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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여행]D+25~26, 서핑은 무슨 본문

2016 발리, 길리, 태국

[발리여행]D+25~26, 서핑은 무슨

일디즈 Yildiz 2016. 9. 14. 17:22

(2016년 6월 24일 금요일)

#Cupbop 컵밥 식당에 가다 

4일 동안 편하게 머물었던 '산티카 호텔 스미냑'을 체크아웃을 하고, 꾸따 비치와 가까운 '테라스 앳 꾸따 호텔'Terrace at Kuta Hotel 로 체크인을 했다. 두 호텔 1박 가격이 비슷하지만 확실히 산티카 호텔의 방이 더 넓고 서비스도 좋았다. 그래도 테라스 호텔 주변에 워낙 식당과 즐길거리가 많은 장점이 있기에 감안하기로 했다. 

하지만 와이파이가 빠르지 않다는 사실은 영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껏 지낸 곳 중에 산티카 호텔의 와이파이가 가장 빨랐던 것 같다. 그에 비하면 테라스 앳 꾸따 호텔은 고층에 머물 수록 와이파이를 거의 쓰지 못한다고 여겨야만 했다.

오후에 서핑 레슨을 예약해놨어서, 배를 좀 채워놔야 했다. 생각보다 위에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 좀 난감했다. 

호텔에서 적당히 짐을 풀고 나와 바닷가쪽으로 걸으면서 뭐가 있나 살펴보았다. 서양인들이 많이 앉아 있는 '저렴한' 식당 옆에 깔끔한 디자인의 가게가 하나 있었다. '컵밥'. 코리안 스타일의 식당! 기름기 많은 음식보다는 한식의 깔끔한 맛을 보고 싶어서 가게로 들어왔다. 오픈한지 얼마 안됐는지 가게 안은 정말 깨끗했다. 아직 입소문이 타지 않아서인지 손님도 우리밖에 없었다. 

나는 덜 자극적일만한 소고기덮밥을 고르고, 남친은 고추장 양념이 된 돼지고기 덮밥을 골랐다. 

반찬으로 김치가 서빙되어 놀랐다. 오랜만에 먹는 김치라 다 먹었다. 외국에서 먹는 것치곤 맛있었다. 밥은 불고기보다 고추장 양념이 훨씬 맛있었다. 나는 혹시 탈이 날까봐 천천히, 조심히 먹었지만... 그래도 자극적인 고추장 양념이 맛있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떡볶이 같은 것도 먹고 싶었지만.. 내 위가 아프니 욕심낼 수 없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한식을 먹어서 기뻤다. 산티카를 벗어나니, 식당 선택의 폭이 넓고 간편해진 기분이었다. 

배 좀 식힐 겸, 길 건너 바닷가로 나왔다. 구름도 별로 없고 맑개 개인 하늘이라 그런지 바다색도 푸르르고 이쁘다. 

​바다는 무릇 놀러오는 곳이지만.. 그래도 꾸따의 바다는 그닥 들어가고 싶은 욕심이 안 생긴다. 길리와 아멧에서 너무 예쁜 바다를 보고 와서일까. 무튼.. 좀 이따 서핑을 하러 들어가야할 바다인데, 날씨가 좋아 예쁘니 다행이다.  

​바다 사진만 몇 장 찍고, 다시 숙소로 향했다. 길에 오토바이가 많이 다녀서 불편하긴 하지만, 잠시 잠깐 한적해지는 순간에는 더없이 좋은 산책로로 탈바꿈한다.  

​테라스 앳 꾸따 호텔로 가는 길에 있는 다른 호텔- 그랜드 라 월론 호텔? 외관에 있는 어마어마한 장식에 고개가 척, 입이 쩍, 벌려졌다. 저게 바닥으로 '쿵' 떨어지진 않겠지? 불안하긴 했지만 멋진 조각이었다. 


#바다가 무서워서 울다.  

트립어드바이저와 가이드북을 참고해서 추천 서핑 스쿨 중 [오딧세이 서프 스쿨]을 골랐다. 다행이 남친의 감기가 조금은 더 나았고, 나도 어제보다는 몸이 괜찮은 편이라서 서핑 레슨에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예약은 어제 해놓고, 새로 이동한 호텔로 픽업 장소를 변경했다. 

