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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 이야기 28] 순례 26일째, 개때문에 혼이 쪽 빠지다 본문

까미노, 그 길을 걷다

[까미노 이야기 28] 순례 26일째, 개때문에 혼이 쪽 빠지다

Yildiz 2011. 5. 29. 11:58




더 이상 못 가! 안 가!  2008년 6월 18일 수요일


새벽 6시에 일어나 짐을 꾸리기 시작하는 룸메이트들. 그들은 곤히 자고 있는 나를 배려해서 조용히 자리를 뜨려 했으나,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그만 잠이 깨고 말았다. 모처럼 일찍 잠이 깬 걸 보니 몸이 좋아졌나 싶었는데, 막 깨어난 몸은 돌덩어리 같다. 

다시금 달콤한 잠을 맛보고 싶었지만, 깊은 잠에 빠져들지 못해 자리에서 뒤척이다가, 7시가 다 되어 샌드위치 반 조각을 해치우고는 슬슬 움직이기 시작한다.



 

사모스Samos로 가자!



트리아카스테라 마을의 끝에서 두 갈래로 갈라진 길목에 다다른다.
사모스Samos로 갈까 깔보르Calvor로 갈까.

잠시 주춤하다가 사모스Samos에 가기로 결정한다. 깔보르Calvor에 가는 것보다 좀 더 많이 걷게 될수 있지만 내가 프린트해온 정보에 의하면 사모스의 알베르게가 정말 아름답다고 한다.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하지만, 사모스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지 5분도 안되어서 '쉬운 길로 갈껄' 하는 후회가 금방 치밀어올랐다.
7시 15분부터 걷기 시작했기 때문에 길 위에서 순례자를 찾기 어려운 게 당연한 일이지만, 길 위에 남겨진 흔적과 분위기를 봤을 때 사모스 가는 길은 그리 인기 있는 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을 고른 것이다.

지금 와서 후회하면 어쩌겠나. 한번 지나온 길을 다시 돌아가기 너무도 싫으니...
계속해서 걸어가는 수밖에.

고속도로는 산과 산 사이를 지나 왠지 모를 심연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길인 것 같아 기분이 별로다.



고속도로에서 벗어나 졸졸졸 개울물이 흐르는 곳을 가로지르고, 풀들이 울창하게 자란 좁다란 오솔길을 걷는데, 조금 으스스하다. 다른 때 같으면 신나는 기분으로 걸었을 텐데! 길 위에 사람이 없어서다. 



혼자 바쁘게 걸어 오솔길 끝에서 커브를 돌 때였다.



 

개때문에 혼이 쪽! 빠지다



"컹컹컹! " (개짖는 소리는 어떻게 써야되지?-_-)



으아아아아악!!
오메, 놀래라.
왠 놈의 개야?!

뭔가 있을거라 전혀 낌새를 채지도 못했는데, 난데없이 개가 나타나서는 심하게 짖으며 내게 달려든다.

이 늑대같은 개들!
2마리 중 누런 개만 유독 날 못 잡아 먹어 안달이 났다.



난 잘못 한 거 없다고. 오지마, 오지마, 다가오지마!!!

당황한 마음에 도대체 녀석들이 어디서 나타난 건지 파악도 제대로 못한 채,
혹시나 개가 내 엉덩이를 덜컥 물을 까봐 스틱을 뒤로 휙휙 저으며 앞만 보며 걷는다.

한참을 짖던 개소리는 성공적으로 나를 내쫓곤 잠잠해졌다.
다행히 개는 더이상 따라오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다시 쫓아올까봐 무서워서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개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났지만
여전히 심장은 쿵쾅쿵쾅 방망이질을 친다.

평화롭던 내 마음에 융단폭격을 하다니! 
흔들리는 파장은 걷잡을 수가 없다.
내 영혼이 딸꾹질을 한다.



심봤다! 산에서 바라본 사모스의 수도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개의 습격(?)에 잠시동안 넋을 놓은 채 걷고 있다.

아... 이 길로 오는게 아니었어. 정말 위험할 뻔 했다.
또 어떤 위협이 길 위에 도사리고 있을까.

어서 마을에 도착하고 싶다.

무서워서 찔끔 나오는 눈물을 머금고 걷는 길.
그러다 산 아래에 있는 거대한 것을 발견했다.

세상에, 세상에!

수도원이다.
저것이 바로 사모스의!

아- 정말 이럴때 심봤다!!! 라고 외쳐야 하는 거다.



이 산중에 저렇게 큰 수도원이 있다니!
굉장한 것을 발견하니 흉흉했던 마음이 어느새 호기심으로 들뜬다.

