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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영화수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경험한 만큼 만나는 세상

일디즈 Yildiz 2014. 7. 1. 09:09

 

 

(2012년 8월에 작성한 글, 뒤늦게 포스팅 =ㅅ =;;)

 

 


나는 왕이로소이다 (2012)

I am the King 
7.3
감독
장규성
출연
주지훈, 백윤식, 변희봉, 박영규, 임원희
정보
시대극, 코미디 | 한국 | 120 분 | 201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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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조조로 '나는 왕이로소이다' 영화 보려구"

"왜??"

 

'나는 왕이로소이다' 를 보겠다고 하니 주위의 사람들 반응은 시큰둥했다.

주연배우에 대해 탐탁치 않아하는 사람도 있었고, '별로'일거라며 기대 조차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려는 내가 '잘못 선택한 건가?' 싶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요즘 틈만 나면 새로 개봉하는 영화 예고편을 들춰보고 있는데,

그때 본 예고편이 기억에 남아서 그런지 꼭 극장에 찾아가 보고 싶은 영화였다.

영화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지 무척 궁금했고 조연들로 나오는 중년배우들의 연기가 기대되기도 했었다.

 

 

영화의 막이 내리고

집으로 가는 길에 머릿속에 가득 찬 생각,

'사람은 자기가 경험한 만큼 세상을 살아가는거네.'

 

충녕이 책을 많이 읽고, 아는게 많으니

주색잡기하는 형보다는 왕이 될 자질이 있는게 아닌가 생각했었다.

 

하지만 밥상에 앉아서도 책에서 손을 떼질 않고,

책을 읽느라 밥은 호위무사가 먹여줘야 하고,

심지어 화장실에서 변을 볼 때도 뒤처리(?)를 해주는 사람이 따로 있었으니.

사실은 책의 세계,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살고 있었지 그외의 것에는 그리 관심을 두지 않는 세자였다.

 

그런 충녕대군이 어떻게 백성들을 헤어릴 줄 아는 자질을 갖게 된걸까.

 

"세종대왕은 원래 위대해!!",

"원래 혜안을 타고난 사람이었을거야."라고 단순히 넘겨짓고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인데

 

영화를 보고 나니

원래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분명 세상을 바라보고, 읽어낼 줄 아는 지혜가 있어야 하나,

올바르게 진실을 보려면 직접 겪어내는 일 없이는 제대로된 인식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온실 속의 화초마냥 궁 안의 취미 생활 이외에는 관심 없던 충녕.

왕이 되기 싫어서 가출한다면?

 

이 영화는 충녕이 왕세자 책봉을 받고 즉위식을 올리기까지 3개월간을 상상으로 채운 이야기이다.

역사에 제대로 남겨진 기록이 없다고 하는데,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할 법한 일이다. 

영화 장르가 코미디이다 보니, 조연들의 거친(?) 입담과 능청스런 연기는 보는 즐거움을 준다.

 

궁궐의 담을 넘어 충녕이 겪게 되는 이야기는 자신을 성장하게 하는 여행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강제로 노역을 당하는 백성들에 연민을 느끼고,

바르지 않는 것에 의의를 제기하기도 하고,

노비로 팔려가서 노역을 당하고, 매질을 맞기도 하고, 길 위에서 구걸하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 자기만 알던 충녕은 남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사람으로 변해 간다.

 

한편의 성장이야기를 보는 듯한 영화는

현재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도 만들었다.

 

대선정국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가?

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든다.

 

경험한 만큼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란 전제로 두고 대선 후보자들에 대해 판단을 해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자기만의 '성' 안에서 살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얼마인지도 모르는데,

'국민'이 최고라며 떠받드는 사람과는 이야기가 통하지 않을 것이다.

보통의 국민들은 그(박oo)가 살고 있는 성(城)에 대해 소식통으로 알음알음 들어와서 조금 알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 성안에 살아본 적이 없고, 당신 또한 우리가 사는 성에 산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국민'이란 자신의 성 '밖'에서 사는 사람들일 뿐이다.

