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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홀]D+364~365, 매일이 연습이래 본문

14-15 호주 워킹홀리데이 /Second

[호주 워홀]D+364~365, 매일이 연습이래

Yildiz 2015. 8. 17. 11:51

 

 

 

 

 

'내가 앉은 자리가 꽃자리.'

 

아무리 좋은 곳에 있어도

어제의 후회, 미래의 걱정에 머물면

 

정작 현재의 내가 머물고 있는

아름다움을 놓치고 만다.

 

뒤늦게 깨닫지만,

동시에 같은 후회를 반복하는 우리.

 

그러니, 지나간 순간은 지나간 대로.

지금 순간은 지금 이대로.

 

 

@ on the track of Maidens Reserve, Bunbury, WA, Oct. 2014

 

 

 

 

 

(2015년 8월 14일 금요일)

#Canning river regional park

 

오늘은 집에만 있기엔 너무 억울할 날씨였다. 비오고 흐린 날을 지나, 아침 하늘은 눈부시게 화창했다. 번버리에 있었다면 자고 있는 남자친구를 깨워 차에 태우고, 바닷가에 가서 산책로를 걸었을텐데.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바다로 가려면 30분정도 운전을 해야한다. ㅠ_ ㅠ  정말이지 할 일 없이 지내던 심심한 번버리 생활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언제든 바닷가를 찾아가 휴식을 취했던 시간들이 이젠 비싼 추억이 되어버렸다.

  

이 좋은 날에. 집에만 있기엔 인생이 아까워서 어디든 가고 싶었다. 그런데 어디를 가야하나?

 

작년 딱 이쯤, 퍼스에 처음 왔을 때 맨 처음 가봤던 공원이 생각났다. 쉐어하우스가 있던 벤틀리에서 30분 걸어서 도착하는 거리였다. 그 당시 차를 사기 전이었고, 시간도 많았기에 걸어서 가고, 걸어서 집에 왔었다. 여기 호주는 버스 요금이 한국보다 2배 정도 비싸다.    

 

 

 

@Cannington River Regional Park, Aug, 2014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대부분 이런 풍경들이다.

 

 

 

캐닝턴 리버 리저널 파크.  킹스 파크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은 아니지만, 카약을 타고 강을 따라 내려오는 사람도 보이고, 산책로가 꽤 긴 편이어서 한가하게 걷기에 좋다.

 

작년에는 바람막이 잠바를 입고 왔던 곳인데, 오늘은 햇살이 무척 따뜻해서 티셔츠 한 장만 입고 왔다. 작년에는 산책길을 따라 한 바퀴 돌았었는데, 오늘은 귀찮아서 벤치에 앉아있었다. 한 자리에서 계속 햇살을 맞자니, 검정색 옷이 달아올랐다.

 

 

 

 

 

남자친구는 기타를 치고, 나는 책 읽다가 강물 보고, 책 읽다가 오리가 헤어치는 것을 구경했다. 강물에서 노니는 흑조는 사람들이 오면 천천히 가까이 와서, 혹시 먹을 걸 얻을 수 있나 싶어 조용이 기웃거렸다.

 

 

 

 

 

 

가까이 오는 흑조가 신기하면서도, 부리 공격을 받을까봐 내심 쫄았던 나는 흑조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Westfield Caurusel 구경 :: Breadtop & Grill'd 발견!!

 

공원에 있다보니 배가 고파져서 어디를 갈까 남친과 고민하다가 이 근처에 있는 쇼핑센터에 가기로 했다.

 

Inaloo에 있는 쇼핑센터 Westfield에도 다녀왔었지만 Caurusel이 훨씬 더 크고, 매장이 더 많아 쇼핑하기 좋은 것 같다. 그만큼 사람들도 더 많은 것 같았다. 남자친구는 새 신발을 사고 싶어서 신발 가게에 관심이 많았고, 난 새로운 식품점을 보면 구경하느라 헤어나오기가 힘들었다.

 

남자친구는 편도가 부어올라서 너무 힘들어해서 약국에 가서 스프레이용 약품을 하나 사고, 근처 빵 집에서 빵을 샀다.

 

Breadtop이란 빵집이었는데 호주 동부에도 지점이 있는 유명한 곳인 것 같았다. 정말 작은 매장에 손님들이 끊임없이 들어와 계산하려고 줄 서 있는 곳이다. 빵 냄새도 좋고, 일단 먹음직스럽다. 난 데리야끼 베이컨 번을 하나 고르고, 남친은 다른 두 개를 골랐는데 빵이 정말 맛있었다. 호주에서 이제껏 먹은 빵 중에 제일 맛있었다. ㅠ_ ㅠ 이 곳에 자주 올 것 같다.  

 

빨간색 간판의 그릴드도 발견했다. 번버리에 살 때 그릴드의 햄버거와 감자칩을 먹으러 만두라Mandurah 까지 두 번 정도 다녀온 적이 있다. 번버리에서 만두라까지는 자동차로 30-40분 걸리는 거리다. 번버리를 떠나면서, '이제 그릴드 햄버거 먹으려고 만두라 가기 힘들겠다.' 아쉬워했었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네.

 

 

 

 

 

@ Mandurah Grill'd Sign, Jan. 2015

 

 

 

검색해보니 그릴드는 퍼스 곳곳에 지점이 많다. (오랜만에 다녀온 프리맨틀 중심가에도 그릴드가 떡! 하니 있었다. 오예.)  

일 다시 시작하고 주급 받으면 한번 먹으러 와야겠다. 근데 퍼스는 워낙, 찾아갈 식당이 많아서 언제 올 지 모르겠지만.

