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힘내자, 청춘!

벌써 2010년, 띠용~ 본문

소소한 일상/마음으로 이해하기

벌써 2010년, 띠용~

Yildiz 2010. 1. 1. 00:15

"작년 12월 31일엔 무엇을 했었더라?"

- 아, 방비엥의 강가에서 캠프파이어 앞에 앉아 있었지.
  함께 모여 있던 사람들과 카운트다운을 하며
  무거운 몸 일으켜 폴짝 뛰어보기도 하고.




작년엔 사람들하고 시끌벅쩍했는데
올해의 마지막은 홀로
스파게티를 먹으며 자정을 넘길 태세다.

"오늘밤이 방비엥에서 노숙할뻔한 그 날이네ㅋ"


작년에 방비엥에서 함께 지냈던 언니에게서 문자가 왔다.
아차차,
그 날 밤, 노숙할 뻔 했었는데,
히히.

연말이라 방비엥 게스트하우스 방값이 훌쩍 올랐었다.
이런 사태를 생각도 못했던 탓도 있고,
당시에 머물고 있던 게스트하우스에서 
당일에서야
지금 머물고 있는 방이 예약되어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아침에 짐을 챙기고 쫓겨나다시피 했던 나와 언니 둘.


원래 방값의 시세를 아는 탓에
다른 게스트하우스에 비싼 값에 하룻밤 머무는 것이
어이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언니들과 나는
까짓것 노숙하지뭐!

를 외쳤고,

후에
우리의 하소연을 들은 지인.(내가 그를 부르던 별명 : 외수아저씨 - 아저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럼 제 방으로 오세요. "
라는 말을

우리 셋은 덜컥 물었었지.


외수아저씨는 잘 지내고 있을까.
방비엥에 게스트하우스 차리겠다며, 호주로 일하러 떠났는데
소식 듣기가 힘들다.

지금 어디에 계실진 모르겠지만..

아저씨도 오늘 하루의 어느 순간만큼은
작년의 에피소드를 생각하며
혼자 낄낄 웃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2008년의 마지막 날,
캠프파이어의 열기와 재를 흠뻑 맞으며
방비엥의 밤 하늘을 보며 소원을 빌었었다.

여행온 태국인들이 하늘에 올리는 풍선(?!) 이
높게 올라가며 타오르는 것을 보며,
나의 소원도 함께 실어 보냈다.

그리고 더 높은 하늘에서 빛나는 별을 헤아리다가,
별똥별을 두 번이나 목격!
조용히 재빠르게 소원을 빌었다.
내 소원이 이루어지길 간절이 빌면서. 


지금은 그때 내가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그 날 적은 일기를 다시 읽어보니
내가 다가올 2009년에는 어떤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에 대한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조금은 담담하게 새로운 해를 맞이했던 것 같다.

공식적으로 2010년의 새로운 날이 밝아오는 지금,
아직 그렇다할 열정과 뜻이 피어오르고 있진 않지만


... 잡고 싶은 아름다운 순간들이 많지만
흐르는 시간을 잡을 순 없네.
모든 것들이 변해간다.
서서히.
자기도 모르게.


작년 마지막 날의 다이어리에 쓴
마지막 구절에
2009년의 마지막 날의 구절을
더해볼 수 있어서 조금은 기쁘다.



- 잡고 싶은 아름다운 순간들이 있었기에,
2009년.
그래도 버틸만 했다.


'소소한 일상 > 마음으로 이해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늘 바라봄  (0) 2010.09.12
목련이 필 무렵에  (0) 2010.04.20
이미 봄이 온 것처럼  (4) 2010.01.31
꼬마 눈사람  (2) 2010.01.20
국화꽃, 미소 한 가득  (0) 2009.11.18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