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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자, 청춘!
마음이 만드는 드라마 본문
서너번 읽어왔기에
눈 감고도 줄거리를
요약할 수 있는
책을 또 집어 들었다.
읽고, 또 읽은 책을
왜 읽기 시작했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이 작가의 책을 읽다보면
새롭게 읽히는게 있어요." 라며
답할 수 있던게 몇 개월 전 같은데.
자꾸만 중요한 것을 잊게 되는 망각력을 회복하고자
혹은 용기 내서 못하는 것들을 대신 보상받는 기분을 얻고자 하는 것이었을까.
그런 이유로 읽기 시작한 책인데
그 글을 읽는 내 자신이 예전에 알던 내가 아님을 깨닫게 된 건
100페이지에 가까워져서였다.
내가 아닌 '그녀' 가
책을 대신 읽고 있었다.
너무 오래 시기하고 질투하다 보면
실제가 아닌 환상속에서 만들어 놓은
나와 그와 그녀의 역할놀이가 있다.
막장드라마의 기세등등함은
늘 결론없이 허망한 환상 가득을 수세어 놓는다.
이름이 없던 것에 이름을 붙여넣고
형체가 없던 것에 옷을 입힌다.
내가 만든 '그녀'가 결국
'나' 라는 또다른 역할임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안타깝게도
그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곧바로
헤어나오기가 힘든
역할놀이.
마음이 만드는, 어두운 드라마.
그렇게 나는 나의 그림자를
형체만 큰 고질라로 키워놓고,
한편의 스릴러 영화로 만들어 놓았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그 무엇은
결국 내 안의 무엇을 보았을 뿐인데 말이다.
더이상 재방송도 싫고,
더이상 현재를 갉아먹는 거머리 같은
내 망상이 싫다.
그래서,
'닮아간다' 라는 생각보다
'바라본다' 라는 생각으로
내가 만들어놓은 연극무대를
관람하기로 한다.
지금껏 본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지금으로도 나는 충분하다고.
여러번 되뇌이면서,
덤덤하게.
-p. 149
모든 역할은 허구의 자아의식이며, 그것을 통해 모든 것이 개인적이 된다. 그럼으로써 마음이 만들어 낸 '작은 나'와 그것이 연기하는 역할에 오염되고 왜곡된다.
-p. 152
에고는 왜 역할을 연기하는가? 제대로 조사해 보지도 않은 한 가지 가정, 한 가지 근본적인 오류, 한 가지 무의식적인 생각 때문이다. 그 생각은 '나는 충분하지 않다.' 라는 것이다.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by 에크하르트 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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