오딧세이 서핑 스쿨http://www.odysseysurfschool.com/

예약시 픽업 요청하면 무료 픽업 & 드랍 오프를 해준다. 

오피스 근처에 화장실이 있어서 옷 갈아입기는 괜찮음. 하지만 오피스 안에 있는 샤워실은 남녀공용이라서 좀 싫을 수 있다. 게다가 샤워장에 문이 있는게 아니라 커텐으로 쳐져 있어서, 정말 까딱 실수할 수도 있는 환경이다. 

래쉬가드를 빌려주긴 하나, 공용으로 입는 것이다. 개인용을 미리 챙겨오거나 입고 오면 좋다.

그리고 서핑보드에 무릎이 긁혀 피가 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여유가 된다면 워터레깅스 착용을 권한다.

귀중품을 보관할 수 있는 미니 락커가 있다. 웬만하면 귀중품을 안가져오는게 최선일 것.

어떤 강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복불복인것 같다. '서핑 완전 초보' 에 수영도 잘 못하고 물도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한국인이 주인장으로 있는 '바루 서프'가 나을 것 같다. - 오딧세이 한번 체험 이후, 서핑을 아예 체념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차라리 한국 강사에게 배우는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나중에야 하게 됐다. ㅠ_ ㅠ... 


바루 서프 http://www.barusurf.com/

한국에도 지점이 있다. (양양-강원도, 송정-부산) 바루 서프는 테라스 앳 꾸따 호텔에서 바닷가 가는 길목에 있다. 자세히 알아보진 않았지만, 오딧세이서프스쿨보다 가격이 5달러 정도 저렴해보인다. 한국인 주인장이 있으니, 원하는 바를 더 잘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예상만 해본다. 여기서 레슨을 받아본 건 아니니, 자세히 적을만한 사항은 없다 ㅠㅠ;; 

가이드북에도 추천 서프 스쿨로 나와있으니 고려해볼만한 곳이기도 함. 


2명이서 하는 서핑 레슨을 받을까... 하다가 돈을 좀 절약하자는 취지에서 4명 서핑 레슨을 등록했다. (2시간에 호주달러$45불 지불)

하지만... 4명으로 결성된 그룹에 키 작은 여자는 나 뿐이었다...

중국인처럼 보이는 남자 둘은 키가 크고 덩치도 좋고, 내 남자친구도 남자이니... 금방 배울테고.

나만 딱, 한 눈에 봐도 뒤쳐질 만한 낙제생처럼 보였다.

현지인 서핑 강사는 나를 보면서 악수를 청했지만, 길리섬에서 못된 아저씨에게 성추행 당한 이후로 경계심이 심하게 발동된터라 악수를 거부하는 눈초리를 보냈다.

여기서부터 강사와 나는 좀 삐꺽거렸다. 

강사는 나름 나를 도와준다고 내 몫의 서핑 보드를 들고 바다로 향했다.

어라, 가이드북에서 봤을 땐 머큐리 호텔의 수영장에서 연습 후, 바다로 나간다고 했는데- 뭔가 바꼈나보다. 우리 말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서핑을 배우려 바다에 모였다. 

강사는 기본 자세부터 차근차근 알려줬다.

차근차근 알려줬지만, 나 이외 남자들이 너무 잘 따라해서, 15분 정도 설명했을까- 바로 바다로 들어갔다.

아악... 이렇게 빨리 바다로 입수를 하다니!

나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급 당황했고, 심지어 강사는 나를 도와준답시고 서핑 보드를 들고 혼자 앞서 나가고 있었다.

서핑 보드와 내 다리를 연결시킨 고리가 발목에 죄어 올 정도로, 강사와 나의 간격은 점차 벌어졌다. 

나는 마치 발목에 개줄을 달아놓은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주인은 가자고 재촉하는데, 바깥 세상이 두려운 강아지마냥.... 내 꼴이 꼭 그랬다. 익숙하지 않는 바다에 갑자기 들어와 서핑 보드를 탄다는 게 겁이 났다.

