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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발리, 길리, 태국

[발리여행]D+11, Fresh!Spa, 아르마 미술관, Ecstatic dance

Yildiz 2016. 7. 24. 19:36

(2016년 6월 10일 금요일)

#Fresh!Spa에 다녀오다. 

10시에 스파, 왁싱 예약을 했는데 9시에 일어났다. 푸짐한 조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배를 채우기 위해서 주인 아주머니를 급하게 찾았다. 서두르고 서둘러서 늦지 않으려 했지만 예약시간 10분이 지나서야 Fresh!Spa 프레쉬 스파에 도착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이른 아침에 손님이 없어서인지 조금 늦은 건 상관없어 보였다. 

원체 내가 여행을 '편하게' 다니는 것과 거리가 있어서 그런지 관광지에서 마사지를 받고 스파를 하는 것에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이번에 이렇게 스파 가게에 예약을 한 것은 바로 왁싱! 때문이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Fresh!spa 리플렛을 봤는데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누구의 추천을 받고 검색을 해서 찾은 정보가 아니라 그저 즉흥적으로 알게 된 곳에 예약을 한 것이다. 

나는 왁싱을 하기로 하고, 남자친구는 비슷한 가격의 팩키지로 스파를 이메일로 예약했다. 

왁싱은 생각했던 것보다 간단히, 빨리 끝났다. 비키니 왁싱을 하려고 했는데 브라질리언 왁싱으로 급 마음을 바꿨다. 5천원 차이밖에 안 났다. 이제 곧 해변가에 가면 입어야할 비키니가 번거롭진 않겠다. 뭐... 아무리 왁싱을 했어도 익숙하지 않은 나는 비치팬츠를 챙겨 입을 테지만. ; (  

남자친구의 패키지는 75분이 걸리는 건데 난 거의 20분도 안 되서 끝났다. 남은 시간에 스파를 받아볼까 잠시 고민해봤지만 그냥 왁싱에 만족하기로 하고 로비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누가 이곳의 주인장인지는 모르겠지만 인테리어가 이정도면 꽤 훌륭한 편이었다. 남자친구가 끝나길 기다리는 동안 한 외국인 남자는 자기 부인과 함께 받을 스파 서비스를 예약하고 갔고, 어떤 외국인 여자는 임신 중인데 자신의 몸상태에 맞는 마사지를 받을 수 있냐며 그냥 가게로 들어와 문의를 했다. 

눈에 잘 안 띄는 구석에 있는 스파 샵이지만, 한번 외관을 보면 괜찮은 서비스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든다고나 할까. 나도 그랬으니까 말이다. 


12시 전에 서비스를 받으면 10% 할인해준다. 하지만 세금 15%를 별도로 내야한다는 사실!! 우붓에는 정말 많은 스파, 마사지 가게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저렴한 곳을 원한다면 여기보다 싼 곳도 있을 것이다. 나는 우붓에서 가본 곳이 딱, Fresh! Spa. 한 곳 뿐이다. 

​fresh@freshspabali.com 

이메일이나 전화로 예약, 또는 방문 예약도 가능하다.

​아침 10~12시까지 시술을 받으면 10%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15% 택스는 추가로 내야한다. 

서비스료만 할인 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대신 스파 패키지는 이미 할인된 가격이라서 모닝 할인 10%는 못 받는다. 


#우붓의 단골식당, 다푸르 분다Dapur Bunda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없어서 다푸르 분다로. 이거 뭐 우붓의 김밥천국 같은 느낌이랄까. 물론 인테리어는 훨씬 고급진 곳이다. 

오늘은 좀 느긋하게 메뉴판을 찍어보았다. ​

​맨 위의 흰밥 7,500루피아 - 2016년 7월 24일 검색결과 한화 652.50원

꼭 먹어봐야할 삼발 떼롱 Sambal Terong 9,000루피아 - 약 783원.

​가격 저렴하고, 깔끔하게 음식이 나오니 만족감이 높은 곳, 다푸르 분다! 

​남친은 나시고렝을, 나는 흰밥과 반찬 3개를 시켜서 먹었다. 남김없이 싹쓸어 먹을 수 밖에 없는, 다푸르 분다의 담백한 음식. 정말 추천한다. 


