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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마음으로 이해하기

행운의 행운

Yildiz 2012. 5. 15. 22:38

 

 

도서관의 수많은 책들, 이세상 모든 작가들의 작품 가운데 내가 꼭 읽어보리라 벼르던 책을

지역의 여러 도서관 중 한 곳에서 빌렸다.

 

책을 찬찬히 읽다가 어느 페이지에 가지런히 꽂혀 있는 네잎클로버를 발견했다.

정말 기대하지도 않았던 선물이라 어안이 벙벙하기도 했고,

이렇게 만나게 된 인연도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이 네잎클로버의 주인은 자신이 주운 행운을 어디에 뒀는지 몰라

쩔쩔매고 있을지도 모를거란 생각도 들고 말이다.

 

그냥 내가 갖고 있기엔, 원래 내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어

다른 책에 네잎클로버를 꽂고 도서관에 돌려주려했으나, 책 넘기는 중 부주의로 네잎 중 한 잎이 떨어져

차마 다시 도서관으로 보낼 수 없었다.

 

그래서 아예 내 품에 눌러앉게된 네잎클로버.

 

처음 발견할 땐 좋아라하면서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가 언제였는지, 그게 있었는지 괘념치 않게 된다.

 

문득, 예기치 못하게 다가온 행운처럼

내 삶 자체도,

이렇게 태어나고. 이곳에서 자라고. 순간을 살아가는 것도 행운처럼 여겨야할텐데.

 

내 안의 행운을 발견했음에도

발견의 기쁨도 잠시, 네잎클로버를 책 한 구석에 놓고

잘 들춰보지 않는 듯이.

 

내가 가진 행운을

숨통이 트이질 않는 두꺼운 책장 사이에 꽁꽁 숨겨놓고

들춰보기를 귀찮아하는건 아닐까.

 

나이를 먹어가면서

늘어나는 주름살만큼

근심걱정도,

그리움도 늘어가는데

 

이렇게 풍선처럼 커져만 가는

세월의 그늘에

가까이에 있는 행운은 어느 한구석으로 밀려나

잊혀져가고.

 

아직 오지 않은 행운만이 행운이라고

기대하며 살아간다면

삶은 더욱더 숨가빠오겠지.

 

그러니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어가면서

지켜야할 것은

이미 내가 가진 행운을 잊지 않는거야.

 

다가올 행운을 재촉하며 울상짓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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