하지만 강사는 아랑곳 하지 않고 앞으로 갈 뿐이었고, 수면 아래에서의 물살의 움직임이 비범치 않음을 느낀 나는 엄청 당황했다.

이 와중에 꽤 괜찮은 파도가 밀려오고 있고, 강사는 나보고 얼른 보드 위에 올라타라고 했다.

강사의 지시대로 내 몸을 눕히긴 했지만, 일어서라는 강사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보내고, 나는 파도가 이끌어주는 대로 서핑 보드 위에서 '으아아아' 소리를 지르며 다시 모래사장으로 돌아왔다.

높이가 있는 미끄럼틀은 그 모양 대로 내려가는 거라면, 서핑 보드 위에서 파도에 몸을 맡기는 것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신세계이자 새로운 감각이었다. 내가 힘을 들이지 않아도 이렇게 신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니!!

하지만 찰나의 짜릿함은 그저 찰나였다.

나는 바다가 무섭고, 잘 못하다간 죽을 것만 같다는 공포감에 휩싸였다. 

서핑 보드를 끌고 바다와 멀쩍이 거리를 둔 후, 모래 위에 털썩 앉았다.

....억울했다.

나는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억지로 타게 하다니. (하지만 보드에 올라탄건 나 자신이니, 강사만 탓할 건 아니었다.=_ =;;)

그리고 이게 바다란 말인가.

혼자 멋 모르고 타다가는 까딱하면 죽을 것 같았다. '서핑이 재밌다' 라는 말을 조금 이해할 순 있게 됐지만.... 목숨을 바쳐서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 안 그래도 며칠 전에 퍼스에서 유명한 서퍼가 상어에게 다리를 물려 죽었다나. 뭐라나. 그런 소문과 뉴스들을 접한 뒤라 그런지 더 신경이 날 서 있었다. 가이드북만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 '서핑' 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는데. 나에겐 아닌건가. 나는 왜 이렇게 무서워하는걸까. 분명 나는 방금 전에 안전하게 뭍으로 왔는데도 말이다. 

내 몸보다 큰 서핑 보드를 혼자서 끌고 다시 바다로 들어가는게 너무너무 겁이 났다. 

나만 빼고... 다들 즐겁게 잘만 타고 있는데... 나만 이상한 사람 같아서 기분이 이상했다. 심지어는 바다가 무섭다며 눈물도 찔끔나왔다. 나만 실패하고 낙오된 사람인 것 같아 외롭기도 했다.

​2시간의 수업이지만, 나는 딱 한번만 서핑 보드를 이용 후에 계속- 쭈욱- 그늘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했다. 돈을 이렇게 버리나? 싶은 마음에 괴롭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수업이 끝난 후, 오피스 밖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남자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샤워하고 밖으로 나오려다가 컴퓨터에 있는 사진을 보더니 나보고 오라고 손짓했다. 사진사가 찍은 사진 중에 내 사진이 있긴 했나보다. 아, 그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서핑의 사진이라니. 

나는 그 사진조차 보는게 싫어서 인상을 썼다. 남자친구 말로는, 정말 내가 예쁘게 나온 사진이었다는데.

그 말을 뒤늦게 듣고 나서야 궁금해졌다. 한번 보기라도 할걸 그랬나. 괜히 손사래를 쳤다.

하긴, 물살을 타던 그때는 순간 입이 저절로 벌어질만큼 재밌었던 것도 같다. 

 

르기안 거리에 있는 요거트 가게 벽화. 벽에 그려진 서퍼처럼 나도 저렇게 웃으면서 보드를 탈 수 있음 좋겠는데 ㅠ_ ㅠ주르륵.


#비치 워크 몰에서 저녁을 - 스시테이Sushi Tei 

내 장을 위해서 요거트를 사먹기도 하고, 위장약을 약국에서 사봤다. 물만 마셔도 위가 쓰리기도 했고, 뭐든 먹으면 결국 설사로 나왔다. 토하지 않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 여겨야 했다. 토하면 더 기력이 없어서 힘들다. 

