한 나무들을 눈과 마음에 새기면서. 그리고 카메라 메모리카드에도.








구름 사이로 듬성듬성 보이는 하늘이며, 구불구불하게 났지만 걷기 편한 길이며, 맑은 공기는 나를 너무도 행복하게 만든다.

평화로움을 맛보는 순간들.

아까 전의 검은 숲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 곳.
하룻동안 천국과 지옥을 지나는 기분이다. ^. ^




 

그렇게 금방 지나치기 아쉬운 길을 지나 마을에 가까이 왔다.



시골마을이라그런지 마을이 참 조용하다. 산티아고까지 518km 남았다는 표지판을 발견했다.다. 500km 의 긴 길이는 상상이 잘 안 된다. 얼마나 먼 길인지... 사실 내겐 산티아고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오늘 가야 할 곳까지 얼마나 남았는지가 중요할 뿐.

산티아고까지 518km


이 마을 이름은 Agés. 친숙하다 했는데, 영어로 '나이' 라는 뜻의 단어. 영어로는 '에이쥐' 라고 읽지만, 스페인어로는 '아게스' 라고 읽는다. 스페인어의 뜻은 모르겠다. ; )


이 마을에서 다음 마을 Atapuerca 까지는 2.5km 남짓 남았다. 뭐 한 시간도 안 되서 거뜬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얏호.


빨간색 기와로 덮힌 지붕이 인상적이다. 마치 우리나라 시골집과 같은 분위기가 난다.
마을에 특별히 볼 게 없는 것 같아서, 길을 재촉해 걷는다.



Atapuerca 까지 가는 길. 너른 들판을 가로질러 아스팔트 길이 나 있다. Burgos 를 지나면 메세타 지역에 들어서는데, 그 곳은 지금 지나왔던 길들과 달리 평지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고 한다.

그동안 길을 걸으면서, 너른 들판을 많이 보긴 했지만, 오늘같이 바람과 함께 춤추는 들판을 보는 건 처음이다.

뒤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먼저 내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
연두색의 무수한 풀들의 머리를 한번씩 쓰다듬으며 저 멀리 지평선 너머에 있을 풀에게 달려나아간다.


바람 소리. 바람에 풀들이 사각사각 흔들리는 소리. 그리고 조용한 공기를 가르는 내 입에서 연신 쏟아져나오는 감탄사.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나의 짧은 마디.  



아름다운 순간을 내 눈과 마음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그리고 이 길 위에 서 있을 수 있음을 감사해한다.
용기를 내서 떠나오지 않았으면 놓쳤을,
상상조차 못 했을 이런 생애 아름다운 순간을 마주하고 있어서. 

길 위에 더 오래 머물고 싶지만, 아스팔트 길 위에 한 없이 서있자니 몸이 금방 지친다. 등 뒤에 있는 배낭도 배낭이고, 머리 위에 쏟아내리는 태양도 가던 길을 가서 쉬라고 내게 속삭인다.



Atapuerca 마을의 시작을 나타내는 표지판에 선사시대 사람이 그려져있다. 이 곳엔 선사유적이 있다고 한다. 


보폭을 천천히 하며, 바람에 살랑살랑 움직이는 들판을 바라보며 걷는다. 넓게 펼쳐진 길 위에서 행복함에 무한히 솟아오른다. 천천히 걸어왔지만, 그래도 아쉬운 길이라 다시 한번 뒤돌아 사진을 찍는다.



여기도 조그마한 마을인지라 인적이 드물다. 바닥에 표시된 노란색 화살표를 따라 알베르게를 찾아갔다. 숙박비가 조금 더 저렴한 알베르게에 묵으려다가 문이 닫혀있길래 길 가에 있는 다른 알베르게로 왔다. 그런데, 아니 이 사람이 왜 여기에 있나?! 루이스가 웃옷을 벗고 똥배를 쑥 내민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원래대로 라면 훨씬 더 가서 쉬고 있어야 할 사람이 왜 여기에 있지?

발이 아파서 조금만 걸었다고 대답하는 루이스. =)  
하하, 여튼, 다시 만나서 반갑소!

새로 지었는지 깔끔한 알베르게. 넓은 건 아닌데, 좁은 공간에 아기자기하게 있을건 다 있다. 부엌, 세탁실, 샤워실, 몇 개의 방과 방 안에 4개의 이층 침대.

박진순 부부님을 만나 마을의 슈퍼에 가서 내일 먹을 식량을 사고, 저녁식사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함께 먹기로 했다.

오늘은 햇빛이 잘 드는 날이라, 모처럼 등산화에 묻은 흙을 물로 씻겨주고 햇볕 잘 드는 곳에 말렸다.

알베르게 부엌에서 혼자 식사를 하는 순례자가 있어, 적적할까봐 말을 걸었다. 나와 같은 방에서 묵는 미국 여성이다. 이름은 아이린. 이번 순례길은 두 번째란다.

