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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둘째날 본문

2008 방랑기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둘째날

Yildiz 2011. 5. 2. 23:01


터키를 떠날 때 한국에 소포 한 상자를 보내고 왔는데, 거기에는 다 읽은 소설책 한 권도 포함해서였다.
그래서 내겐 새로운 책 한 권이 필요했다. 소피아 시내 어딘가에 중고시장(?)이 열린다는 걸 알게 되어 그곳에 찾아 가보기로 했다.



서점에 디피된 책 광고. 나름 분위기 있다.



불가리아에서 유명한 어르신들 같은데.. 그냥 추측만 할 뿐.
의자에 앉아서 사진 찍고 싶었지만 마땅히 요청할 사람이 없어서 썰렁하게 한 장 찍다.
이 의자에서 몇 걸음만 옮기만 바로 중고서점 시장이다.



영어로 된 책을 찾아봤지만, 찾을 수가 없어서 포기.
그렇다고 불가리아어로 된 책을 사기엔 너무도 큰 모험이라 포기했다.
아까 지나친 서점으로 가서 영어로 된 책이 있는지 물으니
직원이 친절히 안내해준다.

책은 얼마 없지만 그중에서 "천 개의 찬란한 태양A thousands splendid suns" 을 샀다.
'연을 쫓는 아이' 의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의 새로운 작품인가보다. 
 


중고시장 끝에 있는 사거리 횡단보도 옆에서 아코디언과 기타를 연주하는 할아버지들이 있었다.
대게 거리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아닌데, 이 음악은 왠지 불가리아와 어울린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소심하게 멀리서 사진만 살짝쿵 찍다.



터키를 떠나온 후유증이 아직도 있어서, 여행자 같은 기분은 제대로 안 나지만
정체없이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돌아다닌 것에 비해 사진은 별로 없음-_-)

위가 2개 정도 되면, 길거리에서 파는 피자를 모조리 먹어보면서 평가도 해볼텐데.
내겐 그런 육체적,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 아쉬울 따름.
다음 기회에 모두 도전해보겠다. 우어~ >ㅅ <



사실 오늘 꼭 방문해보고 싶은 성당이 있었지만,
결국은 못 찾았다. 불가리아 문자가 외계어처럼 보여서, 아무리 지도를 보아도 모르겠다.
트램 타는 것도 겁나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체념하곤 다시 숙소로 돌아간다.



11월의 가을이라...
나뭇잎의 단풍이 멋지다.

아침에 갔던 체인점의 커피가 너무도 싸고 맛있어서
또 찾아갔다.
내일 아침이면 불가리아를 떠나야 하니,
맛 보기 힘든 그곳의 아메리카노를 다시 음미하기 위해서.

내가 머무는 호스텔모스텔.. 이곳에 DVD 기계가 있어서 터키에서 공수해온 Into the wild 영화를
그곳에서 사귄 여행자와 함께 보았다.

내일을 위해서라도.
일찍 잠을 청하였지만...
저녁에 늦게 온 프랑스 젊은 얘들이 내는 소음 때문에 뒤척이다가
결국은 리셉션으로 내려가 컴퓨터를 했다.

흠.
내가 내린 결론은,
소음 때문에 잠을 못자는게 아니라
커피 때문에 못 자는 것이었다.

세상에. 카페인이 나에게 통하다니.
난생 처음 커피 때문에 잠을 못자다.
새벽 4시정도가 되어
겨우 방으로 가 잠을 자서 8시에 일어났다.

혼숙하는 도미토리 방에서 알몸으로 잠을 자고 있는
그리스 남자를 보곤
난 아직도 내가 잠이 덜 깬 줄 알았다.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군. 하.


-2008년 11월, 불가리아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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