저녁으로 '죽'을 먹고 싶었지만, 이 근처에서 죽을 파는 곳은 없어보였다. 대신 비치 워크 쇼핑몰까지 가서 좀 고급진 메뉴를 먹어보자 했다. 

테라스 앳 꾸따 호텔에서 비치워크 몰까지 천천히 걸으면 15분 정도 걸린다. 저녁에 그렇게 덥지 않아서 설렁설렁 걸을만 했다. 

여러 고급진 레스토랑 중에 우리가 고른 곳은 '스시 테이'. 식당 안에 빈 테이블이 많이 있긴 하지만, 일부러 모든 테이블에 손님들을 착석시키지 않는 것 같았다. 우리의 이름을 웨이팅 리스트에 올려놓고 근처 벤치에 앉아서 10분정도 기다렸다가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여기 메뉴판이 꽤 두껍다. 무얼 먹을지 고르는데만 해도 한 5분은 걸렸던 것 같다. 

따뜻한 차를 따로 시키려고 했지만, 무료로 차가운 녹차 음료가 나와서 취소했다. 얼음이 너무 차가워서 많이 마시지는 못했다. 

면을 너무 좋아해서... 이 메뉴가 너무 궁금했다. 연어살이 올라간 소바. 

두부샐러드에 오리엔탈 소스가 같이 나왔다. 야채가 싱싱해서 먹는 기분도 역시 상쾌했다.

남자친구는 장어덮밥을 골랐다. 밥 양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장어가 적당히 많이 나왔다. 

그리고 살몬이 올라가 있는 스시도 시키고!!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맛있었다. 이렇게 다 해서 택스랑 서비스비까지 총 4만원 정도 나왔다. 배부르게 먹은 만큼 돈을 낸것 같다. 호주에서 사먹는 것보다 싼 가격이라 만족할 수 있었다.  

비치워크 몰에 있는 스시테이는 L2에 있다. 2층인지 3층이었는지는 조금 가물가물. 이외 잘란 선셋 로드에도 스시테이가 있다. 꾸따에 총 2개의 스시테이 지점이 있다.


(2016년 6월 25일 토요일)

#호텔에서 그저 휴식한 날

발리에서의 마지막 날!!! 이지만 몸이 안 좋아서 따나롯 사원가는 걸 두 번째로 포기했다. '에힝. 발리에 다시 오면 되지 뭐.' 라며 마음을 달랬다. 호텔방에서 시원하게 누워 영화 스파이더맨 3와 트랜스포머를 감상했다. 

하루종일 영화만 보기 뭐해서 머리를 식힐 겸 1층으로 내려와서 선배쓰에 누웠다. 남자친구는 호텔 풀장에서 유유히 수영을 했다. 수영장이 건물 한 가운데에 있어서 그늘져 좀 추웠다. 남자친구는 서핑을 더 하고 싶어했지만, 내가 무서워하니 굳이 하자고 조르지 않았다. 초끔 미안했다. 

맛있는 걸 먹는 족족, 실 없이 변을 봐야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나를 위로하고자.

발리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호화롭게 먹기 위해서 또 스시테이에 갔다. 환전하면 돈이 많이 남을 줄 알았는데, 먹는데 다 써버려서 내일 공항갈 돈만 적당히 남았다. 

드디어 내일 발리를 떠난다. 별일 없이 떠나야할텐데 걱정 반, 머지않아 한국에 갈텐데- 하는 쓸데없는 걱정 반반. 그렇게 발리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p.s. 정말 뭐.. 특별한 것을 하지 않은 날이라 적을 게 없다. 하지만, 이날 아침에 처음 본 요거트 가게에 가서 290g 정도의 요거트와 과일 몇 개를 토핑으로 얹어서 먹었는데.. 가격이 무려 1만원이 넘었다. 베스킨라빈스 파인트 정량이 325g 이었던가. 그거에 비하면 여기 요거트 가격은 엄청 비싼 편. 발리에서 관광객으로 돈 쓰는 건 한국에서 소비하는 것 못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인정해야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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