푸짐한 식사 후, 우붓 시장의 끝쪽으로 가서 우붓 근교 투어를 예약했다. 사무실이 따로 없고, 길가에 사진과 택시 서비스 간판만 있는 곳이다. 이틀 전 우연히 지나가다가 사장으로 보이는 사람과 나름 거래를 했었다. 여기서 우붓 근교 투어를 예약하고, 아멧까지 가는 것까지 같이 하면 싸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보통 아침부터 오후까지 있는 투어 일정에 500,000루피아를 부르지만, 우리는 350,000루피아(한화 약 30,500원)로 가격 합의를 봤다. 


#오후에 아르마 미술관 관람 

우붓에만 해도 벌써 일주일 가까이 지내는데, 미술관을 한번 안 가봤다니. 좀 부끄러운 일 같았다. 이제껏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면서 미술관을 가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우붓에서는 한번은 가봐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우붓에 있는 3개의 미술관- 네까 미술관,아르마, 뿌리 루끼산 미술관 중에서 아르마만 다녀오기로 했다. 아르마 미술관이 몽키포레스트 길에 있어서 설렁설렁 걸어가기 나쁘지 않은 거리에 있었다. 걸어가기 나쁘지... 않은 거리였지만 낮에는 덥기 때문에... 입구에 다다랗을 때는 나는 벌써 더위에 지쳐있었다. 이런 날씨에는 개인 기사를 고용하지 않은 한, 걸어서 모든 미술관을 하루에 돌아보기란 참 무리인 것 같았다. 나는 그나마 자유여행으로 발리에 와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지만, 짧은 일정으로 발리 오는 사람들은 하루에 빡빡한 여행 일정을 어떻게 다 소화하는걸까? 궁금해졌다. 날씨가 더우면... 정말 빡센 일정은 여행의 '즐거움' 보다는 '짜증과 힘듦'을 북돋아 주기 충분했다. 발리의 6월 날씨가 그랬다. 

가이드북 [발리 홀리데이] 2015~2016년 개정판에는 아르마 입장료가 60,000루피아로 나와있었는데, 그새 80,000루피아로 올랐다. 다행이 음료 1잔은 여전히 포함되어 있었다.  

아르마 미술관은 굉장히 넓었다. 기력이 있고, 날씨가 선선하면 천천히 여유를 갖고 돌아볼 법한데, 덥기 때문에 우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아궁 라이라는 사람이 컬렉션한 작품들이 모아져 있었다. 더위를 먹은 채 들어간 미술관은 그닥 시원하지 않았다. 냉방시설을 가동하지 않은 채라서, 나는 그림을 애써 감상하려 했지만 좀 힘들었다 ㅠ_ ㅠ 


​그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바로 이것!! 원래 사진을 찍어서는 안되었지만, 기억하고 싶어서 대충 사진으로 남겼다. 작품을 가까이에서 보면 다 물감을 논줄기 모양으로 짜서 완성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방 가운데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잠시 시간을 보냈다. 

​이어진 다른 방으로 갔다가 깜짝! 놀랬다. 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개의 돌조각상... 진짜 개.. 인줄 알고 놀랐고, 가짜임을 알면서도 무서워서 옆에 가지를 못했다. 

​건물 안의 여러 미술 작품이 있지만, 건물 자체가 주는 심미성도 있었다. 계단으로 깔아진 돌과 난간을 짚으면서, 어디서 이런 돌들을 구했을까, 이 건물은 언제 지어졌을까 궁금증이 일었다. 이곳에서 전시되는 미술작품들이 나름 의미가 있겠지만, 이 미술관 건물 자체는 현대 미술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세월과 시간의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발리 전통 회화 중... '월리를 찾아라' 시리즈에 버금가는.. 도화지 가득 빼곡하게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여러 작품 봤더니 '여백의' 미가 있는 한국화가 저절로 머릿속으로 그려졌다. 복잡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그린 발리 화가에게 경외심이 들었지만.. 내가 직접 이걸 했으면 어쩌나 싶어 부담감이 생겼던 모양이다. 나에겐 너무 과한 것도, 너무 부족한 것도 아닌 그림 작품이 딱 맞는 것 같다. : ) 


​건물을 나와서 그늘로... 미술관이 시원하지 않아 더위를 떨쳐내지 못했던 나는 어서 까페에 가서 시원한 커피를 한잔 들이켜고 싶었다. 

