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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마음 본문

소소한 일상/수다쟁이

넉넉한 마음

Yildiz 2013. 12. 17. 00:49

 

 

 

 

 

 

 

 

 

그냥 잠들기 적적한 밤이면 음악 재생 프로그램의 타이머를 맞춰놓고 잠을 청하곤 한다.

짧으면 10분에서 길어봤자 30분으로 시간을 정한다. 지독히도 독한 드립 커피를 마시지 않는한

밤에 잠드는 것만큼 나에게 쉬운 일은 없기에. 음악 소리가 조근조근 말하는 것처럼 들리듯 볼륨을 낮추고

잠자리에 들면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에 빠져들곤 한다. 가끔 잠보다도 음악이 더 고플 땐, 일부러 다 듣고 자기도 한다.

 

의식적으로 잠이 들때도 있는 날들이 있는가 하면, 잠잘 준비도 안되어 있는데 나도 모르게 퍼져서 잠드는 날들이

양념반 후라이드반 처럼 반반인 날들을 보내고 있어서, 잠자기전 음악을 틀어놓는 날이 많지는 않다.

 

그런데 어느날 새벽, 꿈에서 어떤 가사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넉넉한 마음"

 

 

 

어떤 노래에서 나온 가사일까? 생각해보니, 확실하진 않지만 최근 자주 즐겨듣는 강아솔 2집에 수록된

노래 가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주욱 살펴보았다.

 

찾아보니, '넉넉한 마음' 이란 가사 대신 강아솔 2집 앨범 제목이 "정직한 마음" 이고

"매일의 고백" 이란 곡에 '넉넉한' 이란 표현이 나온다.

 

나는 오늘도

그대가 건네준 이 온기를 신고서

그 어떤 슬픔도

그 어떤 눈물도

넉넉히 견뎌 걸어간다

 

 

 

 

 

 

 

넉넉한 마음.

 

노래 가사와 앨범 제목이 짜집기 되어

 

꿈에 나타난 우연이겠지만

 

내 마음에 꼭 들었다.

 

 

내가 만들고 가꾸어야할 마음이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내가 당장 힘드니까,

내 에너지를 뺏기는 일이니까,

나 좀 쉬고 싶으니까.

 

그래서 나 자신을 잘 쉬게할 마음의 공간도 필요하지만

 

다른 누군가를 보듬어줄 공간도,

그 누군가의 마음이 들어설 공간도,

당장은 받아들이기 힘든 누군가의 존재를

긍정하는 공간도 필요하니까.

 

 

원래 내 마음이란 녀석이 치사하고

째째하고, 좁디 좁다고 하면서 방어막을 친다고 해서

상처를 안 받을 수도 없는 일이고,

상처를 받는다고 해서 정말 죽을 것처럼

다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니.

 

이왕이면 상처받아도 되니, 내 마음이

더 크고 넓게- 까지는 아니더라도

넉넉한 공간들로 부피가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어떤 정신과 의사는 이런 말도 했던것 같다.

자기는 매일 출근을 할 때, 항상 비난과 상처를 담을만한 주머니를

챙긴다고... 했던가.

 

 

1년 365일이 everyday  햇살 쨍쨍, 맑음일 수 없으니

어쩔 때는 장마철의 지하창고처럼 눅눅한 마음으로

돌변하는 날들도 있겠지만

 

이왕 욕심을 더 내자면

넉넉한 마음 + 푸근한 미소 까지

매일 가꾸어 나가면 어떨까.

 

하는, 야무진 생각을 다듬으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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