"내가 이번 휴가를 까미노에서 보낼 거라고 하니까 친구들이 모두 미쳤다고 했어. 거기를 또 가냐면서. 이해를 못 하더라고."

그래, 까미노는 와 본 사람만이 알지. 자기가 편하게 느끼는 곳을 가는 데 뭐라고 할 건 뭐냐면서 맞장구를 쳐줬다.

아이린은 내게 첫 번째 까미노에서 만난 프랑스 친구에게 대해 얘기해주었다. 
"그는 더 이상 까미노에 오고 싶어하지 않더라고. 첫 까미노와 같은 '까미노'는 생애 더 이상은 없을 거라면서 말이지."  

나는 먼저 앞서간 친구, 마르코스에 대해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 친구와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 했는데 이대로 못 보는게 슬프다고 얘기했더니, 아이린이 내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까미노 길에 있는 한, 넌 그를 만날 수 있을거야. 길 위에 있는 한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어. 언제 만날지는 예측할 순 없지만. "

"과연 그게 가능할까? 그가 미리 앞서가서 순례를 끝내고 포르투갈로 여행을 떠났으면 어쩌지? "

불가능할거야. 나는 고개를 저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야." 어깨를 으쓱이는 아이린.


아이린과 대화를 마치고는, 방에 들어가 루이스를 찾았다. 저녁에 뭘 먹을 거냐며 루이스에게 물어보고는, 함께 식사를 하지 않겠냐며 초대를 했다. 그렇게 해서 함께 간 마을의 레스토랑. 넓은데, 조용했다. 루이스가 스페인어를 좀 할 줄 알아서 루이스의 도움으로 메뉴에서 요리를 시켰다.
루이스와 박진순 부부님은 처음 대화를 나누는 거라, 이것저것 궁금한게 많아 물어보셨다.
나헤라에서 루이스가 숭늉을 그냥 버렸던 게 생각나서 피식 웃었다. 그때 박진순 님께서 약간 화가 나셨었는데. 히히.

배가 엄청 고팠는지, 메인 요리를 두 번이나 먹는 루이스. 게다가 후식으로 커피를 두 잔이나 마셨다. 와... 에스프레소를 저녁에 두 잔이나 마시다니.

"저녁에 잠을 잘 수 있겠어?"
"No, Problem!"
겨우 조금 마셨다며 말하는 루이스.
나는 똥배 시늉을 내며 루이스를 놀렸다.

박진순, 신경희 님과 루이스


오랜만에 생선이 먹고 싶어서 시켰더니... 뼈가 발라진 '명태전' 같은게 나왔다. 계란 옷 입혀져 나온 생선살. 이게 뭐야. ㅠ_ ㅠ...

식당에서 나오는 루이스



즐거웠던 식사를 마치고, 알베르게로 돌아오니 한 방에 묵는 사람들이 한 데 모여 잠잘 준비를 하는 중이다. 유쾌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방.
루이스, 아이린, 그리고 독일에서 온 헤르만 아저씨.

"너 잠잘 때 코 골아?"
"아니요~"
"누가 'bomber(폭격기)' 인지 두고 보겠어!"
심하게 코고는 사람을 'bomber'라고 표현하며 장난기 어린 말투로 선포하는 헤르만.
루이스는 한 술 더 떠서 'bomber' 흉내를 낸다.

"난 내일 6시에 일어나서 걸을거야."
"부르고스에는 묶을 곳이 많을 텐데, 서두를 필요는 없잖아요?"

그래도 일찍 일어나서 빨리 가야 한다고 대답하는 헤르만.
뭐, 자기 좋을 대로 길 걷는 거니깐.

잠 들기 전, 오후에 아이린과 했던 얘기가 생각났다. 마르코스는 지금 어디쯤 있을까? 아이린의 말처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100% 확신할 순 없지만, 아이린이 일러준대로 길이 만들어 주는 운명을 한번 믿어봐야겠다. 오늘 생각지도 못했던 루이스를 이 곳에서 만났으니. 앞으로 있을 일은 내가 알 수 있는게 아니지. 그저 주어진 길을 따라 걸어나갈 수 밖에.

내일은 부르고스에 간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성당이 있는 곳. 
부르고스는 어떤 곳일까?


오늘의 코스 >_  <!!

Tosantos - Villafranca Montes de Oca - San Juan de Ortega - Agés - Atapuerca = 25.4 km


오늘의 지출

 

숙소 7유로, 슈퍼 2.38유로, 까페 2.4유로, 저녁 10유로 = 21.78유로

오늘 받은 스탬프!

산 후안 오르떼가 Bar의 스탬프 아따뿌에르까 알베르게 스탬프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가슴 아픈 한 주를 보냈네요. 님 가신 곳에선 평안히 글을 쓰고, 책도 읽으셨으면...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