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힘내자, 청춘!

[길리여행]D+19~20, 내가 여자인 게 화가 났던 날 in Gili Meno 본문

2016 발리, 길리, 태국

[길리여행]D+19~20, 내가 여자인 게 화가 났던 날 in Gili Meno

Yildiz 2016. 8. 20. 15:10

**길리여행 팁 

1. 길리 트라왕안에서 길리 메노 가는 보트 티켓을 굳이 여행사나 길거리 노점에서 살 필요가 없다. 정해진 일정이 있다면, 항구 바로 앞에 있는 매표소에서 직접 티켓 구입이 가능함. 만약 급 일정 변경으로 밤에 티켓을 사야한다면 여행사에서 티켓을 살 수 밖에.

여행사에서 부르는 티켓 가격 :: 길리 T - 길리메노 1인 50,000루피아 

2. 길리에서 스노클링 투어는 트라왕안에서 하는 것을 추천. 길리 메노 주변의 산호가 아름답긴 하지만, 굳이 길리 메노에 와서까지 할 필요는 없는 듯. 길리 메노가 길리 트라왕안보다 물가가 좀 더 비싸다. 길리 메노에서 머물 생각이 없다면, 트라왕안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메노로 가져올 것. 배에 자전거를 태워 같이 오는 여행자를 봤다. 길리 트라왕안에서 아예 짐을 다 옮겨 메노로 오는 것보다 당일치기로 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싶다. 

3. 여자라면 성추행 조심- 내가 조심한다고 안 당하는 건 아니지만... ㅠ_ ㅠ... 하... 한 사람과 한 시대와 한 세대를 사는 남자의 정신을 모조리 개조할 순 없으므로. 우선 내가 조심해야 하지만, 만약 당했을 경우 즉각 항의하도록 한다. 직원에게 따지기 보다는 사장을 불러서 따진다. 요즘은 트립어드바이저, 구글맵 리뷰 등에 여행자들이 평을 쉽게 올릴 수 있으므로... 경각심을 심어줄수 있으면 그나마 작은 펀치는(복수는) 날린 것이다. 피곤하다. 여자로 사는게. ㅠ_ ㅠ.... 


(2016년 6월 18일 토요일)

#길리 트라왕안에서 길리 메노로 간 날

새벽에 갑자기 깨서 토했다. 아마도 저녁으로 먹었던 국수 때문인 것 같았다. 국수 매니아인데다가, 현지 사람들이 먹는 식당에 호기심이 많은 나는, 그 허름한 가게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었다. 하지만 결론은 역시나- 위생이 좋지 않은 곳이었고, 기대했던 것만큼 국수가 맛있지 않았었다. 

잠들기 전에 뭔가 잘못됐다는 기분을 느끼긴 했었지만, 토하게 될 줄은 몰랐다. 다행이었던 것은 저녁에 먹었던 음식물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불안감이 밀려왔다. 2년전 인도 여행을 할 때 아팠던 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델리에서 현지 식당의 아주아주 더러운 위생에 된통 당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먹는 것마다 족족 토해냈다. 그 다음 날 심야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밤새 이동을 했어야 했는데, 내가 아파서 버스 표를 다음날로 미뤄야했다. 

이번에도 혹시나 그때처럼 여행일정에 차질이 생길까봐 걱정이 됐다. 인도는 그나마 물가도 싸고, 방값도 저렴한 편인데.... 길리에서 '하루 더'는 은근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세번의 헛구역질 이후에는 오히려 정신이 말짱해졌다. 베드버그에 물린 후부터 내 신경은 꽤 예민해졌었고, 감기기운까지 있었으니, 시무룩하거나 기운이 없었던 때가 많았다. 하루하루를 '될 대로 되라' 는 식으로 살다가, 정신이 번쩍 드니 삶의 의욕을 회복한 것 같은 착각에 마저 들었다. 

오랜만에 느껴 보는, 뇌가 활기를 찾은 기분이었다.

