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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자, 청춘!
로마 목욕탕 구경을 끝내고 밖으로 나오니 사람들이 몰려 있어 시끄러웠다. 사람들 틈새로 파고 들고 보니, 한 젊은 남녀가 결혼을 막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관광객들도 한데 어울러서 구경하고 있는 것이었다. 멋도 모르고 찾아온 바스... 라는 도시가 낭만의 도시로 치환되고 말았다. 신랑, 신부에게 오늘만큼이나 로맨틱한 날이 있었을까 싶다. 바스 골목 골목에는 작은 가게들이 많은데, 어느 가게에는 피터 래빗 등 귀여운 캐릭터들이 담긴 실내 인테리어 소품을 팔고 있다. 혹시 누군가에게 선물해줄만한게 있을까 싶어 들어왔다. 비누를 살까 냅킨을 살까 만지작 거리다가 냅킨을 사려 했지만 선뜻 지갑이 열리지 않았다. 이 예쁜 것을, 과감히 쓰기 힘들 것 같아 구매 욕구를 고스란히 접었다. 이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
그냥 걸어다니는 것만으로 혼자여서 그런지 기운이 쪽쪽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어서 아주, 아주아주 큰 나무가 있는 곳에 벤치가 있길래 잠깐 쉬는 시간을 갖는다. 나무 아래에서는 형제처럼 보이는 남자 둘이 과일 장사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장사를 한다는 건 쉽게 할 수 있는게 아니겠지? 나름 길목이라, 정말 좋은 자리 같다. 간간히 들르는 손님들이 꽤 있다. 이리 저리 사람 구경하다가, 다시 걷기 시작했다. 바스에 왔으니, 목욕탕은 보고 가야하지 않을까? 아니야, 굳이 가야할까? 고민하다가, 어차피 갈 데가 마땅히 없고 오랜 역사가 있는 곳이니 한번 다녀와도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 설득. 그런데 입구까지 와서 입장료를 보니 글쎄. 왜 이렇게 비싼겨. 순간 발길을 돌릴까 하다가 그래도 먼 나라까지 왔는데, 쉽..
영국에 오면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맨체스터' 인데, 그 이유는 '지성 팍' 을 만나고 싶어서랄까. 박지성이 유러피언 리그에서 뛸 때부터 나의 로망이었다구!! 영국에서 우연히 박지성과 만나는거!! 하지만 막상 영국에 오니, 두둥. '게을러서 못 갔다'는 말이 나오랴 싶겠냐만 사실이기도 하고. 리그도 끝났는데, 박지성 근처에 얼씬도 할 수 있겠나 싶기도 하고. 런던에서 당일 여행으로 맨체스터에 다녀오자니, 생각보다 먼 거리기도 해서. 그.래.서. 예기치 않게, 즉흥적으로 바쓰에 가는 왕복 버스표를 질렀다. 아무리 시차적응이 안되도 그렇지... 오늘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아침 일찍 빅토리아역 구경하러 가면서 먹고, 역 안에 앉아서 커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가 호스텔에서 아침 주는 시간에 맞춰 설렁설렁 걸..
#.1 런던의 점심시간. 직장인 남자 4명이, 횡단보도를 건널 때 나란히 걷는 모습이 끌려서 카메라를 들이댔지만 2대 2로 갈라서 버리는. 아쉽게도 뒷모습만. =ㅅ =; 아, 왜 중년이고 메리드 맨 (유부남) 일지도 모르는데 끌렸냐고 물으신다면, 그건 내가 흑백 필름을 카메라에 장전시켰으니까. 흰 티셔츠에 검은색 바지. 흑백의 대조. 그리고 이게 단 한 명이 아닌 여러명인 것은 어서 카메라로 찍어달라는 우연으로 다가온다. 푸힛. ; ) #.2 한낮에 유리를 관통하여 아스팔트에 오묘한 빛을 그리는 런던의 길거리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바닥에 생긴 빛의 물결. #.3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혼자 카메라 뷰파인더로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한 아이가 내 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날 보며 웃는 아이가 반가..
