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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발리, 길리, 태국

[발리여행]D+5, A busy day in Ubud

Yildiz 2016. 7. 3. 20:29

(2016년 6월 4일 토요일)

즐길거리와 먹거리가 많은 우붓, 몽키포레스트 산책부터 시작해서 저녁에는 요가수업까지. 바빴던 하루의 여행 일기. 


#우붓 나들이는 몽키포레스트부터!

요가, 맛집, 쇼핑, 논길 트레킹.... 할 게 무지 많은 우붓. 어제 오후에 도착했지만 본격적으로 우붓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서 간편(?)하게 몽키포레스트에 가보기로 한다. 숙소로 정한 벨라하우스가 하노만 거리에 있어서 몽키포레스트 입구까지 걸어가는데 그리 멀지 않았다. 몽키포레스트 매표소 근처에 오는 길에는 온갖 모양의 원숭이 돌조각을 볼 수 있었다. 


이 숲에는 긴꼬리 원숭이가 산다고 한다. 긴꼬리 원숭이는 모성애가 지극하다던가. 새끼원숭이에게 함부로 접근하지 말아야겠다, 소지품을 조심해야겠다... 속으로 주문처럼 외우면서 몽키포레스트 입구에 도착했다. 매표소에서 성인 2장 표를 샀다. 1년 전에 나온 가이드북에는 입장료가 30,000루피아(약 3천원)인데 벌써 10,000루피아(천원)이 올랐다. 

표와 함께 한국어로 된 리플렛을 들고 본격적으로 입장을 하려는데, 근처에서 얼쩡거리면 원숭이들 중 한 마리가 외국인 여자에게 다가가더니, 그녀가 손에 들고 있는 물통을 뺏으려고 점프!를 했다. 보기만 해도 무서워서 겁에 질린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입구로 향했다. 나보다 몇 배는 작은 동물이지만 그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손톱을 세워 달겨드는 것 자체가 좀 공포스럽다. 

게다가 그 외국인 여자는 다가오는 원숭이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었는데.. 흠흠. 무튼 원숭이를 조심해야지, 긴장한 채로 입장했다.

 

(몽키포레스트에 입장하기 전에 한번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지만.. 글쎄.. 구글번역체의 글이라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많다.)


숲 안에는 생각보다 정말~ 정말 정말 많은 관광객들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바나나를 사서 원숭이게 주는 사람도 있고, 여기저기서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사원 앞에 배열된 돌조각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원숭이와 눈이 마주치지 않으려 조심조심 걸어다니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다행인 것은 공원 안에 발리 전통의상을 입은 남자직원들이 안전요원 역할을 하는지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시원한 숲에서 일하는데, 분주하게 움직일 필요도 없고.. 직원들이 여유로워보여 돈벌기 좋아보였다. -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호주에서 내가 너무 바쁘게, 힘들게 일했기 때문인 것 같다. ㅠ_ ㅠ 


(관광객이 바나나를 주자 어깨로 올라간 작은 원숭이) 


(그걸 멀리서 보던 큰 원숭이가 잽싸게 작은 원숭이의 자리를 빼앗아 여자의 어깨에 올라감... 헐)


(돌조각상들의 표정과 섬세함이 눈길을 끌었다. 필카로 사진 찍고있는 남친님)


(스프링쿨러를 작동시킨 원숭이. 물이 못 나오게 하려고 애쓰다가 결국은 잠그는 방법을 터득함.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멈춰서서 이 원숭이를 구경했는데, 이 원숭이는 스프링 쿨러를 잠근 후 관광객에게 돌진하여 먹이를 요구했다. 무서웠다. 원숭이 무서워..)


(산책로를 따라가다보면 커다란 반얀트리와 사원, 계곡을 볼 수 있다. 원숭이 구경과 덤으로 볼만한 풍경이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올법한 풍경. 오래된 돌 다리와 엄청 큰 반얀트리.)


예전에는 여행할때 나름 기념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이제는 그저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서 개인 사진은 없다. 뭐 찍어도 굳이 올리지 않지만 =ㅅ=;; 

원숭이 옆을 지나칠때마다 긴장을 해서인지 손에 땀이 났다.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울루와뚜 사원 여행기를 며칠 전에 읽었었다. 울루와뚜의 원숭이가 자신의 물건을 가져가자 현지인 아줌마가 물건을 찾아주면서 돈을 요구했다고 한다. 나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까? 싶었지만 다행히 이곳의 원숭이는 그렇게 공격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입구에서 본 원숭이처럼 먹을 것을 향해 달려드는 공격성이 없잖아 있을 것 같긴 하다.