새벽 잠이 사라진 나는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다.  


길리 트라왕안의 항구는 아침에 유난히 북적이는 것 같다. 길리T 떠나려고 주섬주섬 모여드는 여행자들- 이 많은 사람들은 또 어디로 가는 걸까. 

정들었던 - 겨우 3박만 했지만 - 빌라네로에서 체크 아웃을 한 후, 남친과 나는 작은 짐만 끌고 항구로 향했다. 치도모를 타고 한번에 이동할 수 있지만... 그 돈마저 아까웠던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짐을 옮기기로 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남자친구가 무지 고생했다. 그는 자전거를 2번이나 더 타서야 항구로 짐을 모두 챙겨올 수 있었다. 

빌라네로 직원은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루 숙박료에 백만 루피아 이상 낼 돈은 있으면서 치도모를 타지 않다니.' 

고작.. 만원도 안할 요금인데... 무튼 우리는 그 많은 짐을 보면서 한숨을 쉬어야 했다. 이렇게 짐이 많은데, 또다른 섬으로 갈 생각을 하다니.

잠깐 뭐에 홀렸었나보다. 

​길리메노가 그나마 먼 거리가 아니었어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배에서 우리 짐을 내리는 건 힘든 일이었다. 파도가 좀 세게 치는 편이라서... 배낭을 메고 보트 앞부분으로 가서 모래사장에 발을 닿기 까지... 무척 긴장해야했다. 자칫 잘못하다가 넘어지면 내 뼈가 부러질 것 같은 두려움이 컸다.

다행히 아무 탈 없이 보트에서 내리고는 치도모를 하나 잡아 탔다. 길리에 와서 처음 타는 치도모다.  

조용해도 너~무 조용한 길리 메노. 길리 트라왕안의 북적거림이 싫다면 와볼만 하지만... 금세 트라왕안이 그리워질지도 ^^

​항구에서 오딸리아까지 가는 길은 좀 멀었다. 아무래도 주변에 나무가 많고, 걸어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섬이 더 크게 느껴졌다. 

​항구에서 오딸리아까지 치도모 타고 오는데 80,000루피아. 약 8천원 정도의 가격이다. 오딸리아 체크인을 하고 배정된 방으로 갔다. 사진에서 봤던 것처럼 깔끔하고 예쁜 방갈로다.

​방 앞에는 바로 수영장도 있고, 선베드도 2개나 있다. 보기에는 참 이쁘고 좋다. 하지만 방에 있는 침대에서 죽은 벌레의 시체를 몇 개나 봐야했던 나는... 베드버그 때문에 또다시 신경이 예민해졌다. 클리너가 와서 방을 다시 청소해주었지만, 남자친구가 모기장에 있던 베드버그를 손가락으로 튕겨낸 이후, 난 그저 체념을 해야했다. 

오딸리아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나서 내일 옮길 숙소를 찾으러 섬을 한바퀴 돌아보았다. 오딸리아보다 조금 더 후져 보이는 방갈로는 40만 루피아, 50만 루피아 정도의 가격으로 저렴하긴 하지만 돈 조금 더 아끼자고 또 베드버그에 물리기는 싫었다. 그래서 결국엔 1박에 10만원 정도하는 '꾸라꾸라 비치 리조트'에 1박을 예약하게 됐다. 배낭여행만 해오다가 1박에 10만원이란 지출을 하는 건, 상당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다. 그나마 남자친구와 함께 있기 망정이지.. 혼자서 10만원을 숙박비로 쓰는 건, 이제껏 상상해보지 못한 스케일의 여행이었다.

길리의 숙박비가 부담이었던 우리는, 내일 스노클링 보트 투어를 마지막으로 하고 길리를 떠나기로 했다. 