사모스Samos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수도원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더이상 못 걷겠어!! 벌렁 드러눕다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볼까 했는데, 공사중이라서 못 들어가는 줄 알고 반 바퀴만 돌고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너무 이른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수도원 안을 구경 못하고 사모스를 떠나야 하는게 무척 아쉬워서 고민이 된다. 

그. 러. 나. 지금은 겨우 오전 11시. 하루에 고작 4시간만 걷고 쉬겠다니. 안된다. 안되지 말고.
좀 더 걸을 필요가 있다. 앞서간 친구들과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라도.
적어도 하루에 20km는 기본으로 걸어줘야 한다. 

가는 길에 슈퍼에 들러 간단히 간식거리를 사고 사모스를 막 빠져나가 도로로 들어서려던 즈음.


순간, 걸음을 멈춰섰다.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와 내 앞을 가로막는 것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게 너무도 어려워졌다.
두 다리에 힘이 쪽 빠져버린 것이다.

이런 이상한 기분은 처음이다.

어쩔 땐 몸이 힘들어도 어떻게든 걸어서 목적지에 도착하곤 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더이상 걸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대로 계속 걷다보면 길 위에 주저앉아 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굽어진 도로의 끝이 두렵게만 느껴진다.

아까 개 때문에 너무 놀라 힘을 다 빼버렸나보다. 정신의 힘을. ㅠㅠ 


더이상 못 걷겠다!

선언을 하고는
길 옆에 있는 광장으로 내려와 배낭을 벗어 던지고 벤치 위에 벌러덩 눕는다.


 

 

 



 

 

순례자 광장.


좀 먹고 나면 괜찮아질까 싶어 점심용 샌드위치와 과일을 우걱우걱 먹어보지만
다시 길을 걸어갈만큼 의욕적으로 힘이 나질 않는다.
내 몸이 더이상 걷기를 거부하고 있다.


진짜 더이상 못 걷겠다. 안 간다. 안 가!!

이대로 걷기를 멈추면, 앞서간 친구들을 만나는 게 더더욱 어려워질텐데...
까미노라는 길 위에서의 인연을. 우선은 믿어볼 수 밖에...
무튼, 지금 내 상태로는 친구 따라잡으려다 스스로를 잡게 생겼으니. ㅠㅠ

그래도, 사모스.
하루 머물기에 꽤 괜찮은 마을이니까.
오늘은 이만 걷고 여기에서 머물어도 되겠다는 나름의 확신이 선다.

처음이다. 하루에 겨우 4시간만 걸은 거. 
(트리아카스테라에서 사모스까지 정확한 거리는 모르겠다. 대강 내 속력이 시속3~4km 이니, 12km 정도로 보고 있다.)



(이 강이 바로...!!!! 오르비오 강... 알베르게 모나스테리오 데 사모스는 베네딕트 수도회가 운영하며 수도원 본당 뒤편에 위치한다. 연중무휴, 도미토리 안에 침대 90개. 주방, 라운지 없음. 낮 동안 정기적으로 수도원 투어를 한다. 사모스 수도원은 서구 세계를 통틀어 가장 오래된 수도원에 속하며 스페인에서 가장 넓은 부지를 차지하는 수도원이다. 사모스 수도원은 6세기 경 San Martin Dumiense에 의해 세워졌다.)



수도원으로 돌아와 알베르게를 찾아가니 문이 닫혀있다. 오후 3시에 문이 연단다.
어이쿠, 4시간이나 기다려야하다니.



작은 다리 위의 벤치에 앉아 셀카도 찍고, 푸른 하늘이 물에 비춰 흐르는 모습도 바라보면서 초여름 햇살을 즐겨본다. 
 

행복하다. 안 가길 잘 한듯. ^^



바에 가서 꼴라까오를 한 잔을 시킨 후, 
생각나는 지인에게 편지를 쓰며 시간을 보낸다.



 

군과의 재회!



그렇게 시간을 때우고는 다시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생각해보니, 알베르게 침대를 배정받는 순서는 무조건 선착순이니, 슬슬 배낭을 놓고 줄을 서는 게 좋을 듯 싶었다.

따지고 보면 원래는 내가 1등인데, 3등으로 배낭을 놓고 앉아 있게 되었다.
 
순례자들이 속속 도착해서 긴 줄을 만든다. 도중에 헤르만씨를 만나 반갑게 인사했다. 그는 오늘 무척 피곤해서 알베르게 근처에 있는 1박에 30유로인 호스텔에 머문다고 하신다.