 

공부만 잘한다고 해서 한 나라를 잘 다스릴 거란 기대도 버려야 하는 것 같다.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하고 함께 치유할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

그 지식은 무효한 것일테니.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바 없는 권력자의 횡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영화에서 보면 서쪽 끝에 있는 섬에 외적의 침입을 대비해 성곽을 만드는 대신

나리님께서 즐겨 뛰어놀 승마장을 만드느라 백성들의 강제 노역을 일삼고 매질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백성'들 편이 아닌 힘있는 자들의 편을 드는 지금의 현실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성들이 아파하는 것을 보고 도와주기는 커녕

회피하고 무시하는 태도는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화 초반엔 여러 코미디적 요소들로 관객들을 웃게 했다면

충녕이 궁 밖에 나가서 겪는 일들을 보면서 우리는 현실을 반추하게 되고,

각자의 생각을 투영하여 얻는 깨달음이 있을 것이다.

 

그냥 '웃자고' 이 영화를 보기엔 아쉬울 것 같다.

생각할거리들이 많은 것 같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요즘만큼 편한 세상이 있을까.

나누어진 계급이 없으니 신분에서 자유롭고,

교통이 발달해서 원하는 공간으로 이동이 자유로울 수 있으니

예전 사람들이 얻지 못한 기회를 찾기 쉽다.

그리고 글을 읽고 쓸 줄 아니 다른 이의 경험을 쉽게 접하고 나의 경험 또한 다른 이들과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절대로 변하지 않는 진리는 인간은 태어나서 죽어가는 과정을 겪어낸다는 것이다.

내 몸뚱아리는 단 하나이고, 모두에게 주어지는 시간도 하루 24시간. 정확하다.

하지만 '나' 라는 차원을 넘어서서 우리에게 세상을 좀 더, 다양한 방면으로 경험하게 하고 살게 하는 것들이 있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타인을 만나는 것을 통해서

우리는 또 다른 생을 동시에 더불어 살아간다.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각기 고유하면서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PLUS

2014년 현재.

 

 

좋은 영화를 보게 되면 (좋은 영화의 기준이 많이 있겠지만)

지금 당장 내 고민거리에 맞는 영화를 보게 될 경우, 머릿속에선 자동적으로 생각들이 뇌회로를 타고 돌고 돈다.

어떻게든 글로 내뱉지 않으면, 며칠 내내 머릿속에서 자동발사! 하며 생각이 신경을 휘휘 젓고 다닌다.

 

2012년에 이 영화를 보고 바로 글을 썼었는데, 내 글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비공개로만 두고 있었다.

수줍음이 많아 글을 쓰고 빨리 공개하기 보다는 가끔은 스스로 더 엄격하게 검열하기도 한다.

 

영화를 보고,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것.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작업 중 하나라는 걸 인정하고 있는 요즘이라 예전에 썼던 글들을 읽어보고, 영화리뷰만 따로 모아둘 게시판도 설정해놓았다. .

2년전에 쓴 글이지만 원본을 거의 그대로 두고, 살짝 수정만 해서 그대로 올린다.

 

어떤 영화는 내가 그걸 봤는지조차 잊어버리기도 하는데,

2년이 지났어도, 영화 속 에피소드들이 몇 개 기억난다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군대에 간 청년들에게 방탄조끼를 지급할 돈은 없어도

군에 골프장 지을 돈은 있고,

 

할매, 할배들을 위해 줄 노인연금 돈은 부족해도

밀양에 살던 할매, 할배들의 터전을 빼앗기 위해 경찰을 동원하고, 100억이란 돈도 써댄다.

 

당신의 입맛에 꼭 맞는 인사를 고르고 골라, 신중하게 선택했지만

신상털기, 여론몰이로 인해 자꾸 후보자들이 탈락하는 것은 '내 탓이 아니라' '너님들 때문이다.' 라고 하는 지도자.

 

조선시대에 승마장을 짓기 위해 강제노역을 시키는 권력자들이나

21세기에 사람들의 삶을 담보로 횡포를 부리는 권력자들은 국민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보살펴주지 못한다.

 

'지금이 때가 어느 때인데, 그런걸 비교하나' 싶어도 현실이 녹록치 않다.

국민을 진정 헤아릴 줄 알고, 보살펴줄 수 있는 지도자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길,

어디선가 '짠' 하고 나타나길 기다릴 수만은 없다.

 

'지금이 때가 어느 때인데.'

민주주의 국가에선 국민 스스로가 원하는 지도자를 요구하는 게 맞는거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국민 스스로가 의식이 성장해야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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