(2016년 6월 19일 일요일)

#내가 여자인 게 화가 났던 날 

다음날 아침, 오딸리아 조식을 챙겨 먹고 짐을 쌌다. 체크아웃할 때 리셉션에 부탁하면 치도모를 불러준다. 치도모를 타고 향한 곳은 '꾸라꾸라 비치 리조트'. 어제 봤던 방에 짐을 대충 놓고, 디파짓 이외 나머지 잔금을 카드로 결재했다. 카드 결재시 3% 수수료는 내가 물어야한다나.

이 섬에서 환전하느니, 차라리 카드 쓰는게 나을 것 같아서 대뜸 카드를 썼다.​

2016년 2월에 오픈한 꾸라꾸라비치 리조트. 새 건물이라 깨끗하고, 가격도 너무 비싼 편은 아님. 항구와 정말 가까워서 강력 추천함.

아침에 있는 스노클링 보트 투어 시간에 맞춰서 블루 오션 다이빙 가게 앞으로 갔다. 어제 봤던 할아버지와 중년배로 보이는 뚱뚱한 남자가 우리를 보더니 '이리 오라'고 손짓했다. 우리는 그들에게 투어비 2인 300,000 루피아를 건넸고, 우리 이외의 관광객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10시가 넘어도 사람들은 오지 않았다. 어제 할아버지가 했던 말을 더듬어 기억해보자면 관광객 5명이... 오늘 아침에 오기로 했다던데.

본의 아니게 남자친구와 나만 스노클링 보트 투어를 가게 됐다. 남자친구는 다른 관광객 없이 우리 둘만 가는 것을 영 찜찜해했다.

"아.... 기분이 별론데.." 

​키가 작은 현지 남자는 웃통을 벗고, 방수 가방을 가로로 매더니, 바다로 첨벙 뛰어들어 수영을 하기 시작했다. 어딜 가나 했더니 블루 오션 스노클링 투어용 보트를 모래사장으로 가져오기 위해서였다. 그 남자의 등근육은 이제껏 봐았던 우락부락한 근육과는 달리 자잘했다. 마치 거북이 등껍질 마냥 조각한 듯한 잔근육이었다. 헬스장을 다니나, 아니면 저 남자가 서핑도 하고, 수영을 해서 저런 근육이 알아서 생기는 건가. 궁금했다. 

어제 아침, 길리 메노 항구에 도착했을 때 파도가 너무 쎘어서, 보트에서 내릴 때 무서웠었다. 오늘은 그만큼 파도가 치지 않아서 혼자서도 보트를 탈 수 있었다. 

​날씨가 생각보다 좋지 않은 날이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 구름들이 보였지만 다행이도 스노클링을 하는 중에는 비가 오진 않았다. 다만 흐렸어서 수중에서 시야가 좋지 않은 스노클링 지점도 있었다. 

20명은 탈 수 있을만한 보트인데, 손님은 나와 남친 뿐이었다. 그리고 현지 사람 3명까지 해서 총 5명의 인원이 한 배에 탔다. 잔근육맨, 보조로 탄 건지, 심심해서 탄건지 보트 맨 뒤에서 별일 없이 앉아있던- 남자아이와 할아버지. 이렇게 3명. 적어도 10명 이상은 타야 돈벌이가 될텐데.... 오늘은 우리 둘만 있어서.. 나중에 투어가 끝나면 돈을 더 달라고 할까봐 살짝 걱정이 되긴 했다. 

처음엔 보트 안이 복잡하지 않고 한가해서 좋다고 생각했지만, 기분이 편하지는 않았다.  남자친구와 내가 바닷속으로 들어가서 한창 스노클링을 할 때, 그들이 우리 물건을 훔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귀중품을 많이 들고 온건 아니지만, 혹시나 누가 훔쳐갈까봐 걱정이 되었다. 날씨가 약간 우중충한 탓도 있었지만, 우리는 핸드폰을 꺼내서 여기저기 사진 찍기가 무척이나 눈치보였다. 최대한 돈이 되는 것을 그들의 눈에서 보이지 않도록 감추려고 했다. 

