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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치유식당] 바쁜 일상 속 한 템포 쉬어 가는 곳 본문

책벌레/2배속

[심야치유식당] 바쁜 일상 속 한 템포 쉬어 가는 곳

일디즈 Yildiz 2017.03.05 00:46

가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물을 마시듯, 책을 통해 갑갑함을 해결하려고 할 때가 있다. 변해가는 세상의 흐름에 맞게 출판시장에도 잘 팔리는 책의 '주제'가 있기 마련이다. '힐링'이 대세였던 몇 년전부터 심리서적이 자기계발서보다 더 잘 팔리기 시작했을 것이다.

ebs북라디오를 통해 [심야 치유 식당]의 저자 하지현 선생님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일본의 만화 제목에도 [심야 치유 식당] 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아니다, 그냥 심야식당인가? 저자는 이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출판사의 요구로 [심야 치유 식당]이라는 제목으로 책이 출간됐다고 한다.

대부분의 심리서적들은 실제 고민 상담 했던 내용을 읽기 좋게 다듬어서 내기도 하는데, [심야 치유 식당]은 논픽션이 아닌, 픽션 형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정신과 의사를 하던 '철주' 라는 인물이 직장을 그만 두고,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원없이 틀어도 되고, 자기 마음대로 술을 마실 수 있는 그런 작은 바를 개업했다. 하지만 그가 한동한 해왔던 '의사'로서의 역할이 바 주인이라고 해서 쉽게 증발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가게로 찾아오는 손님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커다란 장벽처럼 그들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과 난관들을 심리적인 기제로 좀 더 낮고 가볍게 해주는 것, 철주가 이끌어가는 이야기의 흐름이다. 챕터의 구성마다 새로운 손님이 철주와 만나고, 각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심야 치유 식당
국내도서
저자 : 하지현
출판 : 푸른숲 201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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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나는 책을 읽고 나면 다이어리에 책 제목과 저자 이름을 기록해두거나, 마음에 드는 구절을 수첩에 적거나 문서로 저장해놓곤 한다. [심야 치유 식당]에 대해 내가 기록해둔 것이 없어서 한번도 안 읽은 것 같았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과거에 읽었던 탓인지 등장인물에 대해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뭐, 이미 읽었던 책이라 해도, 시간이 지나 읽으면 다시 새로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니까. 각 챕터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나와 무엇이 비슷한지, 내가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비교해가며 읽으니, 책장이 줄어드는 지도 모르게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다.

  <책에서 옮겨적은 문장들>

프롤로그 - 당신의 마음 속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8. 트랙에서 벗어나 있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9. 인생은 궤적을 갖는다. 속도를 내야 할 때, 지금의 상태를 유지해야 할 때, 남에게 힘을 나눠야 할 때와 같이 적절한 타이밍과 포지션을 잡아야 하고 이때마다 카멜레온과 같이 변화해야 한다. 더불어 개인의 한계를 깨닫고 자신이 완벽한 인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가슴 속 깊이 받아들여야 한다.

12. 인간의 행복은 현재의 나를 중심으로 나의 과거, 가까운 사람들, 내 마음속의 이상, 이 세 가지와 비교하는 것 속에서 결정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이 셋은 지금 내가 인생의 궤적으로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매번 바뀌게 된다. 이 책은 그 중에서 삼심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젊은 성인이 겪는 과거의 경험에 의한 후회와 자책, 남과 비교하면서 겪는 자존심의 상처, 이상과의 괴리에 의한 좌절감 속에서 나름대로 대처를 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겪게 되는 어려움을 어떻게 풀어가는 것이 좋을지 그 방법을 같이 찾아보려고 한다.

73. 나쁜 습관의 교정은 부풀어 오른 풍선의 한쪽을 누르는 것과 같다. 풍선의 바람을 적당히 빼지 않은 상태에서 한쪽을 누르면 결국 또 다른 약한 곳이 튀어나올 뿐이다. 그러므로 풍선이 차오르지 않도록 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나쁜 습관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지름길이다. 삶을 꽉 채워서 살지 않도록 하는 것, 70퍼센트 정도만 채우고 약간의 여유를 의도적으로 두려고 하고, 삶의 주도권을 갖는 것만큼 스트레스 경영에 중요한 것은 없다.

76. ... 철주의 가이드를 받으면서도 불안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힘이 들 때마다 철주가 보내주는 문자 메세지를 읽었다.

"오늘 일을 내일 한다고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

"나는 지금 충분히 잘해 나가고 있어."

"욕망의 리듬을 한 템포 늦추면 사는 여유는 한 뼘 넓어진다."

88. 인생이란 이렇게 조금씩 한 핀트 옆으로 새나가다 보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흘러가기 마련이었다.

112. 남이 나를 바라보는 삶은 밖에서 끊임없이 연료 주입을 받지 않으면 자존감이라는 엔진이 지속적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지속 가능한 최고의 솔루션은 자가 발전이다. 생겨먹은 대로, 성질대로 살면서 만족할 수 있는 삶, 살아 있다는 생동감을 매일 느낄 수 있는 삶,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아, 오늘이 시작되는구나.' 라는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경험할 수 있는 삶, 남들이 볼 때 멋져 보이는 삶보다 내가 재미있고, 즐겁고, 나를 신나게 하는 삶이 진정한 자존감의 원자로가 될 수 있다.

114. 하나의 부정적인 사건이 인간의 마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중화시키기 위해서는 무려 다섯 번의 긍정적인 사건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미 엎질러진 물은 할 수 없다면 지금이라도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일들의 부정적인 측면을 최소화해야 한다. ... 뇌의 시냅스는 부정적인 사건에 더 빨리 반응하고 쉽게 뉴런의 강화가 일어난다.

