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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수다쟁이

요즘 내가 수상하다

Yildiz 2013. 7. 19. 02:01

 

 

#0.

 

오랜만에 달님을 보다.

 

정말 얼마만이지?

낮동안 흐리다가, 갑자기 저녁에 사납게 비를 퍼붓던 하늘이었는데,

우산 없이 올려다본지가 얼마만인지.

 

 

 

 

 

 

#1.

 

바쁘게 살다보니, 내가 미쳐가나?

없던 넉살이 생긴 건지,

아님 개념이 없는 건지.

 

평소엔 안 하던 말도

그냥 쉽게 툭툭 내뱉는다.

 

오늘 내가 한 말 중 가장 최고로 진상에 가까운 말.

 

"제가 신용카드 땜에 돈 나가서 적금 넣을 돈도 없어요. 이러다가 시집도 못 가겠어요."

 

라고, 신용카드를 한 장만 만들라며 방문 온 아주머니께 말했다.

 

음, 그렇다.

안해도 될 말을 청승맞게 하고 있다.

 

이러다 이런 캐릭터로 배우를 해도 되겠다고 혼자 피식 웃어넘겼다.

아줌만 내가 얼마나 어이 없었을까. 킁.

 

 

 

#2.

 

하루 24시간을 정말, 꼬박 꼬박.

대충 흘러가는 시간 없이

너무 열심히 살고 있다.

어중간하게 지나가는 시간이

자칫 잘못 샐까봐 얼마나 조심스레 하고 있는데.

 

직장에선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일에 몰입하다가,

이게 뭐하는 짓인가 잠깐 낙담하면도

헛 웃음을 크게 꾸민다.

이렇게라도 웃어야지 얼굴 근육 안 뭉치겠지.

 

그렇다고 억지로 웃는건 아니다.

그냥 이렇게 저렇게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금은 용하기도 하고,

얼떨떨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3.

 

밥벌이와 존재 추구의 줄타기를 하는 매일의 일상.

무슨 생각으로 선약을 그리 잡아 놨던지.

일주일에 빼곡한 약속들. 해야할 일들...

 

그렇다고 내가 할일을 못 끝냈다며 선약을 포기할 수 없어서

이래저래 어떻게든 다 해내고 있는 상황.

 

내가 미쳤지.

하면서도, 감성의 코 끝을

강아지풀로 살살 건드리는 날이면

 

피곤과 피로를 어느덧 안드로메다로 가는 우주선에 탑승 시키고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아 주절주절 자판을 치고 있다.

 

어쩔거야.

이러다 쓰러지기라도 하면.

 

그래도 아직 쓰러지지 않았기에 어찌 해내고 있단 생각에.

오늘 하루도 무사히 마쳤다는 생각에 잠이 들면

난 꿈속에서 또다른 하루를 보내다 잠을 깬다.

 

 

 

#4.

 

요며칠 꿈이 좀 그랬던가.

아니면 내가 살짝 맛이 가서일까.

 

치과 가는 길,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공원 입구에 있는 편의점 건물을 보며

글을 쓰고 싶단 생각을 했다.

 

이상하지- 사람이 아니라 건물을 보고 뭔가 상상하고 싶었다니.

 

또,

오늘은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가는 중에

내 앞에 앉은 아저씨를 힐끔힐끔 쳐다보면서

아저씨의 일상을 상상해보기 시작했다.

 

음- 아저씨가 하는 일은 말이지... 왠지 스턴트맨이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오늘 액션 연기를 하다가 막대기에 살짝 스쳐서 얼굴에 대일밴드를 붙인 것 같아.

아니, 이럴수가. 탈모가 좀 희안한 모양으로 진행되고 있네.

저 머리 스타일은 마치 중국 무술을 하는 사람같구만....

 

 

그리고 갑자기 쌩뚱맞게 영화를 찍어보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됐다.

그냥, 별 내용이 아니더라도.

별 내용 없는 영화.

 

 

.....

 

무튼,

지금까지 살아온 일생에서 최고로 바쁜 7월을 보내고 있는 요즘.

난 내가 좀 수상허다.

 

그 이유는,

음, 다음에 책 리뷰와 공연 리뷰를 쓰다보면 드러날듯.

하고 싶은 말, 쓰고 싶은 말은 무지 많지만

내일을 위하야 이제 그만.

 

오늘 일기는 이상.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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