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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홀]D+375~380, Feel your body is Yours. 본문

14-15 호주 워킹홀리데이 /Second

[호주 워홀]D+375~380, Feel your body is Yours.

Yildiz 2015. 9. 3. 00:31

 

 

 

 

작년 크리스마스때 낚시한다고 돌아다녔지만

허탕쳤었던 날.

 

누가 버리고 간건지, 놓친건지

흰색 양동이만 바다에서 건졌을 뿐.

 

지글지글 타오르는 태양 아래 출렁이는 바다 보러

던스보로 갈 날이 있었으면.

 

 

On X-mas, 2014 @ Dunsborough, WA

 

(사진에서 뒷태는 한때 사자머리였던 남친. +ㅅ +;;)

 

 

 

 

(2015년 8월 25일 화요일)

 

#아직도 본드비를 받지 못했다... OTL....  

 

 

새벽 4시에 깼다. 찬 공기가 느껴져서인지 갑자기 잠에서 깼을 때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오로지 이것 하나 뿐이었다.

 

'매리 아줌마가 우리 본드비를 받게 하려고 신청한 적이 없어. 분명해. 가서 말해야만 해.'

 

번버리에서 렌트한 집을 떠나온지도 벌써 3주가 다 되어가는데, 본드비 들어올 기미가 없다. 안그래도 연락을 해봐야겠다 생각을 했었는데 매리 아줌마(담당 부동산 직원)가 게을러 터진건지, 우리에게 무슨 감정이라도 있는건지... 본드비를 받게 해줄 생각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엄한 새벽에 잠이 깨서 드는 생각이 이것이라니.

 

Bond.본드비. 우리나라로 치면 보증금과 비슷한데 다른 점은 국가에서 그 돈을 갖고 있다가 돌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돈을 잃게 되거나 잘못될 경우는 없을 것이다. ... 라고 생각했지만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부동산에서 본드비를 담보로 집의 이것저것을 트집잡아 본드비보다 더한 가격의 돈을 덤탱이 씌우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청소가 제대로 안 되었다며 250불을 차감하지를 않나.. 어떤 사람은 부동산을 상대로 소송중이라고도 하니 =_  =;;;

 

하아. 쉐어하우스에서 사는게 불편해서 렌트해 살았더니, 그 후의 신경 쓸 일도 만만치 않다. 번버리에서 살 던 곳은 주당 250불이었는데 본드비는 그것의 한 달치로 1000불이다. 매리 아줌마가 청소부를 불러서- 혹은 데미지 입은 곳을 찾아내어 본드비를 깎아내려고 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덥쳤다.

 

나름 렌트에서 우리만의 공간이 생긴 것이 좋았지만, 이런 번거로움이 있을 줄은 몰랐다. 무턱대고 렌트를 하기 보다는 잘 알아보고 신중히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리고 경제적인 여건이 되고 호주에서 계속 살 예정이라면, 집을 사는것이 렌트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공장 일이 끝나자마자 향한 곳은 퍼스 시내에 있느 부동산. 매리아줌마는 바빠서 직접 얘기하지 못했고, 리셉션에 있는 직원이 내 이메일 주소와 이름을 물으며 본드 어쩌고 폼을 보내준다고 한다. 어라, 그런게 있었다면 진즉에 보냈어야하지 않았나. 거의 20일이 지난 시점인데. 참 답답하다 여기 시스템은.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고 절대 오지 않을 연락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오늘 이렇게 부동산에 직접 다녀왔으니.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했기 때문에 기분이 그나마 나앗다. 오길 잘했다!!!! 처리 안해주면 계속 찾아와야지 안되겠다. ㅠ_  ㅠ.

 

 

 

#요가학원에 등록하다!

 

'학원'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그렇지만.. 요가원.. 이라고 해야하나. 부동산에서 나와서 바로 요가학원으로 갔다. 인터넷으로 뒤적거리다보니 Powerliving perth 요가학원에서 처음 등록하는 수강생들에게 30일간 39불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unlimited무제한!!!! 하루에 2번, 3번 들어도 된다고 한다. 이 어메이징한 가격을 보고 "바로, 여기다!!!" 싶었다. 리셉션에는 나처럼 처음와서 등록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요가학원이 그렇게 크지는 않는데, 이렇게 프로모션처럼 사람들을 받다가는 미어터질지 모르겠단 걱정도 좀 되었다.  

 

사실 일하고 난 후라 피곤해서 집에서 쉬고 내일부터 요가를 들을까 잠시 고민했었지만 남자친구가 쇠뿔도 당김에 빼라고 오늘부터 하자고 했다. 그래서 집에 잠시 들렀다가 학원 가기 전에 K마트에 가서 요가매트 10불 짜리를 하나 샀다. 내 요가매트는 일 년전에 사놓은 10불짜리 매트이다.