.. 누군가 말했다. 우리 마음의 정원을 가꾸는 것은 우리 자신이라고. 방치해두면 마음은 부정적인 기억의 잡초들로 가득 차버린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잡초를 뽑아내고 그 위에 다른 긍정적인 기억과 경험이라는 꽃을 심고 물을 줘서 가꾸는 것이다. 이것이 본질적인 인간 변화와 성장의 과정이다.

217. 변화는 흔들림으로부터 온다. 혼란은 어쩔 수 없다. .... "지금 행복하세요? 그럼 1년 후를 생각해보세요. 1년 후 지금에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만족할 수 있을까요? 자, 그렇다면 이제는 5년 후를 그려보세요.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219. 우진에게는 실패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사는 게 십 대 후반에 찍힌 낙인의 흉터를 지우고 새 살을 돋게 할 길이라고 철주는 판단했다. 그리고 이제 그 선택은 부모나 주치의였던 철주가 아니라, 우진 본인이 해야 할 것이라고. 위험해서 실패할지 모르지만, 가보고 싶었던 길을 다시 한 번 선택하는 것.

256.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의 레이더 감도는 최고조다. 무시하고 넘어가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도 될 타인의 시선과 행동, 사소한 말 하나하나를 의미 있는 것으로 포착해 해석한다. 그리고 그 신호가 자신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반응을 준비한다. 그러니 인생이 피곤할 수 밖에 없다. 대범한 사람은 비중이 큰 일들만 마음의 레이더에 포착되도록 세팅을 해 놓는다. 그 외의 일은 아예 정보로 취급하지 않는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효율성의 추구. 그러나 유진 같은 사람은 그렇게 살지 못한다. 레이더를 최대한 높여서 무엇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260. "유진 씨는 인정을 원해요. 그것도 남의 인정, 누가 당신을 사랑해주고 인정해주고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죠. 태양열처럼요. 그래서 집열판이 그쪽을 향해서 놓여 있으면 잘 나갈 수 있어요. 이 차처럼요."

..."안타깝지만 사람은 잘 안 변해요. 그게 문제죠. 기본적으로 외부의 인정이 있어야 움직이기 시작해요. 우주 소년 아톰처럼 가슴에 원자로가 탑재되어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불가능하죠.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아마도 관성을 잘 이용해서 재빨리 응달을 통과하는 것, 또한 좋은 배터리를 장착해서 달리는 동안 무슨 수를 쓰더라도 추운 응달과 겨울을 지낼 수 있는 에너지를 비축해 놓는 거예요. 심리학 용어로 그런 배터리를 자존감이라고 하죠. 유진 씨에게 선물하고 싶은 것이 배터리예요. 유진 씨에게는 좋은 레이더가 있어요. 그러니 태양열이 어디에서 올지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 태양열이 있을 때 충분히 그 빛을 만끽하고 즐기세요. 그 힘으로 달리세요. 그러면 어두운 곳에 왔을 때에도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을 거예요. 그 힘이 지속되면 달리는 힘으로 두 번째 배터리를 하나 더 달아서 번갈아가서 가는 거예요. 어때요? 괜찮은 아이디어죠?.."

261.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배터리가 없거나 닳아버려 성능이 너무 떨어지는 사람들이다. "괜찮아. 잘하고 있어." "이 정도면 잘한 거야." 라고 말해주는, 자신 안의 배터리가 돌아가야 세상의 응달을 통과해 나아갈 수 있다. 배터리가 없는 사람은 응달에서 멈춰 설 수밖에 없다. 일단 멈추고 나면 낮은 자존감은 더욱더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만다.

에필로그 - 당신의 삶에도 변화와 행운이 함께하길!

마지막으로, 여러분은 지금 이대로도 잘하고 있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자격이 있다. 그러나 뭔가 미진한 것이 있다면, 정체 되어 있거나 무리를 하고 있다는, 숨이 턱까지 차올라오는 느낌이 든다면, 그때는 그대로 가기보다 잠시 멈춰 서서 둘러보고 작은 변화를 줄 곳을 찾아보자. 증상이라는 괴물이 여러분의 삶에 똬리를 틀고 서식하기 시작하기 전에.

 

갈수록 세상은 불공평해지는 것 같고, 마음 먹은대로 살기 힘들어지는 것 같아서 괜히 남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나? 하는 고민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하지만 1년 뒤에, 5년 뒤에 다시 지금을 돌아보았을 때, '나는 스스로에게 어떤 결정을 하길 바라는 사람일까' 에 대해 따져보면, 그때 가서 후회하지 않도록 하고 싶은 것과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제때 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지금 내가 선택한 길을 가는 중간중간 스스로 격려를 하고, 너무 지치지 않도록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몰아부치지 않아야할 것이다. 로또가 아니면, 내 집 마련하기 힘들고, 하고 싶은 것도 하기 힘들 것 같은 세상.

나만 힘든 게 아니니, 투정일랑 그만 부리고 글이나 써야겠다.

[심야 치유 식당]의 후속편으로 [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 라는 긴 제목의 책이 있다. 이 책 또한 읽기 좋았다.

사랑하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
국내도서
저자 : 하지현
출판 : 푸른숲 201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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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온 하지현 선생님의 책 [대한민국 마음 보고서]. 읽어봐야겠다.

대한민국 마음 보고서
국내도서
저자 : 하지현
출판 : 문학동네 201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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