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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마음으로 이해하기

목련이 필 무렵에

Yildiz 2010. 4. 20. 21:28

2007년 4월 중순,
3년 전 서울광장의 푸른색 잔디 위에 내린 무거운 슬픔을
나는 알고 있다.

그 슬픔 가운데 앉아 있던 나는 검정색 옷이 없어서
옷장에 있는 옷 중 그나마 가장 어두운 색인 남색 자켓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살아오면서 겪어보는 가장 무거운 공기 속에서 숨을 쉬고 있었다.




누구도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마지막 배웅까지 함께 하고 싶어서
허세욱씨가 일하셨던 택시회사의 기사님의 차를 타고 단체로
난생 처음 마석 모란공원으로 향했다.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는 행사가 모두 끝난 후, 하산하는 길목에서 목련을 발견했다.
아기자기하게 핀 목련의 아름다움에 슬픔이 잊혀지는 순간이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목련을 보아온 건 아니지만,
처음 본 순간 너무나도 마음에 든 목련.




클로즈업을 해서 한번 찍었더니, 생각보다 잘 찍혀서 기분이 급 좋아졌었다. 

이 사진을 찍은 지 3년이 지난 요즘에도
이 목련 사진은 내가 꽃을 찍은 사진 중에서 가장 좋아라하는 사진이다.
그래서 '목련'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이 사진이 떠오른다.

목련이 필 무렵,
4월의 봄은 살아있는 생명의 숨결 뿐만 아니라,
  
3년전 내가 가슴에 품었던
그 날의 슬픔도 함께 불러일으킨다.

세상에 목련이 사라지지 않는 한.

나는 그 아름다운 목련을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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