길리 메노에서 하는 스노클링 투어는 '길리 메노' 주변만 돈다. 길리 트라왕안에서 들었던 '메노, 아이르, 그리고 길리 트라왕안까지 한바퀴 도는 일정'은 길리 트라왕안에서만 하는듯 보였다. 그리고 가격도 싸다. 대신 사람이 많다.

우리가 탄 배는 외국인이 겨우 2명인데, 트라왕안에서 출발해서 온 배에는 외국인들로 북적였다. 그런 보트를 발견할 때마다 그 할아버지는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우리는 2명 밖에 없어.' 라며.

잔근육 맨이 보트를 운전을 하면, 할아버지는 유리- 플라스틱으로 된 바닥을 보고 멈추라며 잔근육맨에게 신호를 보낸다. 

길리 트라왕안에서 우연히 바다거북을 보고 왔지만, 이번 보트 투어를 하면서도 바다거북을 보고 싶었다. 우리는 "꾸라"를 보고 싶다며 그들을 재촉했고, 나름의 만족을 시켜주고 싶었던 그들은 보트 바닥을 유심히 쳐다보며 바다거북이 지나가는 지를 보았고, 운전을 하던 근육맨도 바다를 요리조리 살펴보았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그들은 거북이를 발견했고, 우리는 거북이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입수를 했다. 아니, 정확히는 남자친구 먼저 입수하고 나는 낑낑대면서 보트 난간에 걸쳐앉았다. 오리발을 신고 바다에 뛰어드는 거라서 나의 행동이 굼뜰 수밖에 없었다.

할아버지는 나를 도와주는 척 하다가 내가 뛰어내리기 직전에 왼쪽 엉덩이를 살짝 2번 쳤다.

순간 나는, '앗, 이거 성추행인데.' 라는 생각을 했지만 거북이가 멀리 달아날 생각에 서둘러 입수했다.

거북이를 찾으러 수영을 하면서도, 방금 전의 일이 무척 기분이 나빴다.

거북이는 바닥으로 헤엄쳐 내려가 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입수한 지점이 산호가 많은 곳이 아닌데다가 부유물이 좀 있는 편이라서 어두운 편이었다. 

그냥 길리 트라왕안에서 거북이 본 것으로 만족했어야 했는데. 괜히 욕심을 부렸나 싶었다.

다시 보트로 돌아와서 이번에는 항구로 향했다. 스노클링을 더 해봤자, 지금껏 본 풍경이랑 비슷할 게 분명했고 조금은 지치기도 해서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이번 투어가 마음에 드니?" - 할아버지가 남자친구에게 '해피' 하냐고 물었다. 

남자친구는 마음에 든다고 했다. 

"네 와이프도 해피하니?" 라고 할아버지는 남자친구에게 물었다.

나는 해피하지 않다고 답했다.

"당신이 내 엉덩이 만졌잖아요."

그러자 할아버지 왈,

"난 단지 널 도와주려고 한거야."


아.... 뭐라 말을 해도 통할 상대가 아니었다. 게다가 보트에는 남친과 나 뿐이고, 현지 사람은 다 한통속일테니.

혼자서 분풀이 해봤자 달라질게 없을거란 생각에 혼자 '나참, 어이가 없어서.' 하고 말았다. 


한껏 째려보고 욕풀이를 했어야 했던 그 할배에게 아무렇지 않은 듯 인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항구 근처에 있는 슈퍼와 식당. 가격이 저렴한 편. 슈퍼에서 파는 물과 음료수 가격이 싸다. 식당에서 물 시키지 말고, 슈퍼에서 물 산 다음 테이블에 앉을 것.

개미와 벌레로부터 상품을 보호하기 위해 유리 안에 보관해서 판다. 개미에게 노출된 과자의 최후는 처참했다.

슈퍼에서 파는 과일과 과자들. 물과 음료수에 비해 가격이 싼 편은 아니었다.

그 괘씸한 할배에게 제대로 보복(?) 하지 못해서 였을까.