호스텔이라, 30유로.....
나도 푹 자고 푹 쉬고 싶은데... 호스텔에서 혼자 있어 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내 옆에 앉아 있는 순례자들은 지루한 시간을 달래려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알베르게 얘기를 하다가 그라뇽 알베르게의 이야기가 나왔다.

"내 친구가 그러는데, 그라뇽 알베르게가 정말 좋다고 하던데요?"

잠자코 듣기만 하던 나는 한마디 불쑥 끼어들었다.

"아, 저 그 곳에 머물렀었어요."

"어땠나요?"

긴 사설 늘어놓기에는 남아공에서 오신 아주머니의 말빨에 기가 죽어서 어려움을 느낀 나머지.
간단하게 한 문장으로 나의 감상을 박았다.

"그라뇽 알베르게는 까미노에서 최고의 알베르게에요."

나의 강렬한 한 문장에 남아공 순례자는 무척 부러워하는 눈길을 보낸다.
흐뭇하다. 그런 알베르게에 하룻밤 보냈었다는 것이.

알베르게 문이 열리기 전에 호스텔 가격을 한번 알아보려고 일어섰다.
순례자들의 무리 속에서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이 있는지 둘러보다가 
순서를 기다리는 줄 맨 끝에서 빨간색 배낭이 눈에 들어온다.

어엇?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노란머리에, 옅은 하늘색 옷?!

세상에, 이게 누구야?!
그녀가 분명하다, 이다. 군!



"군!"

내가 소리를 지르자, 군이 돌아보았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얼싸안았다.

이곳에서 다시 만나게 될줄이야!

만약 오늘 내가 더 걸어갔더라면, 군을 만나지 못했으리라.

정말 너무 너무! 기쁘다!
더이상 군을 못 만나면 어쩌나 마음 졸였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3일 전의 헤어짐이 마지막이 아니라서 참 다행이다.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는 순간이다.


이윽고 알베르게 문이 열리고, 침대 하나를 배정 받았다. 샤워를 빨리 하기 위해 재빨리 챙겼지만, 조금은 기다려야했다. 샤워시설이 많은 게 아니라서, 금새 순서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졌다.

샤워를 마친 후, 내 자리로 돌아와 한국에서 사온 기념품 중 나비 모양의 책갈피를 집어 들고 군에게 다가갔다. 오늘 이렇게 군을 다시 만났지만,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오늘이 마지막 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에게 미리 선물을 건넨다.
군이 무척 마음에 들어해서 나도 기분이 좋다. 

수도원 투어를 함께 하지 않겠냐며 군에게 제안을 하니 흔쾌히 승낙해준다.
투어 시간에 맞춰서 알베르게 입구에 모여 순례자들과 함께 수도원으로 향했다.



오래된 역사를 지닌, 사모스 수도원 




한창 보수공사를 하고 있어, 들어갈 수는 있을까 싶었는데, 갈 수 있나보다. 건물의 맨 오른편에 검정색 문 안으로 들어왔다. 수도원 관련 기념상품을 파는 가판대가 있다. 직원에게 관람료로 3유로를 지불하고 티켓을 받았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수도원 안으로 들어오니...
우와..!
감탄과 감탄의 연속!


 

1층 한 가운데에는 정방형의 정원이 있다. 수도원의 외관에서 풍기는 시간의 흐름은 그저 감동이다. ㅠㅠ


 




 


가이드가 스페인사람인데, 스페인어밖에 할 줄 모른다. 뭐라하는지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은 딱 2명. 나와 미국에서 온 순례자 한 명. 난 열심히 듣기는 해도, 무슨 말인지 모르니... 그냥 넘어가지만,

미국인 순례자는 틈나는 대로 하소연을 한다.

"난 무슨 말인지 모른다구요..."

그러면 영어를 할 줄 아는 다른 순례자가 간단히 설명해준다.
아주머니의 하소연 덕분에 나도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대강 내용을 알게 되었다.



2층으로 올라오니, 복도의 벽면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일련의 사건을 연속해서 그린 벽화.








2층에서 내려다 본 수도원의 정원.



외부인 출입금지 구역. 그래도 몰래 들어가보고 싶었다. ^^

 


벽면에는 과거의 수도원 흑백사진들이 걸려있다.



과거에 화재로 불에 탄 흔적.


(사모스 수도원은 역사상 2번의 화마(火魔)를 입었다. 1536년의 큰 화재로 대사원의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18세기까지 재건축이 진행됐다고 한다. 최근에는 1951년에 불이나 또다시 광범위한 손상을 입었고, 서재가 파괴되었다.) 


이쪽 통로는 구경하지 않고 바로 성당으로 연결된 문으로 들어갔다.