남자친구가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 직원이 원숭이를 다루는 모습을 보곤 '전기충격기'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원숭이들이 남자직원들을 눈치보면서 슬금슬금 피해가는 것 같았다. 


(밤에 보면 진짜인 줄 알고 몰랄만한 돌조각상. 악어인가? 살아움직일 것만 같은 디테일.)


(다정해 보이는 원숭이 커플- 하지만 1분전에 수컷 원숭이는 2명의 암컷과 사랑을 나눴고, 그 두 암컷은 서로 싸우다 기가 쎈 한 명이 수컷 옆에 앉아 이 잡아주는 중.  난봉꾼인 수컷이 무서워서 그 옆을 지나가기 무서웠다. 사람을 공격하진 않았지만 원숭이의 공개 애정행각에 좀 충격을 받았다... ㅠㅠ) 


계곡이 흐르는 길을 따라 걷다보면 물 마시는 원숭이, 기어오르는 원숭이, 등등 보인다. 이 길을 따라가면 별게 없다. 다시 돌아오는데 길이 좁아서 조심히 다녀야 한다. 

이 정도면, 숲 구경도 하고 원숭이 구경도 실컷했다 싶어 출구로 나가려는데, 남자직원이 "와우~ 우~ 와우~ 우~" 타잔이 지를 법한 소리를 크게 내뱉고 있었다.

뭔고 하니, 원숭이 식사 시간. 직원은 봉지에 든 바나나를 공중으로 마구마구 던지기 시작했다. 배식 시간을 알리는 소리를 듣고 여기저기서 원숭이가 떼로 몰려왔다. 감히 끼여들기 힘든 그들의 무리 행렬.  


(아무도 원숭이의 등장에 선뜻 끼어들지 못한다. 밥을 향한 그들의 집념적인 행보.)

대부분의 원숭이들은 자기 앞에 바나나 하나를 두고 까먹는데, 덩치큰 놈은 2-3개를 앞에 놓고 먹는다. 자기가 쎈 놈이란 걸 알아서 주변 경계를 좀 느슨하게 하며 먹는다. 덩치가 작은 원숭이는 항상 타겟인지, 재빠르지 않으면 멀리서 누군가 잽싸게 달려와 바나나를 훔쳐갔다.

원숭이 식사하는 장관도 봤겠다... 이제는 스릴 넘치는(?) 이 숲에서 나가도 될 것 같았다. 


#루왁커피 맛을 보다

몽키포레스트를 나와서 잘란 몽키포레스트(몽키포레스트 길)을 따라 걷다가 Kopi bali house코피 발리 하우스를 발견했다. 사누르 가는 택시에서 본 적이 있는데 걸어가기 먼 거리라 포기했던 곳이다. 발리 커피 회사의 유명한 매장 중 하나라고 한다. 여기서 루왁커피를 마셔보고 싶었다. 남자친구가 차가운 커피 음료 하나를 고르고 나는 루악커피를 시켰다. 


​(1935년부터 있던 카페라니. 스타벅스(1971년?)보다 훨씬 오래됐다. 1935년이면 한국은 일제강점기였구나... 헐.

 Kopi코피는 인도네시아어로 커피라는 뜻이다.)


카페직원이 커피 마시기 전에 마실 물과 비알레띠 모카포트, 간이버너와 120g의 루왁커피 그라인드 된 것과 에스프레소 잔을 준비해왔다. 테이블에 세팅한 후, 직원은 내 눈 앞에서 새 커피를 개봉했다. 모카포트에 100ml 물을 넣은 다음, 커피 가루 넣는 곳에 그라인드 된 루왁 커피를 잘 넣었다. 

​비알레띠 모카포트가 커피의 크리마까지 나오게 하는 것도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직원이 가져온 모카포트는 내가 호주에서 산 것보다 훨씬 좋아보였다. 


​커피가 다 되었을 때, 직원이 우리 테이블에 와서 에스프레소잔에 커피를 따라줬다. 루왁커피를 시키면 그냥 주는 건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직원이 서빙해주었다. 

평소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지만 주로 아메리카노로 마시거나 라떼로 먹기 때문에 에스프레소로 먹는 커피맛은 사실 잘 구별할줄 모른다. 나는 루왁커피의 특별함을... 뭐라 설명할 수 없고, 다른 커피와 구별하기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다만 일리커피는 고유의 향과 맛이 있어 좀 구분은 할 수 있지만...

요즘은 사향고양이를 사육을 해서 억지로 커피 열매를 먹게한다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었어서, 내가 마시고 있는 이 커피가 매정하게 사육해서 얻은 루왁커피인지, 아니면 야생에서 주운 샤항고양이의 똥의 일부였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맛 보는 경험을 해서 좋았다. 