​까페를 찾아가는 길에 시원한 정자에서 목공예를 하고 있는 아저씨와 잠깐 얘기를 나눴다. 남자친구가 다가가자, 아저씨는 한번 해보라며 자신의 연장을 남자친구에게 쥐어주었다. 서슴없이 해보는 남친. 아저씨는 남친이 꽤 잘한다며 칭찬하셨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발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면 별 문제 없을 더위일텐데, 낯선 환경이다 보니 금방 지쳤다. 로봉 쿠킹 클래스의 상이 '이른 아침의 온도는 나에게 '쿨'한게 아니라 '프리징'해요.'(시원한게 아니라 추워요.) 라고 말했던 것을 떠올리면... 현지인들과 나는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얼음이 든 커피를 한껏 마신 다음, 미술관 입장할 때 받았던 책자를 살펴봤다. 영어가 다 눈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이곳의 주인장으로 보이는 아저씨를 아까 얼핏 본 것 같았다. 꽤 이름있는 미술관의 주인이라고 해서 그저 사무실에 앉아만 있거나 집에만 머무는게 아닌 것 같았다. 미술관 방문객들과 소통하는 것을 즐겨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렇게 여유 있는, 인자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걸까. 

아르마 미술관은 참 넓다. 뒤쪽에는 리조트도 있다고 한다. 날씨가 더운 관계로 더이상 구경은 포기했다. 여기에선 워크샵도 열리는데 뽄독 뻬깍 도서관 수업보다 가격이 더 쎈 편이다. 하지만 정말 다양한 수업들이 있다. 발리 문화, 춤, 발리 건축, 요리, 발리 역사, 요가, 드로잉 수업, 은공예 수업등등 발리와 우붓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우붓에서 오래 머물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요가반의 핫한 나이트 댄스 Esctatic dance 엑스태틱 댄스! 

요가반의 선데이 댄스 수업을 포기하다시피, 일부러 안 갔던 나는, 금요일 저녁의 엑스터시 댄스 수업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1시간 일찍 미리 가 있었는데, 어느새 사람들이 줄을 서서 등록을 하고 있었다.... 아니, 1시간 전에 와서 줄을 서야할 만큼 굉장한 댄스 시간인걸까? 남친과 나는 모기를 퇴치해가며 넓은 공터에 있는 오두막에 슬며시 걸터 앉아 수업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댄스 수업은 티벳탄 볼 메디테이션을 했던 2층의 넓은 공간에서 열렸다. 제일 구석에 가방을 놓고, 사람들 무리에 섞였다. 사람들이 많았지만 공간이 비좁을 만큼 미어터지지는 않았다. 예상과 달리 수업에는 별다른 가이드나 지시가 없었다. 그저 노래만 틀어주었다!

수업에 온 대부분 요가복을 입은 서양인들이었다. 우리 같은 동양인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발레나 춤을 배웠던 것으로 보이는 사람은, 무슨 연체동물처럼 자유롭게 몸을 움직였다. 몸을 움직이는데 어색한 나는, 그저 쿵짝, 쿵짝, 한발, 다른 발, 움직이며 음악에 몸을 맡겼다. 

처음에는 춤을 추는 것이 무슨 의무인 것마냥 췄는데, 남자친구가 이내 시시하다고 뒤쪽에 혼자 앉아 있겠다고 했다. 그가 내 옆에 없자 나도 점차 댄스에 흥미를 잃어갔다. 

그리고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1시간 반 동안 비슷한 음악에 춤을 추기란... 힘든 일이었다. 수업 시작한지 1시간도 채 못 견디고 나온 꼴이었다.... 어떤 음악이든 춤추는 공간만 있으면 돼!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면 안성맞춤의 수업이겠지만... 요가가 주 목적인 사람에겐 굳이 추천하고 싶지 않은 수업이었다. 차라리 다른 요가 수업을 더 챙겨들을 걸 하는 아쉬움이 뒤끝에 남았다.

요가반 10회권을 사서, 남친과 사이좋게 5회씩. 이렇게 요가반에서의 수업이 모두 끝났다. 아멧과 길리를 갔다가... 다시 우붓에 돌아오게 될까?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므로, 요가반의 아직 경험하지 못한 수업은 나중으로 기약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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