 

첫 수업으로 7시 45분 Power basic 수업을 들었다. 요가학원에 등록할 때 직원이 이 수업이 비기너에게 좋을 것이라는 말을 했어서 기대가 되었다. 클래스 룸에 들어가자마자 요가에 대해 설명을 들을 때 기본 클래스도 30 몇도라고 했던게 기억이 났다. 그렇다... 30도를 넘는 곳에 있다는 것으 덥다는 것인데... 이런 환경에서 요가를 해 본 적은 처음이다. 핫요가는 40도가 넘는다고 했다.

 

사우나 같은 그 후끈후끈한 열기 속에서 거의 풀로 가득 찬 수업인원으로, Adam 이라는 젊은 요가강사의 수업이 시작되었다. 수강료 결재할때 오늘 타월 대여료까지 덩달아 냈어서, 내가 너무 호구같았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분명 비기너에게 맞는 수업이라 해서 쉬울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이제껏 내가 해온 요가의 스타일과 달랐고, 요가와 필라테스의 중간지점 같이 느껴졌다. 이렇게 땀을 흘린 적은 정말 오랜만이다. 머리에서 땀이 나고, 속옷과 옷도 땀 범벅. 싸구려 요가매트는 땀에 미끄러워지고...

 

타월 없으면 큰 일날 뻔 했다.

위층에 샤워실에 있어서, 이제부턴 집에 가기 전에 간단한 샤워를 해야겠다.

 

 

대부분 시간을 거의 업드려 뻐쳐!! 자세로 있었기 때문인지 수업이 끝나고 자나 남자친구는 자신이 학군단에 있을 때 기합받을때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하..... 예상치 못했던 그런 힘든 요가 수업이었지만 땀도 빼고, 덩달아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몸도 풀고.

기대했던 것을 다 뛰어넘는 수업이었다. 만족만족, 대만족!

 

남자친구는 중간에 무릎이 틀어져서 돌려서 끼워맞추느라 고생했지만.... ㅠ_ ㅠ;;

 

그래도 이렇게 땀 빼서 좋다고 했다.

 

 

그렇게 빡시게 운동하고 집 와서는 라면을 먹었다.  

내일은 운동가기 전에 반찬을 미리 해놓고 가야겠다. 흠흠.

 

 

오늘 잠. 푸욱 잘 오겠다. 

  

수고했어, 오늘도!

 

 

 

 

 

 

@Powerliving north Perth, Aug, 2015

 

 

 

(2015년 8월 26일 수요일)

 

#Coventry Village에서 장을 보고 오다.

 

요즘 아침 일찍 일어나서 공장에 출근을 해야해서 그런지 새벽에 시도때도 없이 깨곤 한다. 그래서인지 방금 전에 꾼 꿈이 생생하게 잘 기억나는 편이다. 오늘 새벽에는 나와 남자친구가 새로 가보는 마트를 구경하고, 거기서 내가 초코파이를 보고 되게 먹고 싶어했었다. 가격이 2.49불 정도 했는데, 마트 주인의 말로는 오예스와 초코파이를 호일로 포장한 것은 양도 많고 가격이 3.49불이라 했다. 그 얘기를 듣고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잠에서 깼던것 같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언니가 몰리에 있는 Coventry (Coventry village로 검색하면 나온다) 를 추천해주었다. 거기에 있는 정육점에서 삼겹살을 싼 가격에 살 수 있고 맛도 좋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일 끝나고 바로 Coventry로 향했다. 보통 쇼핑몰이라고 하면 호주에서 유명한 대형마트 - 콜스Coles, 울월스Woolworths, K마트, Big W 등이 하나씩은 있는데 이곳은 중소상인들의 상점으로 어수선했다. 중동사람(?)이 하는 정육점, 중국인이 하는 정육점, 한군데는 호주사람처럼 보였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생선파는 가게도 있고, (베트남 사람이 운영한다고 들은) 아시안 마트도 있었다. 웬만한 한국과자와 식품들이 많고, 채소와 야채 가격을 싸게 살 수 있는 곳이어서 눈이 휘둥그레지며 구경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새벽에 초코파이 꿈을 꾼 기념으로 초코파이 작은 상자 하나를 사고, 마늘쫑도 사고, 알새우칩, 새우깡 등 먹고 싶은 과자를 막 골랐다. 어떤 것은 99c 로 저렴한 가격에 할인행사를 하고 있었다.

 

앞으로 생활용품이나 크게 할인하는 것은 대형마트에서 사고, 일 끝나고는 이곳에 들려 장을 봐야겠다.


 

 

 

(2015년 8월 29일 토요일)

 

#We are allowed to own only one body.

