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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0.5배속

[맑고 향기롭게] 매일매일이 새롭고 신비로운 삶

Yildiz 2012. 2. 26. 15:15

맑고향기롭게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법정 (조화로운삶,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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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태백여행(블로그 글 : 있는 그대로, 운명을 사랑하기) 갔다가 꿈에서 추천받은 책,
법정 스님의 <맑고 향기롭게>

도서관에서 냉큼 빌려보았다. 대학생 때부터 법정 스님 글을 즐겨 읽곤 했는데, <일기일회>를 읽은 후로 거의 1년 만에 보는 법정 스님의 책.

오랜만에 읽으니 좋고, 그동안의 내 모습을 글에 비추어 돌아보니 좋고.
책 중간에 읽어내리다가 가슴 깊이 박히는 구절.



우리는 지금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에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세상에 영원한 존재는 그 누구에게도, 그 어디에도 없다. 모두가 한 때일 뿐이다.
살아있을 때 이웃과 따뜻한 가슴을 나누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의 자리를 잃지 않고 사람 된 도리를 지켜갈 수 있다.
-p.105



여행 다녀와서 절절히 깨닫고 느낀 점이 책 안에 고스란히 있으니,
여행 다녀오길 잘 했고, 책을 읽기 잘한 것 같다.

스님께선 가끔 불필요한 것은 그때 그때 태우셨다는 구절을 읽으면서
나도 더이상 보지 않는 예전의 기록들과 너저분한 것들을 어서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난 참 잘 못 버리는 사람이다.
간혹가다 한꺼번에 버릴 순 있어도, 하나씩 뭔가를 버리고자 할 때 꼭 못 버리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

그래도 매일매일 하나씩 버린다는 생각으로 주변을 정리해야겠지.

책에서 좋은 구절을 간간이 노트에 배낀 후, 어쩌다 페이지를 넘기다가 다시 법정 스님의 글을 봤을 때
글에서 힘이 느껴졌다.
이미 세상을 떠나셨지만, 글로서 당신의 생생한 육성을 고스란히 남기셨으니.

맑고 향기롭게, 삶을 살다가신 스님의 글을 읽을 수 있으니 참 좋고,
두고두고 보며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지혜를 전해주시니
참 감사하다.

1년에 적어도 한번, 두번.
스님의 책을 가까이 하면서 이 신비로운 삶을
감사히 여기며 살아가야지.


(이하 책에서 배낀 좋은 구절들..)

비슷비슷한 되풀이 속에서 수많은 날들을 살아가고 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삶에 반복은 없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그때 그때 단 한번뿐인 새로운 삶이다.
이 한번뿐인 새로운 삶을 아무렇게나 내동댕이칠 수가 없다.
삶에는 이유도 해석도 붙일 수 없다.
삶은 그저 살아야 하는 것. 경험해야 할 것. 그리고 누려야할 것들로 채워진다.
부질없는 생각으로 소중하고 신비로운 삶을 낭비하지 말 일이다.
머리로 따지는 생각을 버리고 전 존재로 뛰어들어 살아갈 일이다.
-p.152


미루는 일은 곧 게으른 타성.
어차피 손수 해야할 일이라면 더 미룰 것 없이 생각이 난 김에 이내 해치워야 한다.
그 일이 그날 하루 몫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미루는 일은 아침 이슬처럼 신선한 삶에 얼룩이 지는 것과 같다.
-p.175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p.195


웃음을 선사할 줄 모르는 정치는 향기 없는 꽃이나 마찬가지다. 웃어야 일이 풀리고 복이 온다.
-p.211


어디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날 때 그것은 우주의 큰 생명력이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찬바람에 낙엽이 뒹구는 것도 우주 생명력의 한 부분이 낙엽이 되어 뒹굴고 있는 것이다.
-p.218


세상일이란 거저 되는 일도 공것도 절대로 없다.
얼핏 눈앞의 단면만 가지고 보면 '거저'와 '공것'이 흔히 있을 것 같지만, 그 심층을 들여다보면 스스로 지어서 스스로 거두는 것이지. 누가 그렇게 해주는 것도 아니고 우연히 그와 같이 된 일도 아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우주의 근원적인 원리인 이 생명현상과 인과관계만은 엄연한 세계의 질서임을 명심해두어야 한다.
-p.220


"입안에 말이 적고, 마음에 일이 적고, 배 속에 밥이 적어야 한다. 이 세가지 적은 것이 있으면 신선도 될 수 있다."
-p.236


한평생 자신을 위해 수고해주는 소화기를 너무 혹사하지 말고, 쉴 수 있는 기회도 주어야 한다. 출출한 공복 상태일 때 정신은 가장 투명하고 평온하다.
-p.243


당신은 오늘 무엇을 보고, 무슨 소리를 듣고 무엇을 먹었는가.
그리고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했으며, 한 일이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현재의 당신이다. 그리고 당신이 쌓은 업이다. 이와 같이 순간순간 당신 자신이 당신을 만들어 간다.
명심하라.
-p.244


모든 살아있는 존재는 관계 속에서 거듭거듭 형성되어 간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삶에는 즐거움이 따라야 한다.
즐거움이 없으면 그곳에는 삶이 정착되지 않는다.
즐거움은 밖에서 누가 갖다 주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인생관을 지니고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일상적인 사소한 일을 거치면서 고마움과 기쁨을 누릴 줄 알아야 한다.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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