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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까페] 사막 같은 마음에 위로가 되어줄 그 곳 본문

소소한 일상/영화수다

[바그다드 까페] 사막 같은 마음에 위로가 되어줄 그 곳

일디즈 Yildiz 2016. 8. 1. 19:00



#I'm calling you- 

제목이 뭔지도 모른채 어디선가 들어봤던 노래. 그 노래의 정체를 이제 알았다. 바로 바그다드 까페의 ost였던 것이다. 영화의 장면과 가사가 맞물려서 사막 같이 황폐해진 마음을 표현하듯, 새벽 안개가 피어오르는 공기 중에 한 여자가 애절하게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야스민과 브렌다, 두 여자다. - 야스민은 독일의 로젠하임에서 남편과 함께 미국 여행을 왔고, 브렌다는 사막 한 가운데 바그다드 까페를 운영하고 있다. 

야스민은 사막의 한복판에서 남편과 다툼이 있었다. 그녀는 차에서 내렸고, 남편은 아내를 홀로 내버려두고 차를 타고 떠났다. 그녀의 노란색 커피포트도 길에다 버린 채.  

화면으로만 봐도 무지 더워보이는 그 길을, 야스민은 무작정 짐을 끌고 걸었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바그다드 까페. 그녀는 이곳을 찾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어떻게 알고 온지는 모르겠다. 그저 이 곳이 그녀의 목적지 같았다. 

바그다드 까페는 물을 주지 않아 시든 풀밭 같은 기분이었다. 아니, 그 풀마저도 색깔이 희미해져 퇴색되어 버린, 그런 황량한 곳처럼 보였다..

(바그다드 까페의 여주인, 브렌다. 딸과 아들이 있다.)


까페의 커피머신이 고장났지만 고칠 의지를 보이지 않는 남편을 막무가내로 쫓아내고, 브렌다는 허탈하고 쓸쓸한 마음에 홀로 소파에 앉아있었다. 

난데없는 불청객, 야스민의 등장에 브렌다는 초반에 엄청난 경계심을 발동했었다. 

브렌다가 방금 막 남편을 쫓아내고 홀로 있게 된 사실을 알리가 없는 야스민. 브렌다 역시 야스민이 남편에게 버림당했다는 사실을 알 턱이 없었다. 그저 그들은 초면에 서로에게 이방인이었으니까. 

바그다드 까페에 방을 하나 얻게 된 야스민은 자신이 차 트렁크에서 꺼내온 가방이 남편 것임을 나중에 알게 되고... 

다음날, 야스민의 방을 청소하러 온 브렌다는 그녀의 방에 있는 이상한 물품들- 여자가 갖고 있을만한 물품이 아닌 것에 소스라치게 놀라고 급기야 지역 보안관을 부르기도 했다. 

기분전환을 하고 싶었던 야스민은 자신의 방을 꼼꼼히 청소하고, 심지어 브렌다가 마을로 식료품을 사러 간 사이에 돼지우리처럼 복잡하고 쓰레기로 북적였던 브렌다의 사무실을 청소했다. 브렌다는 자신의 물건에 함부로 손을 댄 야스민에게 버럭! 화를 냈지만 이내 감정을 다스릴 수 있게 된 브렌다는 야스민의 '선물' 아닌 선물을 마음에 들어했다. 

그렇게 브렌다는 스스로 굳게 닫혀놓았던 마음의 문을 야스민에게로 슬며시 열기 시작했다. 

남편의 캐리어는 마술 셋트 킷이 들어있었는데, 야스민은 혼자 있는 시간동안 마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별 것 아닌 것 작은 마술로도 바그다드 까페 안에 모여있는 사람들은 웃기 시작했다. 야스민이 까페 일을 도와주면서 사람들은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노오란 사막에 신기루처럼 나타났던 그녀가 바그다드 까페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가족같은 분위기로 서로를 위하게 된다.  

예전에 그림을 그렸다는- 자칭 화가라고 하는 늙은 남자는 야스민에게 자신의 모델이 되어줄 것을 요청하기도 하고, 야스민은 브렌다의 아들이 치는 피아노 소리에 마음의 평화를 얻기도 했다. 남편과 헤어지고 난 후의 상처들이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과 관계속에서 점점 치유되고 있었다. 남편을 쫒아보냈던 브렌다도 화가 많이 누그러져, 그 전에는 찾기 어려웠던 미소가 얼굴에 절로 나온다. 마치 딴 사람으로 변한 듯 보였다.  

야스민의 마술과 함께 바그다드 까페는 손님들이 북적이면서 삶의 휴식과 행복감을 주는 공간이 되었다. 그 행복은 아쉽게도 얼마 가지 못했다. 야스민의 여권을 검사했던 보안관이 다시 찾아와 영주권이 없으면 이곳을 떠나야한다는 말에 야스민은 독일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때, 자신이 자기 자신으로서 충만했던 시간이 야스민에게는 바그다드 까페의 나날이었나보다. 

그녀는 다시 바그다드 까페를 찾았다. 

야스민이 떠난 후, 시들해졌던 바그다드 까페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이번에는 극장인것 마냥 마술 무대가 열렸다. 브렌다의 아들이 피아노 연주를 하고, 브렌다의 애교많은 딸은 사회를 본다. 영화 관련 포스터를 그렸다는 늙은 남자는 조명 감독이 되어 바그다드 까페의 공연을 함께 만든다. 



#Seize the day! 오늘을 사는 거에요!

브렌다와 야스민이 지팡이 마술을 보이면서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마지막 장면이 정말 흥겨웠다. 

한 잔의 커피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 서툴러 보이지만 기분을 들뜨게 하는 마술, 음악과 춤이 있다면 우린 서로에게 위로를 주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존재인 것 같다. 


이 영화는 1987년에 제작됐던 영화로 한국에서는 1993년에 개봉했다고 한다.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기념으로 감독판으로 HD 리마스터링 되서 재개봉 됐다. 영화필름의 색감과 장면장면의 빛과 구도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2010년대인 요즘... 이런 내용의 영화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사막에 노을 질때의 대기의 핑크빛과 모래의 질감이 느껴지는 화면이 참 예뻤다. 이외 야스민이 머물었던 방의 구조, 야스민이 브렌다 아들의 피아노 연주를 들을 때의 화면 색감 등등... 이 당시의 필름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볼 수 있었다.  

사막 같은 마음에 위로가 되어 주는, 사막에 위치한 바그다드 까페. 야스민이 바그다드 까페로 오는 길에 봤던 하늘에서 비춘 환영이 '이 모든 게 거짓말이야.' 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신기루처럼 모든게 사라지더라도, 우리가 사는 오늘을 좀 더 가볍게, 좀 더 행복하게 살아간다면. 우리가 오늘 만들어냈던 미소는 신기루처럼 퍼져 세상 어딘가를 끊임없이 떠돌지도 모른단 상상을 해본다. 



+P.S. 유투브에서 발견한 바그다드 까페 영화 클립, 야스민이 브렌다 아들의 피아노 연주를 듣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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