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힘내자, 청춘!

파리 2일째, 내 발길 닿는 대로! 본문

2008 방랑기/Paris

파리 2일째, 내 발길 닿는 대로!

Yildiz 2009. 3. 29. 16:32


자, 오늘도 한번 신나게 걸어다녀 볼까나? 2008년 5월 21일 수요일


파리 이틀만 보고 까미노 시작하지, 뭐.. 이랬었는데, 막상 파리를 구경하다보니
이거 원, 하루 이틀 가지고선 충분히 파리를 보지 못하고 갈 것 같았다.
너무도 보고 싶은게 많아서, 쉽게 떠나기가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여행 오기 전에 예약했던 생장행 기차표를 취소하기로 마음 먹었다. 인터넷으로 환불 조항을 살펴보고(민박집에 있는 불어사전의 도움으로..) 몽파나르트 역으로 갔다. 내겐 불어는 외계어였으므로... 역에서 한참을 헤매다 겨우 표를 바욘행으로 바꿨다. (바욘까지 가는 표를 사고, 거기서 생장가는 표를 사야 더 싸다는 정보를 전날 알았다. ㅎㅎ;)
 
우선 중요한 일은 마무리되었고, 배가 고파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 찾은 게.. 중국인 뷔페식당.
아, 불어를 못한다지만, 왜 여기선 영어가 이리도 안 나오던지. 벙어리다시피 손가락으로 음식을 가리켜 시켰다.. 하하..
반갑게 다가왔던 아시안 음식점은 또다른 프랑스로 내게 다가왔다... (흐윽..)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먼저 향한 곳은 사쾨르 성당!

사실 내가 가지고 있는 한 페이지짜리 지도로 길 찾기가 쉽지 않았다. 길을 찾아 헤매다 발견한 것은...  같은 방향으로 갈 것 같은 관광객들! 그들은 내 지도에 비해 상세한 지도를 가지고 있었다. 오호. 바로 앞에 부자지간으로 보이는 관광객이 눈에 띄었고, 난 조용히 그 뒤를 밟아갔다. ㅎㅎ


사쾨르 성당에서 내려다 보이는 파리 풍경



이래저래 해서 도착한 사쾨르 성당!
몇 장 열심히 찍었는데도, 사진 모두 삐뚤어진 성당을 담고 있었다. ㅠ
아래 사진은 그나마 '덜' 삐뚤어진 성당 ^^;
이 곳에 올라, 또다시 파리의 전경을 보니
다시 한번 감동 먹을 수 밖에...


사쾨르 성당


파리의 풍경~


그리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햇살이 적당했던 5월의 하루.
많이 붐비지 않아서,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다.



처음 방문하는 유럽이라서, 내게 익숙하지 않는 건축구조, 양식에 신기해했다. 사진으로 보는 거랑 직접 보는 거랑 다르다는 말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문에 새겨진 섬세한 조각을 열심히 들여다 보았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서는, 스테인드글라스와 내부 장식들의 공기를 엄숙하게 마련해놓았고
나는 의자에 지긋이 앉아서 가만히 앉아있었다. 난생 처음 방문하는 큰 성당이다.
종교를 가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남은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해달라고 짤막하게 기도를 드렸다. 한국 단체 관광객들로 보이는 분들이 해가리개 모자와 다양한 색상의 등산복을 입으시고 성당안으로 들어오셨다. 하, 한국인들은 어디서도 알아볼 수 있겠구나 싶은게, 딱 한국 아주머니들이 즐겨입고 좋아라하는 색상과 간편복이었으니. ㅎ

밖으로 나와 계단에 홀로 앉아있는데, 어떤 한국분이 다가와선 말을 걸었다.
몽마르뜨으로 같이 동행하기로 하고 함께 길을 나섰다.  


어린이용 프로그램을 위해선지, 뭔지는 잘 몰라도 촬영을 하고 있었다.



0<'>
함께 동행하게된 남자분... 지금은 오래되서 이름도 기억나질 않지만
그때 점심을 드시지 않아서 눈에 보이는 빵집에 들어가서 샌드위치 하나를 사먹었다.
음...  가난한 학생(본인)은 이렇게 먹으면서 여행해야하는 거구나!
이제야 여행 경비 아끼는 요령을 터득했다.. 에휴. 돈 아껴써야 겠다! 

아기자기한 집과 예쁜 골목


파리의 골목은...
예뻤다. =)

몽마르뜨 언덕에 도착! 오우, 여기가 그 말로만 듣던 몽마르뜨 언덕이구낭~
거리의 화가들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그림도 그려주고, 작품을 전시놓고 팔고 있었다.
거리의 한 가운데 서 있으면 눈을 어디로 둬야 할지 몰라했다.
'왜 이리 볼 게 많은거야?' 
이곳은 그야말로.. 거리의 미술관이랄까.
살아있는 미술관.