점심으로 밥을 먹고, 쉬는데도 나는 내내 뾰루뚱해있었다. 그리고 내가 여자인게 화가났다.

나는 원하지 않는 남자와의 스킨십을 피하기 위해서 나 혼자 보트에 올라타고,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거북이를 보러가려는 열망 때문에, 성추행을 당했는데도 제때 항의하지 못하고, 이렇게 유야무야하게 일이 지나간 것 같아서 속상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어야 했다.

"나는 내가 소중한가, 아니면 거북이가 소중한가?"

나쁜 행위를 한 할배에게 내야할 화가 나 자신에게 향했어서... 힘든 오후였다. 

정말 짜증났다.... 도대체 남자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길래. 여자 엉덩이를 만질 생각을 하지? 자기가 아는 사람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여자 몸에 함부로 손을 대고, 그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길리 트라왕안 해변에 있는 바에서 젊은 삐끼(?) 가 메뉴판을 보는 서양 여자애의 다리를 아무렇지 않게 손댔던 게 생각난다. 자기딴에는 나름 매너라 생각해서 여자의 다리에 붙어있던 모래를 털어내준 것 같은데.... 왜.... 남의 몸을 막 만지지? 상대방은 허락해주지 않았는데???? 그 장면을 보는 나는 화가 났었는데, 남자 직원이 별다른 고의를 가지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 서양 여자는 그저 웃어 넘겼다. 

여자가 조심만 한다고 해서 성추행 당하지 않는 건 아니다. 이제껏... 이런 상황에 대한 '화'만 냈었지, 사건 이후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너무... ... 스스로 무뎠나 보다. 

내가 여자가 아니었다면, 그 할배는 내 엉덩이를 만지지 않았을텐데. 내가 남자였다면... 엉덩이를 만졌겠는가?

게이로 오해 받거나, 남자 엉덩이를 고의로 만졌으니, 주먹이 날라갈지도 모를테니까. 

하지만 여자가 약해보이고, 저항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남자친구가 먼저 바다로 들어간 틈을 타서 살짝 내 엉덩이를 만진것인가??

나는,... 내 딴에는 손님이 2명 밖에 없어서, 돈벌이가 쉬원찮은 이 현지 사람들을 걱정했었다. 아, 손님이 더 많았음 좋았을텐데. 하면서 말이다. 

착하다.. 나는 남을 굳이 걱정해 주지 않아도 될만큼 충분히, 너무 심각하게 착한 것이다.

괘씸한 할배에게 욕을 하고, 사장에게 가서 겁을 줘야했었다. 

"직원 교육을 어떻게 했길래, 여자 엉덩이를 만지냐고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


나는... 내가 여자라서 무척 화가 났다.


+P.S. 

1. 그 날 하필이면... 다음 기사에 '커플에게 배를 태워준 노인이 여자를 성추행 하려고 남자친구는 밀어서 바다에 빠뜨렸다'... 는 기사를 봤었다. 아무리 남자친구가 든든할지라도... 두 사람만 배에 타는 건... 그닥 썩 좋은 일이 아닌 것 같다. ㅠ_ ㅠ... 


2. 길리 메노로 가기 전날에... 고 김관홍 잠수사가 자살로 운명을 달리했다는 기사를 읽었었다. 길리는...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섬이다. 이 사람들은... 바닷속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데.. 정말 슬펐다. 길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더 슬펐다. 세월호 안에 있는 시체를 육지로 가지러 오기 위해, 한국의 잠수사들이 애를 썼고, 그 중 한 명은 영웅 대접은 커녕..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이 이야기를. 누군가를 붙잡고 한다면 아마도... '에이, 농담이죠. 거짓말이죠?' 라고 물을 것만 같았다.

김관홍 잠수사가.. 길리에 와서 스쿠버 다이빙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이룰 수 없고, 이뤄지지 않을 소망을 혼자 품었다 슬퍼했다 하며 애써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았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