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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Sleepless days n nights

6. Bournemouth, England

Yildiz 2012. 3. 1. 06:52




영국. 하면 '흐리고 우중충한 잿빛' 하늘을 연상시키는 글을 보거나 경험담을 듣곤 했는데,
내가 Bournemouth 본머스에 도착한 날은 운 좋게도 맑게 개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버스터미널로 나를 마중나온 캐런은, 
어제 날씨는 무척 흐렸는데 오늘은 모처럼 날씨가 좋은 거라고 한다.

캐런이 머무는 곳에 짐을 놓고 나서
어제보다 훨씬 몸이 가벼워진 캐런과 함께 본머스 산책에 나섰다. 

 












Bournemouth. 본머스.
처음엔 이 도시명을 어떻게 읽어야 하나 당황했지만, 중간에 'r' 발음을 할 때
적당히 혀를 굴려주고, mouth[마우쓰]가 아닌 [머쓰]로 읽어주면 된다.

영국 도시명 중에 끝에 mouth가 들어간 곳은 강이나 하천의 물줄기가 바다와 만나는 지점을 나타낸다고 캐런이 알려준다.
본머스는 Bourne 강이 바다와 만난다.

1800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황무지였다고 한다. 본머스를 마음에 들어한 어떤 여성이 바닷가 근처에 집을 지은 것이 본머스의 최초의 집이라고 한다.

영국인들에게는 휴양지로, 유럽의 중고등학생이나 남미 학생들은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본머스에 많이 찾아온다.


 



부두 끝에 도착해서 발견한 놀이기구.
이건 내가 생각해온 영국의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이곳에 놀이기구가 있다는 게 이상해요."

캐런 왈,

"영국은 평소 흐린 날이 화창한 날들보다 더 많아.
우울한 날씨에 바람을 헤치고 항구 끝에 도착했을 때, 적어도 무언가 있어야 하지 않겠어?"



 


 







영국이 또 의외로 다가온 것, 한가지 더.

"저기 교회 보여? 몇 달전에 팔렸는데, 이제는 클럽이야."

요즘 사람들이 교회에 잘 가지 않아서 본머스의 교회 중 몇 개는 다른 용도로 쓰인다고.
본머스에 도착할 때 본 교회 건물의 흰색 창틀의 큰 유리창은 내가 잘못 본게 아니었구나.
어떤 교회는 마트로 개조됐다고 한다.

"세상에! 나름 역사를 가진 곳인데, 항의하는 사람들은 없었나요?"

"영국인들이 좀 그런 것 같아.
그게 좋지 않은 일인줄은 알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는 게 문제지."

클럽으로 변신한 교회당을 멀리서 보면서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린다. 가까이에서 보지 않아서 다행이야. 
난 그리 종교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왠지 아쉽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서.


(2011년 7월 25일, 캐런과의 이야기는 계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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