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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워홀] D-21, 워홀비자 신청하러 간 날 본문

2017 독일 워킹홀리데이/준비

[독일워홀] D-21, 워홀비자 신청하러 간 날

Yildiz 2017. 4. 21. 16:39


(2017년 3월 7일 화요일) 


간만에 일찍 기상! 대사관 업무 시작 시간에 맞춰서 서울역에 갈 생각으로 꾸역꾸역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독독독 어학원 다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주가 훨씬 지났다. 한동안 출근길 1호선을 안 타서 좋았었는데, 다시 타려니 힘들었다. 

전날 밤, 집에서 '이렇게 살아도 한국이 좋긴 좋아.' 이랬는데 그 말은 취소. 편하게 내 몸 누울 방이 있다는 사실이 좋은 거지, 이렇게 출근길이 힘든 한국은 싫다. (정확히 말하자면 도시의 단점이겠지만... ) 


*주한 대사관 업무시간 

, 화,  : 09:00 ~ 11:30

(12:00까지는 서류 수령만 가능)

수 : 14:00 ~ 16:30

 : 08:30 ~ 11:00
(11:30까지는 서류 수령만 가능)


*서울/인천 이외 지역 신청자 분들을 위한 방문 예약 서비스 (2017 4 4일부터)

2017 4 4()부터 서울/인천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신청자를 위한 영사과 방문 예약 서비스를 실시

예약을 통한 방문 가능한 시간 화요일 오후 2- 4

예약은 전화상으로만 가능하며 예약  여권 또는 신분증을 필참 (전화: 02-748-4114) 

화요일 오후 이외에는 기존과 같이 영사과 업무 시간 내에 방문 요망. 


p.s. 시간이 지나면 업무시간이 어떻게 변경될지 모르니, 블로그로 정보를 검색하더라도 '주한독일대사관 사이트'에 들어가서 한번 더 확인하는 번거로움을 추천드립니다. 

주한독일대사관 http://www.seoul.diplo.de/Vertretung/seoul/ko/05-RK/__05__hb.html


​지하철 서울역에 내려서 9번 출구로 향했다. 서울스퀘어빌딩 지하 1층 출입문으로 바로 갈 수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으로 가면 visitor desk 가 정문 앞에 있는 걸 볼 수 있다. 8시 50분 쯤에 도착했는데, 데스크 직원이 9시부터 방문객 등록을 받는다고 해서 잠시 기다렸다. 우리처럼 문 열자마자 바로 업무를 보려고 대기하는 사람이 5-6명은 더 있었다. 

9시가 되자, 대사관 방문을 위한 등록이 시작됐다. 직원이 건네주는 장부에 이름과 전화번호, 방문 목적을 적고, 사진이 있는 신분증(주민등록증 or 운전면허증)을 맡겼다. 직원이 준 방문카드를 가지고 엘레베이터를 타기 전에 지하철 요금 카드 찍듯이 찍고 들어갔다. 

주한독일대사관은 8층에 위치한다.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에 사물함 키를 받았다. 사무실 앞에 사물함이 있어서 거기에 가방 등 소지품을 넣었다. 이때 핸드폰은 사물함에 보관해야 하지만, 비자 신청을 위한 서류와 지갑은 꼭 챙겨야 한다. 사무실 앞의 분위기가 뭔가 소음을 잡아먹는 고요함이 있어서 살짝 긴장감을 주었다. 사무실 들어가기 전에 간단히 보안검사를 실시한다. 

보안 검사 통과 후, 사무실 안으로 직진을 하면 번호표를 뽑을 수 있다. 내가 오늘 가진 번호는 105번! 번호표 뽑는 기계랑 번호표 모두 독일어로 되어 있었다. 어후. 0ㅅ 0... 


사무실이 작은데, 분위기는 조금 엄숙했달까. 엄숙이란 표현이 잘 맞는 건 아니겠지만, 긴장이 되었다. 내 차례가 되어 직원과 일대일 대면을 하게 되었다. 직원과 내 앞에는 투명한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고, 서류는 직접 건네준다기보다는 책상 가운데에 홈이 파인 곳에 서류를 놓으면 직원이 자기쪽으로 당겨서 서류를 가져간다. 이런 시스템은 어디서 봤더라... 그러니까 교도소에서 면회할때 투명 칸막이로 서로 바라보고 그런거.. 다른 대사관도 이런지 모르겠지만, 왠지 위축감을 주었다. 

"86년생이네요. 추가 서류는 안 가져왔나요?"

"네? 추가 서류요?" 

"영문으로 이력서랑 Motivation letter를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아.. 네.." 


"이 주소는 호스텔인가요?" 

직원이 비자신청서에 적힌 독일 내 거주 주소를 보고 내게 물었다. 

"네." 

"호스텔 이름이 뭐죠?"

"아.. 프랑크푸르트 호스텔이에요. 그냥 프랑크푸르트 호스텔이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가까운 호스텔로 주소를 골라 적었는데, 직원분이 날카롭게 알아보셨다. 호스텔 이름을 몰라서 멍 때렸으면 곤란했으려나.. 


비자 신청비는 60유로인데, 당일 환율에 따라 한화로 계산하면 된다. 카드 결재 가능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현금 결재가 나을 것 같았다. 오늘 환율로 60유로는 7만 1800원이었다. 잔돈이 있어서 바로 계산할 수 있었다.

 

info@seoul.diplo.de 이메일 주소로 영문이력서와 레터를 보냈다. 서류를 접수 완료했다- 이런 답장은 오지 않았고, 또다른 추가 서류 제출 요구도 없었다. 나이가 좀 많은 편이면 형식상 추가로 서류를 더 받는 것 같았다.

워홀 비자 신청이 끝나고, 이제 여권을 찾으러 오기면 하면 된다. 일주일 뒤에 여권 수령이 가능하다. 나는 추가로 서류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영어로 뭐라고 글을 써야할지 머리가 복잡했다. 워홀 비자 신청하는 게 엄청 어려운 일은 아니었건만... 은근 긴장감과 압박감이 쌓였었것 같다. 1층 안내데스크로 와서 방문카드 반납하고 신분증을 돌려받은 후, 1층에 있는 까페와 식당 중에 한 곳을 골라 들어왔다. 단순하지만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었다. 아침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서울에 온 거라 허기도 많이 느낀 참이었다. 

샌드위치 전문점 가격이 좀 비싸긴 했지만, 우선 맛있는 걸 먹는 게 목표였다. 마침 신제품 행사중이라 아메리카노는 싸게 마실 수 있었다. 

 


​퀴즈노스. 흔히 보아온 체인점이 아니라 생소했지만, 사람 먹는 건 다 비슷 비슷하니깐.. 치킨 샐러드에 딸려온 소스가 맛있었다. 바게트 빵도 맛있어서 만족할 만 했다. 다만 가격이 좀 비쌌다는 것만 빼고는. 잠시 스트레스를 낮추고, 숨 돌리기엔 나쁘지 않았다. 

​매일 이렇게 단촐하고, 건강한 메뉴로 한 끼라도 먹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 독일 워홀 비자가 잘 나올까- 거부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만 31세가 되는 생일을 한 달 앞두고 신청한 독일 워홀 비자. 

제발 무사히 비자 받기를!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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