 

   

 

 

@ Mandurah Grill'd, Jan. 2015

 

 

번버리 떠나면서 또 아쉬웠던 것 중 하나가, Eagle Bay 와 멀어졌다는 것. 던스보로Dunsborough 라는 곳에 이글 배이Eagle Bay 맥주 공장이 있다. 그릴드에 와서 알게 된 맥주인데, 정말 맛있었다. 호주에 와서 사 마셔본 맥주가 많은 건 아닌데, 남자친구와 내가 주로 사는 맥주는 유럽쪽 맥주뿐이었고, 호주산 맥주는 한 두개 실험적으로 마셔봤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글 배이 맥주를 마셔보곤, 남친과 나는 이 매력에 흠뻑 빠진 나머지, 한동안 즐겨마셨었다. '내가 부자라면, 이 맥주를 한국에 수출할텐데.' 거품 문 상상도 해볼 정도로.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도 정말 추천해주고 싶은 맥주다.  

 

 

 

 

@ Mandurah Grill'd, Jan. 2015

 

 

일 시작해서 돈 들어오면, 햄버거랑 감자칩이랑, 이글 배이 맥주 마시러!! 그릴드 가야겠다. >ㅅ <!!

 

 

 

 

(2015년 8월 15일 토요일)

 

#프리맨틀 나들이 :: 노스폴 낚시 & 프리맨틀 마켓 구경

 

번버리에서 하루에 1, 2번 낚시하러 바다에 갔던 남친은 퍼스에 와서는 한동안 낚시대를 던져보지 못했다. 이틀 정도 편도염으로 고민하다가 오늘은 좀 괜찮아졌는지 쌩쌩해보였다. 오랜만에 낚시 하고 싶다며 구글 맵으로 낚시 장소를 찾다가 프리맨틀에 있는 노스폴에 가보기로 했다.

 

작년에 프리맨틀에 다녀온 이후로 거의 1년만에 다시 가보는 프리맨틀Fremantle이다.

 

 

 

 

 

가족과 친구끼리 낚시하러온 사람들이 많았다. 오랜만에 바다내음을 맡아서 좋았다. 다른 사람들은 무엇이 잡히는지 모르겠지만... 남자친구는 조그마한 복어가 자꾸 잡혀서 몇 번 던져보다가 철수했다.

 

프리맨틀에 온 김에 프리맨틀 마켓 구경하기로 했다. 역시 사람이 많았지만 일요일만큼 북적이지는 않았다. 작년에 일요일에 왔을 때는 제대로 구경하기 힘들정도로 사람에 치였었다. 지나가면서 스윽- 구경만 해서 뭐 찍은 사진이 없다. 11불 하는 middle size 컵의 씨푸드 빠에야를 먹었지만 가격에 비해 그리 맛나지 않았다. 비추천 =ㅅ =;;

 

코코넛 워터로 만든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사 먹어봤다. 카라멜 초코 조각과 초코시럽 뿌려주는 걸로 10불. =ㅅ =;; 가격에 비해 우리 입맛은 아니었다. 우리에겐.... 맥도날드 소프트아이스크림이 가격대비 최고인것 같다.

 

주차를 1시간만 끊고 왔어서 어느덧 시간이 다 되었다. 오고 가고 운전은 남친이 했지만, 나는 감기걸릴 것 같은 아픈 기분이 들어 집에 오자마자 잠에 빠져들었다. 감기 걸릴 것 같다고, 이제는 내가 아프다고 남친에게 칭얼거리며 죽을 만들어달라고 했었는데, 내가 잠자고 있던 사이 남친이 계란두부죽을 만들어주었다.

 

남친은 태어나서 처음 만들어본 죽이고, 우리가 호주에 와서 처음 만들어 먹어보는 죽이었다.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간장으로 살짝 간해서 김치랑 죽을 먹는데 남친이 말했다.

 

"코 골면서 자드만."

 

믿거나 말거나. 나는 내가 코 골았는진 모르겠다.

 

 

 

#매일이 연습이래

 

호주 워킹 비자는 호주를 입국한 날짜로부터 1년동안 유효하다. 지난 5월에 호주에서 세컨비자로 연장을 했지만, 내가 2014년 8월 16일에 퍼스에 입국했기 때문에 내년 8월 15일까지 호주에 지낼 수 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뭐라도 하는 게 좋다는 걸 느끼는 요즘. 그래도 그동안 호주에서 지내봤으니, 처음보다는 그래도 뭘 좀 알지만, 아직까지 배울 게 많다. (영어를 쓰는데) 조금 쫄아있기도 하고,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자신이 별로 없기도 하고 말이다...   

 

오늘 아침, 잠에서 깨면서 누군가와 대화를 했던게 기억이 난다. 정확한 문장은 아니지만 이런 말을 들었다. 

 

"매일을 연습하는 것처럼 살아."

 

 

글쓰기도, 스트레칭도, 영어도, 일도, 사랑도. 연습하면서 하루를 채우기.

미래에 올 찬란한 미래를 상상하며 기다리는 것보다, 하루를 연습으로 부지런을 떠는 것.

 

잘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연습을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건

나이가 먹어가면서 배울 수 있는 경험인 것 같다.

 

아니면 이제껏 헛 배워왔던 걸까.

 

너무 완벽하게 하고 싶은데, 그렇게 못 할것 같아 지레 겁먹은 것 같기도 하다.

 

 

한국에서 배워온 것들에 비해, 이곳에서 배워야할 게 너무 많다. (물론 한국도 많다..)

아니, 죽을 때까지 배우면서 사는게 인생이겠지.

그러니 너무 늦었다고, 너무 어렵다고, 나는 못한다고 재촉하지 말아야겠다.

 

나 뿐만 아니라, 다들. 때론 비틀거리며, 때론 걱정 고민하며

사는 건 다 똑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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