커피가 식자 맛이 좀 쓰긴 했지만, 비싸게 사먹는 거라 다 마시고 나왔다. 코피 발리 하우스는 택스와 서비스비까지 가격이 더 붙어서 좀 비쌌다. 루왁커피 가격은 200,000루피아.(약 2만원) + tax & service charge fee 도 고려해야한다. 

(건물 옥상에 모셔진 신상. 인것 같았다. )​

(우붓 길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돌조각과 사원. 역시나 이곳도 차와 오토바이로 바글바글하다)

(까페 하바나. 까페 앞에 전시되어있는 차와 함께 외관이 예뻤지만 별로 들어가보고 싶지는 않았다.)



#졸리고 무서웠던 논길 트레킹.. 두둥. 

비싼 커피를 마셨으니, 점심은 저렴한 곳에서 먹고 싶었다. 데와와룽에서 점심을 천천히 먹고, 우붓 왕궁쪽으로 이동했다. 왕궁 앞에는 우붓 시장이 있어서 그런지, 원래 이 지역에 관광객이 많아서인지... 안그래도 좁고 좁은 도보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한국의 평범한 도보가 1이라고 치면, 여기 우붓 왕궁 근처의 도보는 1/5의 폭이다. 어떤 걸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1/7, 1/10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딱 성인 2명이 걸을 만한 좁은 길이다. 마주 걸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예의상 피해주기 마련인데, 중국 사람들 몇 명은 절대. 네버네버네버네버! 몸을 피하지 않는다. 남자친구나 나나 그런 부분이 굉장히 짜증이 났다. 더운 날인데 길가에 매너없는 중국 사람들 피하랴, 땡볕을 그대로 맞으랴.. 좀 힘들었다. 

나보다 지도를 더 잘보는 - 혹은 '나보다 더 성능 좋은 핸드폰을 갖고 있는'으로 해석해도 무방한 - 남자친구의 리드로 논길 트레킹을 시작했다. 우선 복잡한 메인 도로에서 조금 한적한 골목으로 들어왔는데, 길에는 온갖 나라(?)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나중에 듣기로는 이 길을 깔끔하게 정리하는데 기부한 사람들의 이름을 새긴 거라고 한다. 

곳곳에 식당과 숙박시설, 마사지 가게가 보였지만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이라 텅 비어있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꾸따에서 하루 반나절 조리를 신고 걸었다가 발에 상처가 난 후로, 운동화를 신고 다닌다. 날이 더워서인지 발바닥에 불이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발가락 사이에 물집이 잡힐 것도 같다. 시야가 탁 트이게 하는 논길을 걷는데 사람이 별로 없어 한적하긴 했지만 간간이 오토바이를 피해야했다. 

사람들이 없는 곳을 걷는 것은 알지 못할 두려움을 준다. 아니, 내 마음 속의 두려움이 쓸데없이 과장되어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한국에서 많이 봐온 논이라 그리 특별해보이지 않았지만 좁게 난 길로 야자수가 자라나있는 모습이 색달랐다. 

"야자열매가 떨어져서 그거 맞고 죽은 사람도 있대."

남자친구의 한 마디에 야자수와 논 풍경의 광경이 스릴러 영화 장면으로 변했다. 헝. 

야자수열매에 맞아서 죽기 싫으므로... 잽싸게, 싸게싸게 걸었다. 

 

(야자수 열매- 코코넛이 혹시나 떨어질까봐 조마조마했던. 하지만 별 일은 없었다.) 




중간에 사진은 없지만... 좁은 도랑? 이라고 해야하나. 높이가 있는 도랑을 건너갔는데, 갈수록 인적이 드물고 길을 맞게 찾아가는지 알 수가 없었어서 좀 무서웠다. 하필이면 인도네시아에서... 호텔에서 일하는 직원이 뱀의 습격- 엄청 큰 뱀의 공격에 죽었다는 기사가 떠올라서 혹시나 풀 사이로 뱀이 나타날까봐 다리가 후덜거렸다. 

'이게 진짜 트레킹 루트가 맞나?' 몇 번이고 회의감이 들고 나서야 호텔을 짓는데 일하는 현지인을 보고, 반대방향으로 도는 외국인 그룹을 마주쳤다. 남자친구는 이런 길을 오랜만에 걸어서 좋았다고 했지만, 난 어서 숙소로 가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사리 오가닉- 가이드북에도 나와있는 유명한 곳이지만 패쓰했다. 가격은 위치에 알맞게 비싸다.)