차링크로스역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한 골목으로 들어왔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음식점들도 있고 해서 뭐가 있나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사진전 포스터를 발견! Why Cameras? Not Bread? 문구와 사진이 눈에 확 들어왔다. 사진도 괜찮은 것 같고, 무슨 내용인지도 궁금해서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포스터를 사진에 담았다. 다음날 다시 찾아온 차링크로스역 부근 포스터에 나온 주소를 보고 갤러리를 찾아왔는데, 포스터 붙여진 곳과 꽤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Cumca Project. 꿈카 프로젝트. 벽에 붙여진 설명을 읽고 있는데 전시장에 울려퍼지는 한국 대중가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한국분이 계신다. 오홋, 이런 인연이! "꿈카" 는 '꿈꾸는 카메라' 라는 뜻이다..
#1. London Eye 본머스에 다녀온 후, 빅토리아 역과 가까운 Astor Victoria 호스텔로 왔다. 런던에 도착한 첫 날에 겨우 찾아 왔지만 만원이라 다른 숙소를 찾아야 했었던... 이번엔 퇴짜 맞지 않기 위해서 미리 예약을 하고 왔다. -ㅅ -; 외관상 숙소는 작아보이지만, 은근 층수가 있어서 내 방은 5층에 있다. 방 가운데에는 세면대와 함께 창 너머로는 런던아이가 보인다. 작게나마 보이는 것이 여기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실제로는 1시간 정도 걸어가야 했다. 런던아이. 누군가의 사진으로만 보던 런던아이를 실제로 볼 수 있게 되다니. 그런데 멀리서 보던게 습관이 되서 그런가. 사진으로, 엽서의 그림으로 보아온 것처럼 그저 지나치면서 슬쩍 보는 것으로 만족이 되..
런던에 처음 도착한 날 비싼 메뉴를 사먹은 이후로레스토랑에 들어가 근사한 음식을 맛 볼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정말 '눈꼽' 만큼도 없었다고 장담하기엔내가 너무 쿨하거나, 영국 식당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거나. 라는 건 없고. 비싼 가격에 손이 후덜덜. 그리고 어디서 먹어야할지도 잘 몰랐던 것도 사실이지만굳이 비싼 음식점에 가지 않아도 좋은 장소들이 많았다. 런던에서 보낸 날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그래도 여러번 가보고자 했던 곳이 바로 공원들. 길 가다가 맛있어 보이는 것을 봉지에 담아 경치 좋은 곳에 앉아 먹고,하늘 한번 쳐다보고,또 먹고. 하는게 좋았다. 3번 간 곳도 있고, 2번, 1번에 그친 곳도 있지만내가 다시 런던에 오게 된다면 또 한번 찾아가 보고 싶은 곳들. #1. Victoria..
휴가철이라 그런지 버깅엄 궁전 앞이나 빅토리아 여왕 동상에 관광객들이 바글바글.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붐비는 이곳. 가히 영국의 위상을 연상하게 하는데.... 그런데... 오랜 역사, 위엄... 위상.. 이런걸 다 차치하고. 관광객들 뒤꽁무니 쫓아다니며 찍는 사진이 난 왜 이리 재밌는 걸까. 여행을 떠나오기 전에는 영국이 그리 매력적인 곳은 아닐거라 생각했었는데 얼릉 생각을 고쳐 먹었다. 런던의 거리는 즐겁다! = ) -2011, 여름, 영국, 런던, 빅토리아 여왕 동상에서
캐런과 함께 산책을 하다가 교회 근처로 왔다. 손주들과 벤치에 앉아 간식을 먹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사진을 찍어서 드리곤 캐런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가족에게로 다가갔다. 젊은 부부인데, 딸, 아들에다가 쌍둥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런던에서 휴가 왔다고 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동생과 함께 앞서 사진을 찍힌 루이지는 어느새 벤치에서 벗어나 잔디밭 위로 와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 "Mom, Look! I can jump." 라며 나는 듯이 점프하는 찰리. 런던에서 온 찰리와 아나스타샤는 그새 루이지와 친구가 되어 서로 잔디밭에 뒹구면서 놀이를 한다. 아무래도 루이지가 밥 먹은 횟수가 더 많은 만큼 매 경기마다 루이지가 이기지만 아이들은 그저 뛰어노는 게 즐거울 따름이다. 요리조리 번개처럼 뛰어나는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