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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마음으로 이해하기

꿈의 풍경을 찍다

Yildiz 2014. 6. 3. 02:58

 

 

Pushkar Lake in the middle of night @ Pushkar, Rajasthan, India, 2014

 

 

 

#0.

 

달이 떴다.

호수 위로 동그란 달이 떠올랐다.

 

마을의 불빛이 밝았다.

호수 위로 전등 빛이 쏟아져 내린다.

 

 

 

#1.

 

꿈을 꾼다.

꿈에는 내가 가보고 싶었던 곳도 나오고

내가 가야할 곳이 나오고, 이미 다녀온 곳도 나온다.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 남몰래 깊숙이 숨기고 싶은 것들을

 

여러 등장인물들이 꿈을 통해 내게 이야기를 건넨다.  

 

꿈의 영화는 한번 꾸기 시작하면 엉겹결에 꼼짝없이 그자리에서 보게 되는

이름 없는 작품이다. 그래서 꿈을 한바탕 꾸고 나면 제목을 지어주기 위해

있는 힘껏 기억에 안간힘을 주기도 한다.

 

 

 

#2.

 

요즘 들어 꿈 속에서 사진을 찍는 일이 많아졌다.

창가에 들어오는 빛이 예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외국인 단체 여행객들의 기념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길을 걷다가 뒤돌아 보며 나와 시선이 마주친 아이의 사진도 찍어주었다.

 

 

며칠 전에는 호수 위로 비친 달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내가 꿈에서 본 풍경이 마치 인도 푸쉬카르에서 찍었던 사진과 닮았어서

잠에서 깼을 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3.

 

내가 여행을 다니며 사진 찍는 풍경들이 꿈에서 본 풍경들과 닮고,

꿈에서 본 풍경들이 여행을 다니면서 보는 것과 닮았다.

(이것에 대해선 더 많은 이야기들이 필요하지만 다음에 쓰기로 한다.)

 

어디로부터 오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꿈에서 느껴지는 기운을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도 좋다.

 

꿈을 여행하듯,

현실세계도 여행하며 살고 있다.

 

 

 

+PLUS

 

'이런 제목으로 이런 글을 써야지' 하고 알맞은 사진과 글을 쓰고

거기에 연상되는 생각들을 나열하다보면

불필요한 것들이 덕지덕지 붙게 된다.

 

그래서 내가 도대체 뭘 쓰고 싶었지? 고민에 빠지게 되고

노트북 화면만 뚫어지게 쳐다만 보다가

이내 키보드가 너무 뜨겁다 싶으면 노트북 전원을 끄게 된다.

 

 

'이번글은 도대체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하지?'

 

고민을 품고 잠들었더니

간밤에 또 꿈에서 사진을 찍었다.

 

배경은 파리의 에펠탑 같은게 나왔고

어떤 신사인지, 아니면 중세의 기사 같은 사람이 대각선 방향으로

말을 타고 달려오고 있었다.

그 사람의 복장이 검정색이었는지 아니면

그 사람이 타고 있는 말이 검정색이었는지 지금은 헷갈린다.

 

그 장면을 나름 찍는다고 찍었는데,

아이패드의 카메라 버튼이 제때 눌러지지 않아

찍힌 사진의 구도가 마음에 안 들어 짧게 탄식했다.

 

그걸 지켜보던 사람이 내게 말했다.

 

"그래도 사진을 3년 정도 공부했으니까

처음부터 살펴보면서 정리 좀 해봐요."

 

꿈이였지만 꿈속에서의 나도

그 말을 수긍하면서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요즘 들어 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매일 꿈에 대해서 기억나는 대로 적기도 하고,

다시 곰곰히 살펴보면서 새롭게 해석을 내리기도 한다.

 

꿈에서 어떤 풍경을 사진 찍을지 기대가 되는 동시에

그 장소들이 주는 의미와

꽁꽁 숨어있을 상징적 의미에 대해서

놓치지 않고 그림을 그리듯 머릿속으로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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