우붓 센터에 가까워질수록 오토바이가 자주 오가고, 사람들이 보였다. 구글맵으로 우붓 요가 검색했다가 알게 된 '요가 하우스' 표지판도 발견했다. 구글맵에 평점 5점, 만점을 받을 만큼 좋은 곳일지 모르지만... 오토바이로 이동하지 않는 이상은 우붓 센터에서 걸어서 이곳에 왔다갔다 하기는 무리였다. 발리에서 오토바이 타기를 겁내하는 나여서, 포기해야하는 요가원이었다. 

서양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나에게 있어 우붓 논길 트레킹은 한번이면 족했다. 사실 한적한 호주의 도시에서 몇 개월을 살아서 그런지 오토바이와 매연을 가득 내뿜는 도로에 너무너무 적응이 안됐다. 공기가 깨끗해서 투명한 코딱지를 봐야했던 호주 생활과 반대로, 매연을 마셔야하는 발리의 도로에서 나는 호흡기 질환자인것 마냥 숨을 쉬었다.. 

논길 트레킹이 사진으로만 보면 되게 좋을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좀 싫었다. 길은 좁은데 오토바이라도 지나갈 때면 길을 비켜주기 위해 풀 위로 올라서곤 했다. 오토바이 한 대만 지나가도 상쾌했던 내 앞의 공기가 매연으로 몇 초간 탁해졌다. 트레킹 코스의 모든 길에 오토바이가 다니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인적이 많은 곳에서 오토바이의 출현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쾌적한 환경에서 걷기를 원하는 나로서는... 논길 트레킹을 바라보는 광경은 좋지만 막상 그곳에 가기 위해선 좁은길과 마주해야한다는 사실이 스트레스였다. 

우붓을 다시 가게 되더라도 굳이 트레킹을 위해 시간을 내지는 않을 것 같다. 


#요가반의 빈야사 수업을 듣다

2시간 반 가량 걸었을까. 뜨거운 열기를 몸안에 한껏 받아서인지 시원한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다. 우붓 센터로 와서 '아노말리 커피' 가게가 보여 들어갔다. 에어컨이 엄청 시원하진 않았지만 시원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그렇게 몸을 식힌 후, 숙소로 돌아와서 쉬다가... 우리는 요가 반으로 향했다. 

요가반. 우붓에서 거의 요가 '기업'이라고 불리는 큰 사업체의 스튜디오이다. 

(요가반 홈페이지 http://www.theyogabarn.com/)

아마 우붓에 와서 요가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한번씩 들려보는 곳이 아닐까 싶다. 우붓에 며칠 있을지 아직 정하지 못한 남친과 나는 우선 10회권 등록을 했다. 수업 하나만 듣는 게 130,000루피아 (만 3천원)인데, 10회권 카드를 사면 900,000루피아(한 수업당 90,000루피아-9천원)이다.

카드를 하나 사서, 쉐어(?)를 할 수 있다고 인터넷에서 경험기를 읽은 적이 있어서 내 이름으로 등록을 하고 남친과 함께 나눠서 쓰기로 했다.

빈야사 수업의 정원이 30명으로 정해져있어서 왜 그런가 싶었더니, 저녁 7시에 시작하는 요가 스튜디오의 크기가 작았다. 일찍 가있던 나와 남친은 원하는 자리에 매트를 깔고 몸을 풀었다. 나무 바닥에 오픈된 공간인데다 저녁이라 요가반에서 제공하는 모기 퇴치제를 몸에 바르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도 가만히 있으려다가 안되겠어서 모기퇴치제를 구석구석 몸에 발랐다. 

호주에서 요가를 할 때는 수업하는 공간에 절대로 개인 용품을 놓을 수가 없었는데, 이곳은 아무래도 여행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가방을 갖고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럴줄 몰랐던 우리는 온갖 귀중품을 숙소에 두고 왔다.

강사의 이름이 -a 로 끝나서 여자인줄 알았는데 남자였다. 인도네시아사람 같았다. 영어 발음이 꽤 유창한 편은 아니라서.. 흐름이 좀 끊기는 기분이었다. 무엇보다도 이제껏 들어온 빈야사 수업 중에 가장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너무 기대를 했던 탓일까. 호주에서 듣던 요가 수업이 얼마나 고 퀼리티였는지를 이제 깨닫다니. 내가 원하는 요가 수업을 위해 다시 호주에 가야하나? 이런 생각도 들었다. 

아쉬움이 너무 커서 숙소 근처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을 때도,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침대에 누울 때도-

남자친구에게 호주에서 배웠던 요가와 요가 강사들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감탄과 요가반의 실망스런 수업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아야했다.

아침부터 몽키포레스트 산책에, 오후에는 논길 트레킹, 저녁엔 요가까지. 알찬 하루 같지만 바빠서 블로그에 글 적을 엄두가 나질 않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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