여긴 또다른 신세계로군!



동그란 천장 위에 또 동그란 창.



수도원 외관과 밝은 느낌의 성당 내부는 참 대조적이다.



성당 입구



수도원 투어를 마치고 알베르게에 돌아오니 정은 언니가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정은 언니와는 6일만에 보는 거다.
정은 언니는 오늘 이곳에 머무는 한국인 순례자가 한 명 더 있다고 알려주었다.
찾아보니, 처음 보는 아저씨였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었다.


알베르게 근처의 바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성당으로 향했다.


맨 앞줄에 정은언니, 두번째 독일에서 온 안드레아, 뒤에는 군.



사모스 성당 내부 정면.



미사 전에 차분히 그레고리안 성가를 듣고, 편안한 마음으로 받는 미사.

아침엔 개 때문에 마음 졸이고,
너무 힘들어서 걷기를 포기하고,
그러다 우연히 친구들과 재회하고.

이 작은 마을에서 정말 멋진 수도원 구경을 하고,
이렇게 미사까지.

내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하루의 일들이지만, 
지금 이대로. 
너무도 행복하다. 
 

알베르게의 호스피탈로.




숙소로 돌아와서 방명록에 오늘 있었던 일들, 감정들을 주저리 주저리 적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는 보고 싶은 친구들의 이름을 적었다. 노라, 마르코스, 루이스, 노르웨이에서 온 테디, 베어 할아버지들.
까미노에 있는 한, 언젠가 그들을 다시 만났으면.



 

길은 아직 남아있다. 그리고 앞으로의 만남도.



아침부터 힘든 생각을 해서 그런지 더더욱 힘들어졌던 것 같다.
더이상 과거에 매달리거나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며 고통받지 말자.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현재를 놓치지 않도록.
나는 보다 현명해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 현명해지기란 어렵다...

내가 까미노에서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제 더이상 길을 서두르고 싶지 않다.

길이... 아직 남아 있다.
남아있는 시간 만큼은 더 진지하게 걷고 싶다.

사모스에 머물기로 해서 다시 만난 인연들, 
오늘 겪은 일들이 신기하고 너무도 좋다.

내일은
누가,
어떤 곳이, 나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을까.



Today's Stamp!

오늘의 코스>ㅅ <!!

Triacastela - San Cristobo - Samos  11.7km

오늘의 지출!

까페 2.20 + 전화 1.50 + 과일 1.53 + 까페 저녁 4.20 + 수도원 입장료 3 + 군것질 1.47 + 치즈 등 1.49 + 숙소 기부 2 = 17.39유로



 

 

안녕하세요, 일디즈입니다. ^^ 폭풍같은 타자 권법으로 까미노 이야기를 업뎃하려 했으나.
2주간 내내 제 마음이 폭풍 같았네요. 마음 다스리기가 참 어렵습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서...(퍽!-_-;)
인도에 가서 명상 공부 좀 하고 오면 나아질까요? ^^;


마지막 사진은 헝가리에서 온 순례자 이다와 그녀의 친구입니다. 머리 묶은 여자가 이다, 짧은 스포츠 머리가 그녀의 친구이지요. 그녀의 이름을 들었었는데, 어려워서 까먹었어요. 다시 끈질기게 물어봐서 일기장에 적었어야 했는데. 지금에 와서 이렇게 아쉬워 하고 있네요. 

이 헝가리 순례자들과 같은 알베르게에 머문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스포츠 머리의 여성은 늘 아들 얼굴이 프린트된 작은 쿠션을 베개로 쓰고 자는 걸 보곤 했어요. 궁금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녀가 영어를 몰라서... 말을 걸지는 않았었죠. 그냥 길에서 만나면 웃어 보이는 것으로 만족했었는데.

지금에 와서, 
그녀에게 건네지 못하고 삼킨 말들이 아쉽네요..

그라뇽의 알베르게. 최고라고 자랑했지만, 수도원 한구석에 위치한 사모스의 알베르게도 최고입니다. ^^
역사 깊은 수도원의 한 자리에 하룻밤 머물었다는 것이 어찌나 영광스러운 일인지. ㅎㅎ
물론, 
사람들과 함께여서 더 행복했었죠. 

아참, 수도원 내부 벽화가 무슨 내용인지, 쓰기가 애매해서, 그냥 사진만 나열했습니다. 군이 스페인어를 할 줄 아니까  적극적으로 물어봤어야 했는데... 반성 중입니다. =ㅅ =;;


앞으로 남은 글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ㅋㅋ
산티아고까지 금방! 갑니다. 슝슝!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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