 

 

화요일에 요가를 등록해서, 화,수요일 하고 목요일에는 늦게 가서 못했다.  
아직까지는 핫요가 수업을 듣지는 않았다. 총 4번의 요가 수업을 들었다.  


한국에서 요가수업 들을 때는 여성문화화관에서 하는 저렴한 코스를 들었어서 일주일에 두 번만 했었는데, 호주 와서 첫 등록한 요가 수업이 한 달치. Unlimited이다보니까, 하루에 2번까지는 아니더라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려고 하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 주로 하는 요가가 Vinyasa 라는 건데 한국에서 했던 요가에 비하면 운동의 강도가 필라테스 어디쯤과 합쳐진 기분이다. 기본 동작이 엎드려뻗쳐!! 에 엉덩이를 쭉 든 상태이다. 힘들긴한데 땀을 쏙 빼고 나서 간단한 샤워 후 요가원을 나서면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Refresh!

 

요가를 마치고 나면, 하루 중 가장 기분 좋은 상태가 된다. 하루를 요가를 위해, 이 기분을 위해 산다고해도 될 것 같다.  



지금까지 아담, 샘, 미쉘, 리사. 이렇게 수업을 받았는데, 처음엔 강사의 영어에 적응하랴, 요가동작 눈치껏 보고 따라하랴 바빴다. 이제는 감을 조금씩 익혀가고 있어서 흐름을 탈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일을 하지 않는 주말이라 그런지 몸이 별로 힘들지 않았었어서 내 몸과 호흡에 집중할 수 있었다.

 

요가 동작을 할 때마다, 요가 강사인 리사의 속삭임과 질문들이 내 가슴 속에 와서 콕콕 박혔다.

 

"오늘 당신의 몸에 무엇을 했나요.?"

"좋지 않는 생각들을 그냥 가도록 놓아주세요."

"우리 모두는 태어나서 한 몸만 갖고 있어요."

 


.
Feel your breath.
Feel your heartbeats.

Feel your body is yours. Feel the freedom.

당신의 호흡을 느끼고, 심장박동을 느끼세요.

당신의 몸은 당신의 것입니다. 그것의 자유를 느끼세요.


 

 

리사는 시드니에서 온 강사인데, 이곳에서 일주일 정도 수업을 하고 다시 돌아간다고 한다. 그녀의 수업을 통해 Vinyasa라는 요가의 매력에 더 흠뻑 빠질 수 있었다.

 

요가 수업이 마무리될즈음,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수강생들에게 해주었다.

 

그녀가 어떤 젠틀맨을 사랑했는데, 그와 헤어지게 되었고. 하지만 그를 놓기 싫었던 그녀는, 나중에 깨달았다고 한다.

호주에 어떤 단어가 있다는데 지금은 기억이 안난다. ㅠ_ ㅠ 하지만 이런 뜻이라고 한다.

Thank you. You are there. That's enough.

Unconditional love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에도 조건을 달고 있었다고 자각한 리사.


요가매트에 몸을 편히 누워 눈 감고 쉬고 있는 중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원한다면, 쉽게 보내줄 수 있을까.

아니, 그가 원한다고 내게 허락을 구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를 자유롭게 해줄 수 있는지- 그의 문제가 아닌 나의 의식의 문제이다.

 

고마워. 너 거기에 있구나. 내 옆에 있지 않아도 그렇게 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그저 너란 존재로 말이야.

사람에 대해 기대, 사랑에 대한 기대로 상대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존재를 멀리서도 바라볼 줄 아는 그런 사랑.

나는 그런 사랑을 하고 있는 걸까,

그나저나 이렇게 매력적인 리사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떠난 젠틀맨이란 사람은 누굴까. 순간 궁금해졌다.

 

리사는 수강생들을 웃게 만들기도 하고, 그때그때 필요한 추가 동작을 통해 몸의 긴장을 풀게 했다. 나도 요가강사를 하게 된다면 저 사람처럼 할 수 있을까? 이런 욕심을 갖게 만드는, 실력과 연륜이 있는 강사였다.

집에 오면서 오늘 수업이 얼마나 좋았는지, 내가 요가 찬양, 리사 찬양을 하는데 남자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인도 가기 전에 요가를 했더라면, 아마 요가를 했을거야."
"나도 리쉬케시에 가보고 싶었는데! 인도에 또 가면 되지!"

"요가하러 인도에 가자고? 거길 왜 가. 델리로 들어가서 기차타고 가야할텐데. 싫어. 차라리 발리를 가자."

 

호주에 와서 오랜만에 여행의 목표를 갖게 된 남친. 그리고 요가를 통해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있는 나.

 

하루가 일/ 밥먹기/ 샤워/ 요가/ 밥 먹기/ 잠/ 일 ...... 단순하고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매일이 새롭고, 몸도 마음도 다부져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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