많은 것에 관심을 두던 나와 달리
나와 함께 있던 남자분은 별로 만족스럽지 못한 곳이였나 보다.
빠른 걸음으로 거리를 대충 훝더니, 다른 곳에 가고 싶다고 했다.

몽마르뜨 거리의 화가들


화창하고 산뜻한 날.
거리에서 작업하는 화가들,
구경하는 관광객들,
거리에 전시된 작품들의 알록달록 색감들이 어우러져
몽마르뜨의 풍경을 새롭게 덧칠하고 있었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몽마르뜨 거리




기념품 가게들이 많이 있었지만, 들어갈 엄두를 내질 못했다.
아직은 짐을 더 늘려서는 안되기에. ^^;


몽마르뜨 거리에 버스, 자동차, 사람이 많이 다니느라 분주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하트가 눈물을 흘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


사진을 많이 찍고 싶었지만, 작품을 찍으면 뭐라고 할까봐 감히 카메라를 들이내밀지 못했다.;;


성당근처에서 찍은 거 같은데 장소를 확실히 기억못하는 본인...




남자분을 따라 지하철 역 쪽으로 내려왔지만, 나는 달리 미술관을 꼭 가보고 싶어서 작별인사를 하고, 다시 몽마르뜨 언덕으로 향했다.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볼 법 한데, 손바닥만한 간략한 지도에 의존해서 그저 방향만 추출해냈다.
별다른 시간적 제약이 없었을뿐만 아니라, 그냥 이대로 길을 헤매고 다녀도 마냥 좋았다.
하지만 지나친 방황은 스스로를 지치게 할 뿐.
그래도,
그래도 마냥 좋았던 것 같다.


좁은 골목과 관광객들







이쯤에 미술관이 있겠다 싶었는데
도저히 못 찾겠다 꾀꼬리였다.
올라오던 길에 계단을 발견했었는데, 이거 힘들어서 올라가겠나 싶어서 지나쳤었다.
근데 지금 내가 쉬는 곳이 그 계단 맨 윗층이 아닌가.

아, 도대체 달리 미술관은 어딨는걸까.
작은 목소리로 한탄하며 뒤를 돌아봤는데
달리 아저씨가 날 보고 웃고 있었다. 씨익 ;-)


어서오너라~



와우! 드디어 올 곳에 왔구나!

나는 냉큼 들어가서 입장권을 끊고, 안내 데스크 여직원의 높은 8도음의 발랄한 메르시를 연달아 따라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들


작품 해설을 나름 열심히 읽고자 노력했었다. ㅋ
그중 기억나는 것은, 달리가 여성을 표현 주제로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것.



한 사람의 뛰어난 상상력이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 같다.
기억에 남는 미술관 탐방 중 한 곳!
살바도르 달리 매니아라면 꼭 들려보셔요. 후회 안하실듯! ㅎㅎ

달리 아저씨의 미소를 뒤로 하고 밖으로 나왔다.



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왼쪽 골목에 있던 화가 아저씨가 날보고는 대뜸,
"You're beautiful!"
이러는 거다. 하하하. 내가 아름답다고?
나는 그렇지 않다고 피력하려다가, 초상화 그리게 하려는 상술임을 알고는..

"나 돈 없어요, Bye- "

그래도 공짜로 듣는 "Beautiful" 찬사는 즐거웠다. =)






카메라만 들이대면 작품이 나오는 구나...
파리의 거리는 아름다웠고,
나는 길에 취했었고,
어느덧 해는 저물어 갔다.



한국에서 보지 못한 것들이 많아서 그런 걸까? 신기하고 예쁘기만 하면 무조건 카메라에 담았다. 여행 초기라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던것 같다. ㅋ;

민박집에서 주는 저녁밥을 먹기 위해 이제는 돌아갈 시간이다.
민박집 근처의 지하철 역에서 나와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민박집 전화번호의 부재였다.
뭐, 걸어가면 되지! 하고 길을 따라걸었지만,  결국은 또 길을 잃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시 원점으로 가는 것 뿐.
지하철 역 근처에 있는 전화방에 가서 인터넷으로 민박집 전화번호를 알아낸 후, 픽업을 요청했다. 민박집 홈페이지 주소가 기억났던게 천만다행... 

하루종일 쉴틈없이 돌아다니고, 민박집 찾아오는데 또 헤매고. 윽!

민박집에 묶는 게스트들과 직원 오빠님과 초졸하게 와인 한잔씩 하고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파리에서 지내는 마지막 날!



맛있는 와인 한잔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